[스포츠투데이 이서은 기자] '천재 스노보더' 클로이 김이 새 역사의 주인공이 됐다.
클로이 김은 10일(한국시각) 중국 장자커우 겐팅 스노우파크에서 열린 스노보드 여자 하프파이프 결승에서 94점을 얻어 금메달을 획득했다.
이로써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 이어 올림픽 2회 연속 우승의 위업을 달성했다.
또한 1998 나가노 동계올림픽에서 정식 채택된 스노보드 하프파이프에서 여자 선수 중 최초로 2회 연속 금메달 획득이라는 역사도 함께 썼다.
미국으로 이민을 간 한국인 부모 사이에서 태어난 클로이 김은 4세 때부터 스노보드를 탔다. 점점 스노보드의 매력에 빠진 클로이 김은 6세 때부터 선수로 활동하며 각종 대회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그의 천재성은 남달랐다. 클로이 김은 2015년과 2016년 엑스 스노보드 하프파이프와 유로 엑스게임에서 모두 1위를 차지하며 16세 이하의 나이에 3개 엑스게임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최초의 선수가 됐다.
이 때부터 클로이 김은 '영향력 있는 스포츠 스타'로 선정되며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미국에서 열린 2016 US 스노보드 그랑프리에서 여자 선수 최초로 2연속 1080도 회전에 성공한 클로이 김은 월드컵 사상 최초로 숀 화이트에 이어 100점 만점이라는 기록을 달성했다.
그리고 부모님의 고향인 한국 땅에서 첫 올림픽 무대를 밟았다. 평창 대회에서 클로이 김은 역대 최연소(17세 9개월)이자 최고 득점(98.25점) 기록을 한꺼번에 세우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러나 이후의 삶은 순탄치 않았다. 클로이 김은 자신을 향한 뜨거운 관심에 시달렸다.
클로이 김은 미국 타임지와의 인터뷰에서 "평창 올림픽 금메달보다 인생에서 나를 더 무겁게 짓누른 건 없었다. 어디서나 사람들이 알아봤고, 심지어 집에 들어오려는 사람들도 있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렇게 금메달을 쓰레기통에 버렸다고도 고백한 클로이 김은 발목 부상까지 겹치며 2019년 선수 생활을 중단했다.
잠정 은퇴를 결심한 클로이 김은 대학교에 진학하며 학업에 열중했으나, 스노보드와 떨어질 수 없는 인연이라는 것을 깨닫고 결국 다시 보드 위로 돌아왔다.
1년 간의 공백에도 불구하고 그는 2021-2022 국제스키연맹(FIS) 스노보드 월드컵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화려한 복귀를 알렸다.
클로이 김은 베이징 대회를 앞둔 인터뷰에서 "이제 예전보다 훨씬 더 평화로워졌다"고 말하며 "인생에서 배움의 시간이 됐다. 화풀이 대상이 됐던 메달은 쓰레기통에 버렸다가 다시 꺼내서 보관 중"이라고 웃으며 말했다.
그렇게 이어진 두 번째 올림픽에서도 새 역사를 썼다. 아직도 그의 나이는 21세에 불과하다. 당당함과 천재성 뒤에 가려진 고통까지 극복하고 성장한 그가 앞으로 얼마나 더 많은 기록들을 만들어 낼지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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