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최혜진 기자] 스트리머 잼미(본명 조장미)가 꽃다운 나이에 세상을 떠났다. 생전 그를 벼랑으로 내몬 악플러들과 유튜버들은 고인의 명복을 빌며 고개를 숙였다. 정작 사과를 받아줄 당사자는 없는 뒤늦은 참회다.
5일 잼미의 사망 사건이 전해졌다. 당시 유가족은 "그동안 경황이 없어 알려드리지 못했지만 장미는 스스로 세상을 떠났다"며 "수많은 악플과 루머 때문에 우울증을 심각하게 앓았었고, 그것이 원인이 됐다"고 설명했다.
앞서 잼미는 방송 활동 당시 일부 제스처와 발언으로 남성 혐오 논란에 휘말렸다. 논란 이후 수많은 악플에 시달리기도 했다.
악플의 여파는 컸다. 잼미는 2020년 5월 자신의 어머니가 악플 때문에 극단적 선택을 했다고 알렸다. 이에 잼미는 극심한 우울증을 호소하며 방송을 잠정 중단하기도 했다.
그러나 잼미 역시 악플로 인해 향년 27세의 나이로 스스로 세상을 등졌다.
감스트 남순 뻑가 / 사진=아프리카TV, 유튜브
그의 사망 소식이 전해지자 잼미 논란과 관련된 유튜버들은 사과의 뜻을 전했다. 먼저 감스트와 남순은 개인 방송을 진행하다 잼미를 언급하며 성희롱 발언을 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감스트는 최근 자신의 아프리카TV 생방송을 통해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며 "마음이 무겁고,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어 "예전 성희롱 발언을 한 뒤 같은 소속사여서 사과를 드리려 했는데 괜찮다며 사과를 받아줘 오히려 정말 죄송했다"며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항상 죄송한 마음을 갖고 살도록 하겠다. 마음 속으로 추모하고 반성하겠다"고 전했다.
남순 역시 고개를 숙였다. 그는 "잼미가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들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며 "살아가면서 반성하고 감수해야 할 부분이라 생각하고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노력하는 것이 고인의 명복을 비는 방법 중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잼미를 저격했던 유튜버 뻑가도 입장을 밝혔다. 수많은 구독자를 보유한 뻑가는 잼미의 남혐 논란 당시 이슈를 정리해 공개, 논란에 불씨를 키웠다.
이에 뻑가는 5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저의 책임도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미 늦었지만 이렇게 사과의 말씀을 올린다"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제가 올린) 영상의 내용이나 업로드 시기 등을 보았을 때 제가 커뮤니티를 주도하고 선동해서 매도하지도 않았고 당시 3년 전 그럴 역량도 안됐다"며 "저는 그냥 예나 지금이나 그저 한낱 이슈가 발생하면 그걸 뒤에서 정리하는 사람"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그렇다고 책임이 없는 것이 절대 아니"라며 "조회수와 채널 성장에 눈이 멀어 인터넷을 며칠간 시끄럽게 했던 그 논란의 태풍 속에 휩쓸려서 저 또한 이슈 유튜버로서 영상을 만들게 됐고 잘못이 있다고 본다"고 언급했다.
잼미는 악플과 이를 조장한 유튜버들의 희생양이다. 일부 유튜버들은 이에 대해 뒤늦은 사과를 전했지만 누리꾼들의 공분은 사그라지지 않았다. 이에 잼미를 벼랑으로 내몬 누리꾼들의 처벌을 요구하는 청원도 등장했다. 7일 기준 '모녀살인범 유튜버 사망사건, 가해자 유튜버와 온라인 커뮤니티의 강력처벌을 요청합니다'는 국민청원에 동의한 수는 10만명을 돌파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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