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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해 우리는' 박진주, 기분 좋은 성장 [인터뷰]
작성 : 2022년 02월 02일(수) 23:56

박진주 / 사진=앤드마크 제공

[스포츠투데이 최혜진 기자] '그 해 우리는'은 청춘들의 성장을 담았다. 그 안에 녹아든 배우 박진주도 한층 성숙해졌다. 작품과 한 몸이 된 그는 스스로에게도, 동료들에게도 성장을 인정받았다.

박진주는 최근 온라인으로 진행된 SBS 월화드라마 '그해 우리는'(극본 이나은, 연출 김윤진) 종영 인터뷰를 통해 작품을 떠나보내는 소회를 밝혔다.

'그 해 우리는'은 '함께해서 더러웠고 다신 보지 말자'로 끝났어야 할 인연이 10년이 흘러 카메라 앞에 강제 소환돼 펼쳐지는 청춘 다큐를 가장한 아찔한 로맨스 드라마다.

종영을 맞아 '그 해 우리는'과의 첫 만남을 돌이켜봤다. 처음 박진주는 소설 같고 일기장 같은 작품과의 만남에 설렘이 컸다고. 그는 "촬영하면서도 궁금했었던 작품이다. 시청자들이 얼만큼 공감하고 기대해주실지가 아주 기대가 됐던 작품"이라고 말했다.

극 중 박진주는 국연수(김다미)의 친구이자 작가 출신 술집 사장인 이솔이 역을 맡았다. 이를 연기한 박진주는 누구보다 이솔이를 이해했고, 그가 해석한 이솔이를 작품 속에 녹여냈다.

박진주는 이솔이에 대해 "삶에 대한 시선이 깨어 있고 명확하고 감성적인 캐릭터다. 자기 본성이 워낙 와일드하고 에너지가 많기 때문에 이걸 때려치우고 이자카야를 열어 삶에 뛰어들어 에너지를 분출하려는 당당한 여성"이라고 소개했다.

박진주 / 사진=앤드마크 제공


이솔이의 매력은 솔직 당당함이다. 특히 그 매력은 국연수와 함께 있을 때 치솟는다. 연애 고민을 하는 국연수에게 시원한 팩트를 던지며 '사이다'라는 수식어를 얻기도 했다.

이러한 수식어는 연기 완급 조절의 결과물이다. 박진주는 이솔이의 솔직함이 무례함으로 비춰지지 않기 위해 신경을 썼다. 그는 "국연수가 그렇게 욕을 들을 만한 캐릭터가 아니다. 그래서 이솔이가 팩트로 때릴 때 더 이솔이라는 캐릭터를 꽉 잡으려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사실 대사가 제 기준에 친구한테 하는 말이지만 심하지 않나 생각했다. 그래서 보시는 분들에게도 그렇게 느끼지 않게 하려고 장난 같은 호흡을 섞어가면서 가볍게 흘러가도록 연기했다"고 덧붙였다.

사랑받을 수밖에 없던 박진주 표 이솔이다. 그는 이솔이가 시청자들의 관심을 받을 수 있던 이유에 대해 "보시는 분들이 감정 이입을 해서 밉지 않게 보시는 것 같다. 사람들이 내면에는 그렇게 하고 싶은 본능이 있지만 그걸 하지 않고 산다. 그걸 제가 필터 없이 해버린다. 그래서 밉기보다 시원한 감정이 컸던 거 같다"고 전했다.

국연수를 연기한 김다미를 향한 칭찬도 빼놓지 않았다. 박진주의 우려가 무색할 만큼 연기 호흡이 좋았다고. 그는 "김다미가 발랄하기보단 내성적이다. 저도 낯을 많이 가리는 편이다. 그런데 김다미와 가장 친구 역할을 연기해야 해서 처음엔 걱정을 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그런데 첫 촬영 때 대사를 주고받자마자 잘 맞았다. 연기를 하며 서로 희열을 느꼈다. 조용하지만 집중시키게 하는 김다미의 에너지가 잘 느껴졌다. 그래서 연기하는 게 재미가 있었다"고 덧붙였다.

박진주 / 사진=앤드마크 제공


배우 간의 유쾌한 호흡은 훈훈한 현장 분위기를 조성했다. 박진주는 "촬영장에서도 연기를 하면서 촬영을 하는 건지, 그 장소에서 현실 대화를 하는 건지 모를 정도로 자연스러운 분위기였다"고 밝혔다.

또한 박진주는 "다른 현장에서는 선배들이 섞여 있는 현장이 많았다. 이번 현장에서는 제가 맏누나, 맏언니였다. 누나로서 언니로서 잘해야 된다는 부담감이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른 배우들이 재밌게 잘 이끌어주고 하셔서 마음이 편했고 신나게 놀았던 것 같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따뜻한 분위기 속 자연스러운 연기력은 화면을 뚫고 나왔다. 이는 동료 배우들의 호평으로 이어졌다. 특히 서울예대 동기인 박서준에게 연기 칭찬을 받기도 했다고. 박진주는 "박서준에게 '너 진짜 잘한다'고 연락이 왔다. 박서준이 작품 얘기를 처음 해 줬다. 얘가 이런 말을 하는 편이 아닌데 내가 진짜 잘했나 생각했다"고 고백했다.

'그 해 우리는'을 만난 박진주는 배우로서, 인간으로서도 한층 성장했다. 박진주는 "개인적으로도 가치관이 혼돈스러운 시기였는데 '그 해 우리는'과 타이밍 좋게 만났다"며 "흔들리는 청춘들이 자리를 잡아나가고, 그 자리에서 성장한 줄 모르는 채 성장하는 모습들을 보면서 저도 힘을 얻었다"고 언급했다.

작품을 통해 위로도 받았다. 그는 "나도 나를 믿고 나아가 봐야겠다 생각했다"며 "주인공들이 흔들리지만 자기의 감정을 쫓아서 잘 나아가는 걸 보며 저도 두려워하지 말고 하고 싶은 걸 찾아 나아가자고 생각하게 됐다"고 전했다.

'그 해 우리는'은 박진주에게 뜻깊은 작품이다. 여전히 작품의 여운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그는 '그 해'에 머무르며 한층 자란 성장을 곱씹고 있다.

"지금까지 활동하면서 다양한 작품을 했지만 이번 작품은 많은 사랑을 받았어요. 말로만 사랑을 받은 게 아니라 피부로 느껴졌어요. 그래서 기억에 많이 남아요. 제게 이렇게 크게 남게 될지도 몰랐어요. '그 해 우리는'은 제게 따뜻했던 작품, 행복했던 기억이에요."

박진주 / 사진=앤드마크 제공



[스포츠투데이 최혜진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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