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이서은 기자] 권창훈이 벤투호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일(한국시각)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의 라쉬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8차전에서 시리아를 2-0으로 제압했다.
이 승리로 한국은 3위 UAE(2승 3무 2패·승점 9)와 본선 진출을 확정지은 선두 이란(6승 1무·승점 19)의 경기 결과에 상관 없이 자력으로 본선행 티켓을 따냈다.
10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이라는 대기록도 함께 썼다. 아시아 최초이자, 전 세계에서 6번째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한국의 어렵지 않은 승리가 예상됐다. 시리아가 최종예선에서 2무 5패로 무승일 뿐만 아니라, 한국이 시리아와의 상대 전적에서 9경기 5승 3무 1패로 우위에 있었다.
그러나 경기는 예상과 다르게 흘러갔다. 한국은 전반 9분 프리킥 상황에서 오마르 하르빈에게 득점을 허용했는데, 비디오판독(VAR) 끝에 실점이 번복되기도 했다.
한국은 전반 내내 볼 점유율에서 78%로 앞섰음에도 유효슈팅을 단 한 개도 기록하지 못했다. 위협적인 슈팅이 한 차례도 없었다.
흐름을 바꾼 것은 교체 카드였다. 권창훈은 후반 시작과 함께 정우영과 교체되며 그라운드를 누볐다.
벤투 감독의 예상은 적중했다. 권창훈은 날카로운 패스와 활발한 움직임으로 시리아의 전열을 흔들었다. 중원에서 답답했던 흐름이 풀리자, 매끄러운 공격이 펼쳐졌고 그 끝에 후반 7분 김진수의 선제골이 터졌다.
권창훈은 좋은 움직임을 바탕으로 득점에도 가담했다. 후반 25분 이재성과 패스를 주고 받으며 때린 왼발 중거리 슈팅으로 추가골을 만들었다.
최종예선 개인 두 번째 득점이다. 권창훈은 지난 9월 열린 레바논과의 최종예선 2차전에서 결승골을 터뜨리며 팀의 1-0 승리를 이끌었다.
레바논전을 통해 깊은 인상을 남겼으나 리그 경기 도중 부상을 당해 최종예선에 소집되지 못했다. 이후 1월 아이슬란드전, 몰도바전 소집 명단에 포함돼 선발로 나섰다.
두 경기 모두 득점을 터뜨리며 2경기 연속골을 기록한 권창훈은 레바논과의 7차전에서도 선발로 투입돼 풀타임을 출전했다. 90분 내내 활발한 전방 압박과 수비 가담을 보여주며 자신의 가치를 증명했다.
이번 시리아전 골로 최근 A매치 4경기에서 3골을 몰아치게 된 권창훈은 어느덧 벤투 감독의 믿음직한 카드로 자리잡는 모양새다.
이제 카타르로 향하게 된 권창훈은 생애 첫 월드컵 본선 무대를 준비한다. 2018 러시아 월드컵 당시 발탁이 유력했으나 아킬레스건 부상을 당해 합류하지 못했다.
최근 경기를 통해 벤투 감독에게 자신의 이름을 각인시킨 권창훈이 월드컵에서 그 기량을 만개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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