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이서은 기자] 한국 축구가 아시아 최초이자 전 세계에서 6번째로 10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이라는 대기록을 썼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일(한국시각)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의 라쉬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8차전에서 김진수(전북현대)의 선제골, 권창훈(김천상무)의 추가골에 힘입어 시리아를 2-0으로 꺾었다.
이날 승리로 한국은 6승 2무(승점 20)를 기록하며 경기를 진행 중인 3위 UAE(2승 3무 2패·승점 9)와 이란의 경기 결과에 상관 없이 2위로 월드컵 본선 직행을 조기 확정지었다. 2010년 남아공 월드컵 이후 12년 만의 조기 확정이다.
이번 대회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에서는 각조 1, 2위에게 월드컵 본선 직행 티켓을 부여한다.
1986 멕시코 월드컵 이후 10회(통산 11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이라는 대기록도 함께 썼다. 이는 아시아 최초 기록으로, '아시아의 강호'라고 불리는 한국 축구의 존재감을 또 한 번 각인시켰다.
세계적으로도 6번째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10회 연속 월드컵 본선에 진출한 나라는 브라질, 독일, 이탈리아, 아르헨티나, 스페인 뿐이다.
모든 우려를 종식시키고 얻은 값진 결과다.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한국의 여정은 순탄치 않았다.
2021년은 카타르 월드컵으로 가기 위한 2차 예선과 최종 예선이 치러지는 해였다. 그러나 그 시작이 좋지 못했다. 친선전이었지만, 한일전에서 0-3 대패를 당했다.
2차 예선에서 3연속 승리를 거두며 전열을 가다듬는 듯 했으나, 최종예선의 첫 상대인 이라크와 홈에서 0-0 무승부를 거두며 다시금 불안한 경기력을 드러냈다.
문제는 득점력이었다. 한국은 레바논과의 2차전, 시리아와의 3차전에서 홈 경기임에도 불구하고 모두 한 골차 승리를 기록했다. 슈팅 수가 각각 22개(레바논), 15개(시리아)였음에도 정확도가 떨어졌다.
한국은 험난한 아자디 원정이었던 4차전 이란전에서 1-1 무승부를 기록한 뒤 5차전 UAE전부터 조금씩 좋은 모습을 보였다. 1-0 승리였지만, 날카로운 유효 슈팅을 바탕으로 골 포스트만 세 번을 맞혔다.
불운에 가려진 경기력은 6차전 이라크전에서 곧바로 드러났다. 한국은 이날 그간의 갈증을 해소하는 3-0 승리를 거두며 최종예선의 9부 능선을 넘었다.
경기력이 궤도에 오르자 이번에는 부상 악재가 닥쳤다. 한국은 핵심 전력이었던 유럽파 공격수 손흥민(토트넘)과 황희찬(울버햄튼)이 각각 소속팀에서 부상을 당해 소집 명단에서 제외되는 변수를 맞았다.
그러나 흔들리지 않았다. 벤투 감독은 황의조(보르도)-조규성(김천상무)의 투톱 전술부터 국내파들을 적재적소에 활용하는 전략을 내세우며 고비를 넘겼다. 지난 1월 친선전까지 합치면 A매치에서 데뷔골을 기록하는 선수만 4명이었을 정도로 새 얼굴들이 활력을 불어넣었다.
시리아전에서도 전반에는 다소 답답한 흐름이 이어졌지만, 볼 점유율에서는 70%이상으로 앞서며 경기를 풀어나갔다.
결굴 김진수의 헤딩 슛으로 선제골을, 교체 투입된 권창훈의 추가골로 2-0 승리를 거뒀다.
숱한 위기를 넘고 이제는 카타르로 향하게 된 한국 대표팀의 새로운 목표는 16강 진출이다. 한국은 2010 남아공 월드컵 이후 12년간 16강에 오르지 못했다.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는 1무2패로 조별리그에서 탈락했고,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는 독일에게 승리했지만 1승2패로 16강 진출에 실패했다.
그러나 올해는 다르다. 12년 만의 월드컵 본선 조기 확정인 만큼 벤투 감독이 선임된 후 한국은 현재 가장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다.
전세계 강호들이 모이는 월드컵에서 한국이 또 다른 역사를 쓸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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