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 파울루 벤투 감독이 선택한 황의조, 조규성 투톱 카드가 레바논 원정을 승리로 이끌었다.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27일(한국시각) 레바논 시돈의 사이다 무니시팔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7차전에서 레바논을 1-0으로 제압했다.
이날 승리로 한국은 5승2무(승점 17)를 기록하며, 3위 아랍에미리트(UAE, 1승3무2패, 승점 6)와의 승점 차를 11점으로 벌렸다.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에서는 각조 2위까지 월드컵 본선 직행 티켓을 부여한다. 한국은 잠시 뒤 열리는 UAE와 시리아의 경기에서 UAE가 승리하지 못할 경우, 최소 2위를 확보하며 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짓는다.
걱정이 많았던 경기였다. 공격의 핵심인 손흥민과 황희찬이 부상으로 이탈해 이번 최종예선 2연전에 합류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공격진의 변화가 불가피한 상황이었다.
위기에서 꺼낸 벤투 감독의 카드는 황의조와 조규성의 투톱이었다.
사실 벤투 감독은 그동안 투톱보다는 원톱 전술을 고수했다. 대부분의 경기에서 4-2-3-1 포메이션으로 경기를 펼쳤다. 전술과 선수 기용이 너무 고착화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올 정도였다.
그러나 투톱 역시 준비된 카드였다. 벤투 감독은 지난 21일 몰도바와의 경기에서 조규성과 김건희를 투톱으로 기용했고, 한국은 4-0 대승을 거두며 톡톡히 효과를 봤다.
이날 경기에서도 투톱은 위력을 발휘했다. 0-0으로 맞선 전반 추가시간 측면으로 빠진 황의조가 낮고 빠른 크로스를 시도했고, 중앙으로 파고든 조규성이 오른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투톱 조합이 레바논 수비를 무너뜨린 순간이었다. 조규성의 골은 이날 경기의 결승골이 됐고, 한국은 귀중한 승점 3점을 가져왔다.
한국은 오는 2월 1일 시리아전을 치른다. 벤투 감독이 아직 어떤 카드를 꺼낼지는 알 수 없지만 꺼낼 수 있는 카드가 늘어났다는 것만으로도 큰 소득이다. 한국이 레바논전의 기세를 이어 시리아전에서도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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