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백지연 기자] 말 사망 사고 논란으로 도마에 오른 '태종 이방원'. 해외 외신들도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시대와 맞지 않는 야만적인 촬영 기법을 사용한 것을 두고 충격을 받은 모양새다.
지난 23일(현지시각) CNN 방송은 "KBS 드라마 '태종 이방원'이 낙마 장면을 촬영하기 위해 말을 위험에 빠트렸다. 결국 그 말은 일주일 만에 죽었다"고 보도하며 국민들이 분노하고 있음을 전했다.
그러면서 "한국에는 동물 학대를 금지하는 법률이 있지만 동물권 단체는 오랜 기간 더 엄격한 시행이 필요하다고 요구해왔다"며 사태의 심각성을 알렸다.
뿐만 아니라 로이터 통신은 "한국은 2019년 한 해 동물 학대 사건이 914건 발생했다. 한국에서는 도박·광고·오락 또는 오락을 목적으로 동물에게 상해를 입히는 행위는 엄연히 불법으로 제정되어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동물의 권리도 인간들의 권리만큼이나 보호하고 있는 선진국들의 경우, 말 사망 사고 소식에 더욱 거센 비판을 쏟아냈다. 이미 미국의 경우 1939년 동물들의 앞 발에 와이어를 다는 등 동물을 학대하는 행위를 엄격하게 법으로 제재하고 있다.
미국 누리꾼들은 80년이 흐른 현대 사회에서 여전히 이런 야만적인 촬영기법이 사용된다는 것에 대해 황당하고 충격적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CG 기술도 눈 부신 발전을 이룬 현대사회에서 '굳이 왜 고통을 받아야 하는지 조차 모르는 말의 모습이 너무 애처롭다'고 강조했다.
최근 동물 자유연합(이하 '연합' )측은 '태종 이방원' 7회 이성계(김영철)의 낙마 장면을 두고 동물 학대 의혹을 거론했다. 실제로 낙마 장면을 촬영했을 당시 말의 앞 발에는 와이어가 묶여 있었고 넘어트리기 위해 잡아당기는 과정에서 말은 머리를 땅에 박으며 쓰러졌다.
현장에서 촬영됐던 이 영상은 빠른 속도로 확산됐다. 특히 영상에서 말이 의식을 잃고 쓰러졌지만 어느 누구도 말의 상태는 살피지 않는 태도로 국민들의 공분을 샀다. 설상가상 말은 촬영 후 일주일 뒤 숨을 거둔 것으로 밝혀졌고 결국 이는 청원으로 이어졌다.
국민들의 수신료를 받는 공영 방송에서 이런 사태가 벌어졌다는 것은 더욱 큰 배신감을 불러일으켰다. 국민 청원에는 '태종 이방원'을 폐지하라는 청원이 등장했다. 연합 측도 KBS에 동물 학대 고발장을 접수하며 정면 대응에 나섰다.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한 '태종 이방원' 측은 22, 23일 그리고 29, 30일 2주 방송을 취소한 상태며 공식입장을 통해 재차 고개를 숙였다.
24일 KBS 측은 공식입장을 통해 "생명 존중의 기본을 지키는 KBS로 거듭나겠다"며 말 사망 사고 논란에 사과했다. 이들은 "다시는 이러한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동물의 안전과 복지를 위한 제작 관련 규정을 조속히 마련하겠다. 시청자분들과 관련 단체의 고언과 질책은 엄중히 받아들이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사안이 사안인 만큼 거듭된 사과에도 논란의 불씨는 꺼질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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