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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 후 수요 증가"…특수관, 위기 극장가 구원투수 [ST신년기획]
작성 : 2022년 01월 18일(화) 10:43

듄,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 / 사진=각 포스터

[스포츠투데이 최혜진 기자] 영화 한 편을 보더라도 제대로. 극장가 고급화 전략이 통했다. 높은 가격을 지불하더라도 고품질 영화를 즐기겠다는 니즈를 충족시켰다.

극장가는 팬데믹(감염병의 세계적 대유행) 도래 후 치명타를 입었다. 관객들의 발길은 줄었고, 매출은 급감했다. 그러나 위기의 극장가에서 뜻밖의 상황이 발생했다. 바로 특수관의 수요 증가다.

특수관이란 신기술을 도입한 프리미엄 상영관이다. 먼저 CGV는 아이맥스(IMAX)부터 4DX, 스크린X, 사운드X 등 특수관을 가지고 있다. 롯데시네마는 '수퍼'라는 개념을 도입했다. 수퍼4D, 수퍼플렉스, 수퍼사운드, 수퍼S라는 특수관을 운영 중이다. 메가박스는 영상 기술 돌비 비전과 음향 기술 돌비 애트모스를 결합한 돌비 시네마를 개관했다.

프리미엄 상영관인만큼 가격도 고가다. 일반관보다 5~6천원 가량 높다. 이는 높은 수익으로 이어진다. 높은 가격이 책정된 만큼 같은 관객수라도 일반관보다 실적이 크다.

일례로 특수관에서 보면 시청 효과가 좋은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 '듄' 등이 개봉한 2021년 4분기의 경우, 특수관 실적이 큰 상승을 보였다. 실제 최근 투자전문 매체인 마켓워치에 따르면 아이맥스 영화를 제작하는 아이맥스는 지난해 4분기, 전 세계 기준 2억7700만 달러의 실적을 기록했다. 이는 코로나가 도래하기 전인 2019년 동기보다 15% 증가한 수치다.

팬데믹 기간에 오픈된 메가박스 돌비시네마도 기대 이상의 성적을 내고 있다. 메가박스 마켓팅팀 이은지 과장은 "2020년 7월 오픈에도 불구하고 시사회 대부분이 연일 매진 기록했다"고 밝혔다.

아이맥스 수퍼플렉스 돌비시네마 / 사진=CGV, 롯데시네마, 메가박스


◆ 팬데믹 속 특수관 수요 증가 요인

특수관이 극장가의 숨통을 틔어 주고 있는 셈이 됐다. 야외 활동이 제한된 팬데믹 상황에서 관객들을 극장으로 이끄는 홍보 전략이 된 것.

CGV커뮤니케이션팀 황재현 팀장은 "코로나19로 인해 영화관에 방문하는 데에 있어 큰 제약이 있었다. 영화관으로 나오는 것 자체가 특별한 경험이라고 생각이 드는 요즘, 바깥으로 나가는데 들이는 시간과 노력을 생각해서 가치가 더욱 증대되는 것에 투자하려는 성향을 보인다"며 "이왕이면 영화 한 편을 보더라도 좀 더 특별한 포인트로 부가적인 가치를 함께 느낄 수 있는 특별관 관람에 기꺼이 지불하려는 소비 행태가 이어지고 있다 생각된다"고 전했다.

메가박스 이은지 과장 역시 "팬데믹 상황에 접어들며 영화 마니아들의 방문 비중은 커지고 있다. 영화를 제대로 감사하고 싶어 하는 마니아층 특수관에 대한 수요가 그대로 반영됐다"고 전했다.

롯데시네마 관계자도 "펜데믹 상황에서 조금 더 프라이빗하고 안전한, 독립적인 공간, 더불어 영화관에서만 느낄 수 체험(서비스, 상영관 기술(스크린, 사운드, 좌석 등))의 차별성으로 고객의 선택을 받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여기에 해외 블록버스터 개봉 시기도 겹쳤다. 선명한 화질, 커다란 사운드로 블록버스터를 즐길 수 있는 특수관의 수요는 높아져만 갔다. 그중 영화 '듄'과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을 특수관으로 즐기는 관객들이 크게 증가했다.

'듄'의 특수관 점유율은 괄목할 만하다. '듄'의 홍보사 로스크 김태주 대표는 "평균 특수관 점유율은 5%정도다. 그러나 '듄'의 IMAX 점유율은 16%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스파이더맨'의 특수관 점유율도 압도적이다. CGV에 따르면 객석율(2021년 12월 15일~2022년 1월 2일 기준)은 IMAX가 43.9%로 가장 높고, 4DX가 40.7%, 스크린X가 25.5%, 일반관이 24.3% 순이었다. 또한 메가박스는 '스파이더맨' 개봉 후 돌비 시네마 점유율이 7.7배나 증가했다. 이는 4.8배 증가한 일반관 점유율보다 2배 높은 수치다.

OTT 콘텐츠 증가도 특수관 수요를 높였다. 편리하지만 오히려 극장에 대한 향수를 자극하는 계기가 됐다. OTT는 장소에 구애받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지만 TV, 모니터 등 작은 화면으로만 시청이 가능하다. 반면 특수관은 커다란 화면과 사운드로 영화를 감상할 수 있다. 온전히 작품에 빠져들게 하는 특수관 상영이 인기 요인이다.

CGV 롯데시네마 메가박스 / 사진=각 로고


◆ 특수관, 극장가 구할 유일한 탈출구?

특수관은 위기의 극장가를 구할 탈출구다. 그러나 '유일한' 탈출구라는 우려도 있다. 일반관을 향한 발길은 여전히 뜸하고 극장가는 휘청이고 있다. 근본적인 문제는 해결되지 않은 채 한쪽으로 쏠리는 수요라 볼 수 있다.

반면 현장 관계자들은 이러한 쏠림 현상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특수관 수요가 또 다른 수요를 불러온다는 견해다. CGV커뮤니케이션팀 황재현 팀장은 "특수관을 일단 한 번 경험한 고객의 경우 한 번에 그치지 않고 두 번, 세 번 또 다른 포맷의 특수관에서 관람하려는 니즈가 지속 확인되고 있다"며 "예를 들면, IMAX로 한 콘텐츠를 관람한 고객이 ScreenX로도 4DX로도 관람하고 싶어 하는 수요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해외 블록버스터 경우 N차 관람 문화가 자리 잡고 있다. 관객들은 모든 특수관에서 영화를 관람하며 각기 다른 매력을 즐기기도 한다. 특수관 관람이 불러오는 수익 창출이다.

특수관을 탈출구가 아닌 버팀목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영화 홍보사 영화인의 박주석 실장은 "코로나19 이후 극장 자체는 사라질 위기에 처하기도 했다. 그러나 특수관은 관객들이 극장으로 나올 수 있는 계기가 되고 있다. 어떤 형태로든 관객들이 극장에서 영화를 관람하는 것 자체가 버팀목 같은 같은 존재가 될 수 있다"고 전했다. 홍보사 로스크 김태주 대표 역시 "전체적인 시장 상황으로 바라봤을 때 특수관이란 돌파구가 있는 것이 좋다"는 입장이다.

나무가 아닌 숲으로 바라보면 특수관을 바라보는 시선이 또 달라진다. 현재 상황으로 봤을 때 특수관은 코로나 위기를 해결할 수단이다. 그러나 당초 특수관의 목적은 관객들의 니즈를 반영한 곳이다. 현재라는 나무가 아닌 본래 목적이란 숲을 바라보면 수익 창출은 부수적인 결과일 뿐이다. 메가박스 이은지 과장은 "특수관은 팬데믹 속 극장 활성화를 위해 운영한 것이 아니라 이미 과거부터 고객 관람환경 개선을 위해 부단히 노력해 온 결과물"이라며 "팬데믹으로 조금 더 빠르게 선택받았을 뿐 특수관이 유일한 탈출구라는 생각을 하진 않는다"고 전했다.

◆ 특수관이 영화 산업에 끼칠 영향

특수관의 영향은 커지고 있다. 열풍은 미래 영화 산업에서도 거셀 것으로 전망된다. 롯데시네마 관계자는 "고급 서비스, 대형스크린·사운드·모션 등 특수관에서만 느낄 수 있는 경험은 영화관이 가질 수 있는 경쟁력으로 생각되며, 가치소비·경험 중심의 트렌드를 느낄 수 있는 공간으로 지속 확대될 것이라 생각된다"고 예측했다.

더욱 다양한 포맷으로 관객들의 취향을 충족시킬 특수관이다. 미래의 영화 산업 발전을 위한 특수관의 변화는 계속될 예정이다.

메가박스 이은지 과장은 "기술 기반인 돌비 시네마, 프리미엄 관람 환경에 맞춘 더 부티크 스위트 등 현존하는 특수관 외에도 고객 니즈에 발맞춰 특수관의 유형도 더욱 다양해질 것이라 예상하고 있다. 그에 따라 기존에 경험해보지 못한 차원이 다른 영화 관람 환경을 고객에게 제공하기 위한 업계의 부단한 노력으로 침체됐던 영화 산업이 한단계 업그레이드 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설명했다.

CGV도 다채로운 포맷을 예고했다. 커뮤니케이션팀 황재현 팀장은 "CGV가 가지고 있는 4DX, ScreenX와 같은 자체 기술을 통해 모바일, TV로 구현하지 못하는 부분을 채워 나감으로써 위기를 극복하고, 위기를 기회로 만들려는 과정들이 영화 산업의 발전에 기여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어 "과거 사례를 보면 TV가 세상에 나왔을 때 영화관이 큰 어려움을 겪지 않겠냐는 예상이 있었지만, 영화관은 좌석, 사운드, 스크린의 차별화를 통해 고객에게 TV와는 다른 경험 제공으로 영화산업이 더 성장할 수 있었다. 위기가 곧 기회라는 생각을 갖고 기술의 진화를 통해 고객이 느끼는 경험의 가치를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진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스포츠투데이 최혜진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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