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백지연 기자] '배우'라는 직업으로 한정할 수 없는 정우성. 연출과 제작에 남다른 열정을 보이더니 '고요의 바다'로 제작자로서의 입지도 굳건히 했다. 한국 최초 SF 우주 영화를 선보인 그의 앞으로의 행보에 기대가 모인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고요의 바다'는 필수 자원의 고갈로 황폐해진 근미래 지구, 특수 임무를 받고 달에 버려진 연구기지로 떠난 정예 대원들의 이야기를 담은 드라마로 제작은 정우성이 맡았다.
지난 2014년 단편영화 '킬러 앞에 노인' 그리고 2016년 영화 '나를 잊지 말아요'의 기획·제작을 맡으며 정우성은 배우이면서 제작자로서의 입지도 넓혀왔다. 하지만 화려한 배우로서의 입지 때문인지 제작자, 연출자로서도 남다른 열정을 보였지만 대중들에게 잘 받아들여지지 않는 모양세였다.
하지만 8여년이 지난 현재 정우성을 그냥 배우로만 인지하고 있지 않다. 그는 '고요의 바다'에 제작비 250억 원을 투입했고 동료인 친구 이정재가 연출을 맡은 영화의 제작도 맡아 100억 원이 넘는 돈을 투자했다. 뿐만 아니라 그의 첫 장편 영화 '보호자' 역시 올해 개봉을 앞두고 있다. 이런 그의 행보는 제작자로서 열정만 갖고 임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야망과 열정 그리고 위험을 감수하는 투자로 큰 걸음을 나아가고 있다. 그의 걸음은 참 과감하다.
'고요의 바다' 역시 정우성에게 큰 발자국이었다. 한국 최초 SF 우주 드라마, 그리고 어느때 보다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K-콘텐츠 시장에 내놓은 '고요의 바다'는 큰 도전이었다. 지난해 24일 넷플릭스르 통해 공개된 후 안팍으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이 작품에 정우성은 벅찬 소감을 전했다.
그는 "첫 이틀 간은 제정신이 아닌 상태로 지냈다"며 "배우로 일할 땐 내 연기만 봐도 됐지만, 제작자 입장에 서보니 전체적인 완성도는 물론이고 반응까지 살피게 되더라"고 말했다. 이어 "제작은 정말 쉽지 않다는 걸 다시 한 번 알았다"면서도 "그래도 이번 경험을 살려 더 많은 작품을 제작해보고 싶은 욕심이 생기는 건 사실"이라고 했다.
제작자로서 두 번째 행보였지만 '고요의 바다'는 오롯이 제작자 입장에서만 합류한 작품이기에 정우성에게는 특별했다. 그는 "처음 연출을 맡았던 '나를 잊지 말아야'는 배우로도 출연을 했어서 제3자 입장에서 보기 어려웠다. 근데 이번 작품은 정말 제작자 입장으로서만 참여했기 때문에 떨어져 보면서 배우는 게 많았다"고 설명했다.
현재 넷플릭스 상위권 순위에 들며 큰 관심을 받고 있는 '고요의 바다'. 하지만 호평만 있는 건 아니다. '과학적 근거가 부족한 작품' 또는 어딘가 엉성해보인다는 지적도 있다. 이에 대해 정우성은 "각자 생각하는 게 다르기 때문에 보시고 느끼는 건 자유"라며 "저는 단지 도전을 응원해주고 재밌다고 동감해주시는 분들께 감사한 마음이었다"고 밝혔다.
또 그는 제작자로서 아직 미흡한 부분을 인정하기도 하며 큰 책임을 느끼기도 했다. 그는 "세계인이 다른 나라의 작품을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플랫폼이 빠르게 자리잡은 건 코로나 사태가 큰 영향을 줬다고 본다. 다만 코로나가 없었어도 이런 상황은 언젠가 왔을 것이다. 새로운 현상이 갑자기 나타난 게 아니라는 것이다. K콘텐츠도 마찬가지다. 난 영화인으로서 이미 한국 콘텐츠에 대한 세계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 다만 그 속도가 느렸을 뿐이다. 한순간에 빵 터진 현상이 아니라는 거다. 세계인이 한국 콘텐츠를 실시간으로 보고 평가한다는 건 벅찬 일이다. 그만큼 큰 책임감도 동반될 것이다"라고 알렸다.
끝으로 그는 앞으로 자신의 행보에 대해 "배우로서, 제작자로서 감독으로서 모든 지금 하고 있는 걸 잘해야 한다고 생각을 한다. 이것들을 안정적으로 유지해나가야 한다"며 "내가 한 작품을 잘했다고 해서 그 다음 작품을 무조건 잘할 수 있는 건 아니다. 매번 새로운 도전"이라고 인사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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