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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강화' 역사 왜곡 우려→韓 학자들 디즈니+ 공개서한 [ST이슈]
작성 : 2022년 01월 12일(수) 14:14

설강화 / 사진=JTBC 설강화

[스포츠투데이 백지연 기자] 민주화 역사 폄훼 및 왜곡 논란으로 논란의 중심에 섰던 '설강화'. 방송 폐지 요구가 빗발쳤지만 해명 후 방송을 강행해 어느덧 9회까지 마쳤다. 하지만 세계인들에게 한국 역사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심어줄 것이라며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는 이들은 여전하다. 결국 방송 재고를 요청하는 공개서한을 디즈니+에 보냈다.

10일 국내를 비롯해 세계 곳곳에서 한국의 역사를 연구하는 학자 26명은 루크 강 월트 디즈니 아시아·태평양 지역 총괄 사장에게 "디즈니+에서 제공되는 JTBC 한국 드라마 '설강화'에 대해 한국학자로서 편지를 쓴다"며 공개서한을 발표했다.

학자들은 "이 편지는 설강화 방영 중단을 요청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라며 "전 세계에 한국 현대사 전문가들을 발굴해 역사적 참고 문헌들을 세심하게 검토하고 이 문헌들이 사용되는 방식을 스스로 생각해보는 것을 요청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한국과 전 세계에는 자격을 갖춘 한국사 전문가들이 많다"며 "국제적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인 디즈니+는 한국 근현대사라는 맥락에 대해 잘 모르기 때문에 한국의 사학자, 근현대사 교수 등 전문가의 소견을 들어봐야 한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창작의 자유는 존중하지만 드라마가 단순히 '허구'의 이야기라고 하기엔 실제 역사에서 너무도 많은 부분을 가져왔을 때는 이런 변명이 무의미하게 느껴질 수 있다"며 극 중 문제를 지적했다.

이들은 설강 화가 애초 여주인공 이름으로 실제 민주화 운동가였던 천영초 씨의 이름을 딴 '은영초'로 했다가 추후 문제가 되자 '은영로'로 바꾼 점을 언급했다.

또 천영초 씨의 남편인 정문 화씨가 민청학련 사건 때 간첩으로 몰려 구속, 고문당했음에도 드라마 속 여주인공이 남파 간첩과 사랑 이야기를 펼치게 된 점도 예로 들었다.

이번 공개서한 작성에는 배경윤 조지아공대 한국학 조교수, 브라진스키 그렉 조지워싱턴대 교수, 권고나 켄터키대 교수 등과 국내외에서 한국의 역사, 문화, 언어 등을 연구하며 박사 과정에 있는 사람들이 참여했다.

앞서 지난해 12월 18일 첫 방송된 '설강화'는 민주화 폄훼 및 역사 왜곡 논란으로 도마에 올랐다. 민주화 운동의 배경에 간첩이 있었다는 내용을 다뤘다는 것과 관련 일각에서는 민주열사들에 대한 모욕이라고 강도 높은 비판을 했다. 또 극 중 여대생 은영로(지수)와 북한 공작원 임수호(정해인)의 사랑 이야기라는 것에 대해서는 간첩과 여대생과의 사랑 이야기라는 설정에도 황당하다는 의견을 쏟아냈다.

해당 콘텐츠는 OTT 플랫폼 디즈니+(디즈니플러스)를 통해 공개돼 전 세계인들이 소비하게 된다는 상황에서 논란은 큰 우려를 낳았다. 한국 역사에 무지한 전 세계 사람들에게 잘못된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는 것.

이에 방송 폐지를 요구하는 국민청원까지 등장하며 논란은 가중됐다. 지난해 상방기 역사 왜곡 논란으로 방송 폐지 수순을 밟았던 '조선구마사'가 거론되며 같은 수순을 밟는 게 아니냐는 예측까지 쏟아졌다.

하지만 제작진 측은 공식입장을 통해 '설강화'의 내용을 한꺼번에 공개할 수 없어서 여러 설정들이 오해를 야기한 것 같다며 회차 특별 편성을 통해 시청자들의 이해를 돕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시청자들의 반응은 냉담했고 '설강화' 방송 중지 가처분 신청까지 진행됐다. 지난해 29일 방송중지 가처분 시청은 기각됐고 어느덧 '설강화'는 9회까지 마친 상황.

폐지의 위기는 넘긴 듯싶지만 일부 한국 학자들은 왜곡된 역사를 접할 사람들에 여전히 큰 우려를 표했고 디즈니+에 방영 재고를 요청하는 공개서한을 발송했다.

[스포츠투데이 백지연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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