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서지현 기자] '미운 우리 새끼' 방송분과 유튜브 콘텐츠 유사성이 제기됐다. 유튜브 콘텐츠가 방송 못지않은 영향력을 갖추고 있다는 이야기다. 동시에 방송가 콘텐츠 자체 경쟁력에 대한 숙제가 남았다.
11일 SBS 예능프로그램 '미운 우리 새끼'(이하 '미우새') 측은 스포츠투데이에 "이말년 작가에게 직접 전화해 사과했다"고 밝혔다.
이어 '미우새' 측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미우새'는 과거에도 '외계인은 있다 vs 없다' '초능력자는 있다 vs 없다' '닭이 먼저인가 vs 알이 먼저인가' 등의 주제 토론을 방송했다"며 "지난 9일 방송에서도 김종민 본인이 진행한 웹 예능 뇌피셜'(2018.8)에서 다뤘던 '동물의 왕은 사자 vs 호랑이'라는 주제로 토론을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미우새' 측은 "이 과정에서 이말년 웹툰작가의 유튜브 '침펄토론' 영상(2018.11)을 참조하였고, 이 부분을 사전에 방송으로 고지하지 못한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덧붙였다.
당시 방송분에서 김종민과 지상렬의 토론 장면 중 일부 발언은 앞서 웹툰 작가 이말년, 주호민이 유튜브 채널을 통해 진행한 '침펄토론' 콘텐츠와 유사한 모습이었다. 양쪽 모두 주장에 대한 근거로 사자와 호랑이를 모티브로 한 애니메이션 캐릭터부터 전래동화, 가죽 무늬 등을 언급했다.
해당 방송분이 공개된 직후 '미우새'가 이말년 작가의 유튜브 채널 '침착맨' 콘텐츠를 따라 했다는 비난이 일었다. 특히 같은 토론 주제는 물론, 이에 대한 근거와 대화 흐름까지 유사하다는 점이다.
이에 '미우새' 측은 "이번 일을 교훈 삼아 향후 '출처 표기'에 각별히 주의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사과했다. 유튜브 콘텐츠 내 발언에 대해 뚜렷한 저작권을 앞세우긴 어렵지만, 지상파 방송에서 포맷은 물론, 발언들까지 유사하다는 점이 논란의 소지였다.
미우새 침펄토론 / 사진=SBS, 유튜브 채널 침착맨
이를 통해 유튜브 콘텐츠가 방송이 가진 영향력에 버금가게 됐음을 알려줬다. 과거 방송을 통해 유행한 포맷이 유튜브 콘텐츠에서 성행했다면, 이젠 방송 역시 유튜브 콘텐츠의 힘을 빌리고 있다.
아울러 그동안 방송가에선 특정 포맷이 한차례 유행하면 이를 필두로 비슷한 프로그램들이 등장했다. 얼굴을 가린 가수들이 오로지 실력만으로 평가받는 예능부터 아이들과 연예인 아빠가 함께 시간을 보내는 프로그램 등이 그 예다.
또한 최신 유행하는 콘텐츠들을 단편 에피소드 소재로 삼는 경우도 있다. 최근엔 MBTI부터 밸런스 게임, 깻잎 논쟁 등이 그 예다. '미우새' 역시 이러한 흐름에서 '침착맨' 속 토론 주제를 가져왔다.
다만 '미우새' 역시 예능프로그램으로, 하나의 콘텐츠를 창작하는 입장에서 각자만의 경쟁력을 갖출 필요가 있다. 특히 '미우새'가 '2021 SBS 연예대상'에서 대상을 받은 만큼, 시청자들의 사랑에 보답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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