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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소매' 이준호의 전성시대 [인터뷰]
작성 : 2022년 01월 11일(화) 09:55

이준호 / 사진=JYP엔터테인먼트 제공

[스포츠투데이 최혜진 기자] 오랜 시간 흘려온 땀과 노력이 빛을 발했다. 전성시대를 맞았지만 변하는 것은 없다. 지금까지 그러한 것처럼 묵묵히 최선을 다할 뿐이다. 대세 스타로 자리매김한 2PM 멤버 겸 배우 이준호의 이야기다.

이준호는 2008년 그룹 2PM으로 데뷔했다. 이후 영화 '감시자들'을 시작으로 '스물' '협녀, 칼의 기억', 드라마 '기억' '김과장' 등 연기자로서 행보도 펼쳤다.

그런 그가 MBC 금토드라마 '옷소매 붉은 끝동'(극본 정해리·연출 정지인, 이하 '옷소매')을 통해 대세 배우로 등극했다. ''옷소매'는 자신이 선택한 삶을 지키고자 한 궁녀와 사랑보다 나라가 우선이었던 제왕의 애절한 궁중 로맨스 사극이다. 극 중 이준호는 정조 이산 역을 연기했다.

'옷소매'는 이준호의 군 제대 후 복귀작이다. '군백기(군 입대로 인한 공백기)' 후 드라마로 복귀한 그에겐 부담감보단 기대감이 컸다. 그는 "군 복무 중에 활동이 고팠다. 가수로서, 배우로서 컴백이 가다려졌다"고 말했다.

이번 작품은 '배우' 이준호를 자극했다. 픽션이지만 실존 인물 정조를 연기한다는 점이 흥미롭게 다가왔다고. 이준호는 "대본을 앉은 그 자리에서 끊임 없이 봤다"며 "연기를 잘 해 본다면 재밌는 작품이 되겠다 생각했다"고 전했다.

이준호 / 사진=JYP엔터테인먼트 제공


그렇게 이준호와 '옷소매'의 만남은 시작됐다. 이준호에게 '옷소매'는 자신의 성장을 보여 줄 수 있는 수단이 아니었다. 그저 작품 속 인물로 녹아들자 다짐하며 배우로서의 역할에만 충실했다.

작품에 몰입한 그는 자신만의 '이산'을 구축하려 했다. 그는 "많은 사랑을 받은 조선의 왕이고 선배들이 미리 하셨던 배역에 대한 부담감은 있었지만 그게 크게 작용을 하지 않았다. 내 스타일의 이산을 잘 보여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실존 인물을 연기하는 거다 보니 최대한 담백하고 싶었다. 성격적인 묘사는 사실적으로 다가가고 싶었다"며 "우리가 알지 못하는 인물에 대해 파고들수록 희열이 느껴지기도 했다. (이산의 성격은) 이러지 않았을까 생각하면서 캐릭터 구축을 했다"고 설명했다.

시간 흐름에 따른 이산의 변화도 그만의 스타일로 소화했다. 이준호는 세손을 거쳐 제왕이 된 이산, 또 죽음을 앞둔 정조의 모습까지 표현했다. 연기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마음가짐이었다. 세손일 땐 세손의 마음으로, 왕에 등극했을 땐 왕의 마음으로, 어좌에서 내려와 이승을 떠날 준비하는 정조일 땐 그때의 마음가짐을 가지려 했다고 밝혔다.

여기에 억양, 빠르기, 눈빛 등에 변화도 주려 했다. 그는 "세손일 땐 패기가 넘쳤다. 말에는 딱딱함이 있었다. 왕이 될 때는 부드러움 속에 나오는 카리스마를 보여주려 했다. (이승을 떠나기 전) 수염 분장을 했을 땐 그냥 오히려 편했다. 온몸에 힘을 빼고 편안하게 연기했다"고 전했다.

왕 연기는 쉽지만은 않은 도전이었다. 그는 "올곧은 자세, 세손과 왕의 무게감 등 기본적으로 생각하는 왕 이미지가 있다 보니 너무 벗어난 캐릭터를 구축하면 '저게 정조냐' 하는 반응이 있을 것 같아 일차원적 이미지를 지키려 했다"며 "처음엔 몸에 담이 오기도 했다. 힘을 빼도 자세에 힘이 들어갈 수밖에 없더라. 또 누군가를 아래로 내려봐야 해서 정자세여도 힘들었다"고 고백했다.

힘든 상황 속에서 뼈를 깎는 노력도 더했다. 그는 "이산의 예민한 모습을 표현하기 위해 1년 내내 식단을 했다"며 "그래서 드라마 촬영장에서 스태프와 식사를 한 적이 없다. 그게 아쉽다"고 털어놨다.

이준호 / 사진=JYP엔터테인먼트 제공


이준호의 노력으로 탄생한 이산은 이세영이 연기한 성덕임을 만나 시너지를 발휘했다. 그러나 두 사람의 결말은 '죽음'으로 마무리됐다. '역사가 스포'였던 두 사람의 예정된 비극이었다.

후궁이 됐지만 일찍이 세상을 떠난 성덕임과 이후 중년의 나이가 돼 승하한 이산은 죽음 후 꿈에서 재회했다. 이는 이준호의 마음까지 울린 결말이기도 하다. 이준호는 "마지막 대본을 봤을 때는 눈물이 났다. 슬펐다. 마지막 회 (꿈속) 별당에서 재회하는 장면이 사무치게 남아있다. 그 장면을 보고 대본을 더 못 봤다. 대본을 외우고 숙지해야 하는 상황인데도 자꾸 눈물이 났다"고 언급했다.

슬프지만 세상을 떠난 후에야 두 사람은 진실한 사랑을 나눌 수 있게 됐다. 이에 대해 이준호는 "다시 재회한 두 사람이 평범한 사람이 된 순간이었다. 그 순간을 받아들이는 성덕임의 포옹이 슬픈데도 행복하더라. 그래서 해피엔딩이라고 생각한다. 아직까지 그 여운이 많이 남아있는 듯하다"고 전했다.

이준호는 성덕임 역의 이세영에 대해 고마움을 전하기도 했다. "이세영은 참 좋은 배우다. 합이 굉장히 잘 맞았다"고 말한 그는 "서로 애드리브를 할 때도 스스럼없이 편하게 했다. 현장에서 그 인물돌로 있었다. 그래서 몰입이 참 쉬웠고 좋았다"고 밝혔다.

종영 후에도 이준호는 여전히 '옷소매' 여운에 젖어 있었다. 촬영장을 회상하던 그는 "모든 것이 좋았다"며 작품에 애정을 드러내기도. 그는 "촬영 현장에서 다 같이 만들어나간다는 느낌을 받았다. 작업 현장이 즐거웠다. 모든 것이 좋은 현장에서 결과까지 좋았다 보니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것 같다. 시청률이 지금처럼 안 나왔다 할지라도 촬영할 때 행복했기 때문에 제겐 좋은 기억"이라고 말했다.

이준호 / 사진=JYP엔터테인먼트 제공


꽃길만 걷길 바라는 팬들의 염원처럼 이준호는 현재 승승장구 행보를 보이고 있다. 군 복무 당시에는 2PM '우리집'이 역주행 되며 '우리집 준호'라는 타이틀을 얻었고, 제대 후에는 가수로 컴백해 해외 활동도 잘 마무리했다. 여기에 '옷소매'까지 자체 최고 시청률 14.3%(닐슨코리아 전국기준)로 유종의 미를 거뒀다.

그러나 이준호는 여전히 목이 마르다. '반짝' 빛나지 않고 오래 볼수록 더욱 그 진가를 발휘하는 사람이 되리라 다짐한 그다.

"'옷소매'를 잘 끝마친 후 이제야 시간이 생겨 제 자신을 되돌아볼 수 있는 시간을 갖게 됐어요. 그간 열심히 해 왔구나 생각이 들더라고요. '준호 코인'이란 말도 있는데 '떡상'도 하고 '떡락'도 하는 말이기 ‹š문에 좋으면서도 무섭기도 해요. 그래도 좋은 의미로 삼아 와인 같은 사람이 되겠습니다. 오래오래 고아도 빛이 나는 사람이요."

[스포츠투데이 최혜진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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