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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구난방의 추적 활극 ['트레이서' 첫방]
작성 : 2022년 01월 08일(토) 09:48

트레이서 / 사진=MBC

[스포츠투데이 최혜진 기자] 중구난방의 '트레이서'다. 많은 것을 보여 주려던 욕심이 오히려 독이 됐다.

7일 MBC 새 금토드라마 '트레이서'(극본 김현정·연출 이승영)가 첫 방송됐다. '트레이서'는 누군가에겐 판검사보다 무서운 곳 국세청, 일명 '쓰레기 하치장'이라 불리는 조세 5국에 굴러온 독한 놈의 물불 안 가리는 활약을 그린 통쾌한 추적 활극이다.

이날 방송은 아버지 황철민(박호산)의 죽음을 마주한 황동주(임시완)의 이야기로 시작됐다. 황철민은 거대 기업 PQ의 비자금 로비를 고발한 인물이다. 그러나 세무조사를 받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아버지를 여읜 황동주는 회계사로 활동했다. 이후 회사를 그만두고 국세청에 입사, 중앙지방국세청장 인태준(손현주)을 찾아갔다. 황동주는 "아버지에게 베풀어주셨던 은혜를 갚고 싶다"며 인태준과 손을 잡았다.

인태준에게 능력을 인정받은 황동주는 4년 만에 조세 5국 팀장으로 승진했다. 방송 말미에도 황동주의 활약이 펼쳐졌다. 그는 고액체납자 양 회장이 내연녀를 통해 비자금을 숨긴 정황을 포착했다.

트레이서 포스터 / 사진=웨이브


뱃사공이 많으면 산으로 간다고 했다. '트레이서'는 담으려는 장르가 너무 많아 갈피를 잃었다. 오피스물, 코믹물, 추리물 어느 하나로 장르를 정의할 수 없다.

'트레이서'는 추적 활극으로 출사표를 던졌다. 작품 초반에는 극적인 사고가 발생하며 정체성을 지키는 듯했다. 황철민의 사건은 미심쩍고 긴장감을 자아냈다. 그러다 갑작스럽게 코믹 오피스물이 등장한다. 유쾌하고 어딘가 종잡을 수 없는 황동주의 회사 생활이 펼쳐진다. 황동주는 코믹 오피스물 '김과장'의 주인공 김성룡(남궁민)으로 떠오르게 한다. 무서울 것 없고 똘끼가 충만하다.

그러다 또 장르물로 바뀐다. 국세청으로 이직한 황동주는 본청으로 들어간 순간부터 '비밀의 숲' 황동주(조승우)가 된다. 유쾌하던 성격은 사라진다. 속내를 알 수 없고 고위 관계자들과 진지한 대화를 나누는 공무원만이 남는다. 방송 말미에는 다시 강렬하고 똘끼 가득한 눈빛을 보내는 황동주로 돌아온다.

전체적인 분위기도 종잡을 수 없다. 엄숙한 국세청의 풍경, 인물 간의 긴장감 있는 대화를 그리다가도 경쾌하고 밝은 음향이 등장한다. 연출도 다소 아쉽다. 특히 작품 중간중간 등장하는 인물 설명 자막들이 세련되지 않고 어딘가 어수룩하다.

진입장벽도 다소 높다. 소재는 어려운데 시청자를 이해를 돕기 위한 친절한 설명은 없다. 난해하고 어려운 회계, 세무 용어들도 자주 등장한다. 인물 설명에는 자막을 달지만 낯선 용어에 대한 주석은 없다.

'트레이서'는 MBC 대작 '검은 태양' '옷소매 붉은 끝동'의 후속작이다. 두 작품은 각각 장르물, 로맨스 사극이란 장르계의 한 획을 그었다. 장르가 뒤섞인 '트레이서'가 두 작품의 명성을 이어받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다만 이제 막 시작한 '트레이서'는 보여 줄 이야기가 더 많다. 정체성을 찾기까지의 시간도 많이 남았다. 과연 '트레이서'가 전작들과 함께 MBC의 부흥을 이어나갈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스포츠투데이 최혜진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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