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최혜진 기자] 미국 골든글로브 시상식 관련 보이콧 바람이 불고 있다. 다수 후보에 노미네이트 된 '오징어 게임' 역시 보이콧에 동참했다.
12월 13일(현지시간) 미국 할리우드외신기자협회(HFPA)가 발표한 제79회 골든글로브 시상식 후보에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이 주요 부문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 9월 공개된 '오징어 게임'은 456억원의 상금이 걸린 의문의 서바이벌에 참가한 사람들이 최후의 승자가 되기 위해 목숨을 걸고 극한의 게임에 도전하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오징어 게임'은 '텔리비전 시리즈-드라마 작품상', 출연 배우 이정재와 오영수는 각각 '텔리비전 부문 남우주연상' '텔리비전 부문 남우주연상'에 노미네이트 됐다.
유수의 시상식에서 한국 제작 드라마가 후보를 등극한 것은 뜻깊다. 그러나 이와 별개로 골든글로브를 향한 여론이 곱지 않다. 부정 임금 지급, 인종 차별 논란 등이 불거지면서부터다.
지난해 2월 한 언론사는 골든글로브를 주관하는 HFPA의 부패 스캔들을 고발했다. 이에 따르면 HFPA 다양한 경로로 부정 임금을 지급해 왔다. 또한 HFPA 회원 중 흑인 회원이 없는 점, 흑인 배우들이 출연한 넷플릭스 오리지널 작품의 기자회견을 거부해 왔다는 점을 근거로 인종 차별 논란도 불거졌다.
논란이 거세지자 HFPA는 사태 진압에 나섰다. 새 대표를 선임하고 흑인을 포함해 신규 회원을 추가하겠다는 내용이 담긴 자체 개혁안을 발표했다. 그러나 할리우드의 영화계의 화는 사그라들지 않았다.
이는 결국 보이콧으로 이어졌다. 매년 시상식을 중계했던 NBC는 중계방송을 취소했다. 넷플릭스와 아마존 스튜디오, 워너 미디어 등 기업들과 세계적인 할리우드 스타들도 보이콧 운동에 동참했다.
해당 여파로 골든글로브 후보에 오른 이정재 역시 시상식에 불참한다. 5일 이정재 측은 스포츠투데이에 "남우주연상 후보에 오른 것에 대해 진심으로 영광스럽게 생각한다. 아쉽지만 고심 끝에 시상식에는 불참한다"며 "알려진 것처럼 넷플릭스는 골든글로브에 작품을 출품하지 않는다. 이 외에도 코로나 여파, 자가격리 등을 고려해 불참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골든글로브는 78년의 역사를 지닌 영화제다. 그러나 명성에 가려졌던 부정부패가 뒤늦게 드러나며 최대 위기를 맞았다. 이번 보이콧은 부정부패 척결을 위한 움직임이다. 과연 이번 계기를 발판 삼아 골든글로브가 유구한 역사 속 쌓아온 명성을 되찾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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