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최혜진 기자] '싱어게인2'의 의미가 퇴색되고 있다. '무명가수전'이라는 부제도 무색해졌다. 사회적 물의를 빚었던 이를 위한 복귀의 장이 된 '싱어게인2'이다.
27일 방송된 JTBC 오디션 프로그램 '싱어게인2-무명가수전'(이하 '싱어게인2')에서는 가수 한동근이 3라운드에 진출한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진행된 팀대항전에서 30호 가수 한동근은 33호 가수와 '호형호제'라는 팀을 결성했다. 호형호제는 YB의 '박하사탕'을 선곡해 무대를 선보였다. 두 사람은 심사위원의 호평을 받으며 3라운드에 오르게 됐다.
그러나 음주운전 전력이 있는 한동근을 향한 대중의 시선은 곱지 않다. 라운드 진출이란 고지를 넘었더라도 그에겐 여전히 싸늘한 여론이 남아 있다.
한동근은 2018년 8월 음주운전으로 경찰에 적발됐다. 당시 한동근이 음주가 금기시되는 뇌전증 투병 중이라는 사실까지 전해지며 논란은 커져만 갔다.
이후 1년 4개월간 자숙한 그는 '싱어게인2'를 통해 복귀를 노렸다. 그러나 이는 한동근과 '싱어게인2' 모두에게 악수가 됐다. 한동근에게 자숙의 의미는 흐려졌고, '싱어게인2'는 연출 의도를 잃었다.
'싱어게인2'는 지난해 11월 첫 방송된 '싱어게인'의 두 번째 시리즈다. 한 번 더 기회가 필요한 가수들이 대중 앞에 다시 설 수 있도록 돕는 신개념 리부팅 오디션 프로그램 '싱어게인'에서는 참가자들이 이름을 감추고 '무명'으로 등장했다. 이들은 각자의 안타까운 사연이 아닌 노래로만 승부했다. 이름과 사연을 떠나 '노래'에만 집중한 포맷은 큰 호응을 모았다.
그러나 '싱어게인2'는 달라도 너무 다르다. 먼저 '무명 가수'란 타이틀조차 무색한 유명 가수들이 즐비하다. 대표적인 예가 바로 한동근이다. 그 역시 '30호 가수'로 등장하며 이름을 감췄지만 모두가 '한동근'이란 이름을 알고 있다. '30호'라는 자막이 어색할 정도다.
시즌1에 없던 '감성팔이'도 등장한다. 한동근은 첫 출연 당시 "개인적인 일 때문에 제 직업에 대해 고민을 했다" "제 잘못으로 인해서 음악 생활을 잠깐 중단하게 됐다. 그런데 음악을 놓을 수 없겠더라"며 구구절절한 사연을 털어놨다. 음주운전 전력이 감성팔이의 소재가 된 셈이다.
무명 가수들의 재기를 응원했던 '싱어게인'은 사라졌다. 범법자의 복귀를 돕는 '싱어게인2'만 남았다. 유명 가수들의 유명세만을 쫓다 놓친 본래의 연출 의도를 되짚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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