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이한주 기자] 코리안 메이저리거들의 활약은 2021시즌에도 계속됐다. 좌완 트리오 류현진(토론토 블루제이스)과 김광현(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양현종(텍사스 레인저스)이 마운드를 지켰고, 최지만(탬파베이 레이스)과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박효준(피츠버그 파이어리츠)이 방망이를 휘둘렀다.
단축시즌으로 진행된 지난해, 5승 2패 2.69의 평균자책점으로 메이저리그(MLB) 최고의 좌완 투수에게 수여되는 워렌 스판상을 받았던 류현진의 2021시즌은 다소 아쉬웠다. 3년 연속 개막전 선발의 중책을 맡아 5월까지 5승 2패 2.62의 평균자책점으로 에이스 역할을 잘 해냈지만 이후 급격히 흔들렸다.
6월 5일(한국시각) 휴스턴 애스트로스전에서 5.2이닝 7실점 6자책점으로 무너진 것이 시작이었다. 그나마 7월 말까지는 3점대 초반의 평균자책점을 유지했지만 8월 들어서는 기복이 심한 모습을 보이며 1선발로서의 역할을 하지 못했다. 체력 저하로 주무기인 체인지업이 말을 듣지 않은 것이 원인. 미국 세이버매트릭스 홈페이지 팬그래프닷컴에 따르면 류현진의 올 시즌 체인지업 구종 가치는 -1.1에 불과했다. 지난해 7.0과 비교하면 큰 차이다.
시즌 최종 성적은 14승 10패 4.37의 평균자책점. MLB 데뷔 후 개인 최다승 타이 기록을 세웠지만 개인 최다패 불명예도 안게 됐다. 소속팀 토론토도 웃지 못했다. 시즌 최종전까지 뉴욕양키스(92승 70패), 보스턴 레드삭스(92승 70패)와 치열한 아메리칸리그 와일드카드 경쟁을 펼쳤지만 결국 딱 1승이 모자란 91승 71패로 정규리그를 마감하며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김광현(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도 아쉬운 한 해를 보낸 것은 마찬가지였다. 스프링캠프 도중 허리 통증을 느끼며 시즌 초 전력에서 이탈했고 4월 18일(필라델피아 필리스전)이 되어서야 마운드에 복귀했다. 다행히 5월 초까지는 무난한 투구내용을 선보였지만 5월 17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전(패 3.1이닝 4실점 1자책점)을 시작으로 5연패 수렁에 빠졌다. 게다가 6월초에는 허리 통증으로 인해 부상자 명단(IL)에 등재되기도 했다.
부상에서 복귀한 김광현은 7월 들어 5승 1패라는 무시무시한 성적을 올리며 화려하게 부활하는 듯 했으나 다시 부상 악령이 발목을 잡았다. 왼쪽 팔꿈치 염증으로 10일짜리 IL에 이름을 올렸고 팀에 돌아온 이후에는 불펜 투수로 보직을 바꿔 시즌을 마무리했다.
포스트시즌 로스터에도 포함됐지만 등판 기회를 가지지는 못했다. 최종 성적은 27경기 등판에 7승 7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3.46. FA시장에 나온 김광현은 새 소속팀을 찾고 있다.
초청선수 신분으로 텍사스 레인저스 스프링캠프에 합류한 양현종은 마이너리그에서 시즌을 시작했다. 꾸준히 기회를 노리던 양현종은 4월 27일 LA 에인절스전에서 계투로 빅리그에 처음 모습을 드러냈고 4.1이닝 2실점으로 가능성을 내비췄다. 이후 5월 6일 미네소타 트윈스전에서는 첫 선발등판해 3.1이닝을 8탈삼진 1실점으로 막아내며 팬들에게 확실한 눈도장을 찍었다.
그러나 5월 20일 양키스전(5.1이닝 2실점) 이후로는 구종이 타자들에게 간파당하며 이닝 소화에 어려움을 겪었고 6월 18일에는 40인 로스터에서 제외되는 수모를 당했다. 이후에도 이렇다 할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양현종은 시즌 후 결국 FA로 풀렸고 원소속팀 KIA 타이거즈로 복귀했다.
타자들은 투수들에 비해 비교적 희망을 본 해였다. 샌디에이고에 입단한 내야수 김하성은 시범경기 부진으로 인해 백업 내야수로 시즌을 시작했지만 안정적인 수비력을 바탕으로 구단과 팬들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공격력에서는 타율 0.202로 다소 아쉬움을 남겼지만 많지 않은 기회에도 8홈런을 쏘아 올리며 빅리그에 자신의 잠재력을 과시했다.
최지만은 시즌 전 무릎 통증을 호소, 수술대에 오르며 5월에야 그라운드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후 5월 한 달간 타율 0.317 2홈런 10타점으로 맹타를 휘둘렀으나 6월 사타구니 부상, 8월 햄스트링 부상을 겪으며 다소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타고난 장타력으로 2년 만에 두 자릿수 홈런(11)을 쏘아올렸고 포스트시즌에서도 홈런포를 가동하며 팀 내 없어서는 안 될 선수로 자리매김했다.
2014년 미국무대에 처음 발을 내딛은 박효준은 시즌 초 트리플A에서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하는 등 뛰어난 공격력을 보여줬다. 이후 7월 말 트레이드를 통해 양키스에서 피츠버그 파이어리츠로 소속을 옮긴 뒤 꾸준히 빅리그 출전 기회를 받기 시작했다.
이적 후 첫 10경기에서 0.300의 타율을 기록한 박효준은 잠시 슬럼프를 겪기도 했지만 시즌 막판 반등에 성공하며 내년 시즌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유격수가 주 포지션이지만 2루수와 3루수를 포함, 외야 전 포지션을 소화 가능한 유틸리티 플레이어라는 점도 앞으로의 활약상을 기대케 하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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