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최혜진 기자] 대마초 상습 흡입 혐의로 물의를 빚었던 그룹 비투비 출신 정일훈이 자필 사과문을 게재했다. 그간의 과오로 팬들에게 실망감을 안겼던 그가 대중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까.
정일훈은 2016년 7월부터 2019년 1월까지 다른 피고인 7명과 공모해 총 161회에 걸쳐 1억 3300만원어치 대마초를 매수해 흡입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해당 여파로 정일훈은 비투비에서 탈퇴했다.
이에 정일훈은 6월 열린 1심에서 징역 2년에 1억3000만원 상당의 추징금을 선고받았다. 그러나 정일훈 측이 이를 항소했다.
법적 구속된 정일훈은 항소심 이후 석방됐다. 16일 진행된 항소심 선고 공판은 정일훈에게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이와 함께 추징금 1억 2663만원과 40시간의 약물치료 프로그램 이수를 명령했다.
이날 재판부는 눈물바다가 되기도 했다. 재판부가 새로운 양형을 밝히자 법정에 있던 정일훈의 가족과 팬들은 눈물을 흘렸다. 재판이 끝난 후에도 이들은 연신 눈물을 닦아냈다.
정일훈의 이번 대마 논란은 그를 사랑하고 응원했던 팬들에게도 큰 상처를 남겼다. 정일훈은 '그리워하다' '기도' 등 따스한 가사가 담긴 비투비 곡으로 큰 사랑을 받았다. 그러나 상습 대마로 자신이 걸어온 길에 흠집을 냈다. 또한 비투비에서 탈퇴하며 그간의 추억을 씁쓸하게 만들었다.
이에 정일훈은 석방 후 8일 만에 자필 사과문을 게재했다. 그는 24일 자신의 SNS에 "제 잘못으로 인해 가슴에 깊은 상처를 안겨드리게 돼 정말 죄송하다. 제가 여러분에게 드릴 수 있었던, 여러분이 제게 줄 수 있었던 사랑과 추억이 저의 잘못된 행동으로 더럽혀진 것 같아 몹시 후회스럽고, 못난 제 자신이 너무나 부끄럽다"는 글을 올렸다.
이어 "제가 우리 사회에 해악을 끼친 만큼, 저를 믿어주는 사람들에게 실망을 안겨드린 만큼 앞으로 올바르게 살아가며 다시는 누군가에게 상처 주는 일이 없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그러면서 "제 잘못으로 인해 소중했던 사람들을 많이 떠나보내고 나서야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저의 삶의 태도가 어떻게 바뀌어야만 하는지 너무나도 늦게, 아주 절실히 깨달았다"며 "다시는 같은 잘못을 저지르지 않도록 각별하게 주의를 기울이겠다고 이 글을 통해 다시 한번 다짐하겠다"고 덧붙였다.
너무나 늦은 반성문이다. 정일훈은 3년 동안 총 161회의 상습 대마를 하며 팬들과 만났고 무대에 올랐다. 수년간 자신의 과오를 고백할 시간이 있었음에도 그는 침묵했다. 그 결과 정상급 아이돌에서 마약 전력이 있는 범죄자로 전락했다.
정일훈은 소중한 사람을 떠나보내고 나서야 자신의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를 깨달았다고 했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다. 자신을 아끼고 사랑해 준 이들에게 배신으로 보답했던 그가 자초한 일이기도 하다.
다만 다행인 것은 정일훈이 자신의 과오를 '해악'이라 인정했다는 점이다. 스스로를 부끄러워하며 올바른 삶을 약속하기도 했다. 과연 진심 어린 사과와 각오를 전한 정일훈이 추락한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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