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윤혜영 기자] 버티는 자가 강한 자다.
2014년 걸그룹 배드키즈로 데뷔한 모니카는 2018년 팀을 나와 '좋아질까' '러비두(Luvidu)' '정거장에서' 등으로 솔로 활동을 펼쳤다. 그리고 모니카는 최근 변곡점을 맞았다. 새 회사를 만났고, 펀딩을 진행해 낸 스페셜 에디션 앨범 '실루엣(SILHOUETTE)'으로 여러 도전을 하다 보니 이젠 어떻게 나아가야 할지 앞길이 보이기 시작했다. 역경에도 꺾이지 않고 꿋꿋이 버티며 스스로 만족할 만한 결실을 얻은 모니카다.
모니카는 "'실루엣'에서 머리나 뮤비 스타일 등 나름 파격 변신을 했다. 저 혼자였으면 도전하지 못했을 텐데 대표님이 용기를 주셨다"며 "장르적으로 욕심이 많다. 다양하게 시도해 보고 싶은 마음이 큰데 '실루엣'을 통해서 길이 보이는 것 같다. 예전에는 막연하게 다양한 장르를 시도해 봤다면 이번에 하면서 구체적으로 어떤 방향으로 가야겠다가 보이더라"라고 말했다.
앞으로 어떤 장르의 곡이 와도 자신만의 색으로 소화하겠다는 자신이 생겼다는 그다. 모니카는 "뮤직비디오나 영상으로 메시지를 주고 싶다. 또 뻔한 사랑 이야기 말고 독특한 메시지를 담은 곡 쪽으로 가고 싶다"고 밝혔다.
목표가 분명해진 만큼 모니카는 활발한 활동을 계획하고 있다. 그룹 오브어스(강동명, 박창준, 이지호, 최정우)와 내년 밸런타인 데이를 겨냥해 정통 R&B 곡을 내고, 5월쯤 자신의 신곡도 레트로 스타일로 준비 중이다. 멜로디, 가사 작업이 좋아 그에 몰두하고 있다고.
모니카는 "레트로 스타일 뉴디스코가 영상적으로 너무 담기 좋고 저도 관심이 많다. 카일리 미노그 분이 그런 장르에서 굉장히 오래되신 분이지 않나. 저도 그런 식으로 하고 싶다. 장르적으로 특이하게 롱런 하고 싶은데 요즘은 그런 장르가 많이 없는 것 같아서 그렇게 해보면 어떨까 생각 중"이라고 했다.
이어 그는 "작사 쪽에도 욕심이 있다. 작사할 때 집중력이 발휘되더라"라며 "작사가 내가 하고 싶은 말을 그냥 쓰는 게 아니라 맥락도 있어야 하고, 포인트도 있어야 하고, 너무 내 개인적인 얘기해도 안 되고, 단어 선택도 중요하고, 멜로디랑도 맞아야 돼서 어렵더라. 알면 알수록 어려운 분야 같다. 더 욕심이 난다. 김이나 작사가님 책도 봤는데 '어떻게 저렇게 할 수 있을까' 대단하시더라"라고 말했다.
오브어스와의 작업도 기대를 모은다. 그는 "오브어스는 소개를 받았다"면서 "저도 그렇고 오브어스도 R&B를 좋아한다. 특히 오브어스가 보컬 그룹인데 노래를 너무 잘한다. 부담이 많다. 녹음실 가면 긴장할 것 같다. 저는 혼자라서 밀리면 안되겠다 싶다"며 웃었다.
여기에 모니카는 모델 활동도 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그는 "회사에 안무가, 모델분들이 많다. 제가 패션 쪽에 관심이 많다.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광고나 모델 시장에서도 제 역할이 있다면 해보고 싶다. 얼마 전에 작게 광고를 하나 찍었는데 너무 재밌더라. 방송도 좋다. 현장에서 촬영하는 걸 너무 좋아한다. 저를 특이하게 독특하게 알릴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데뷔 8년 차' 모니카는 지난 시간을 되돌아보며 "나름 잘 버텼다"고 자평했다. 그는 "진짜 행복하고 보람찼던 순간도 많았고, 힘들었던 순간도 많았지만 잘 버텼다. 버텨서 여기까지 오게 된 거지 않나. 버티길 잘했다"고 회상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그는 "데뷔 전부터 통틀어서 보면 연습생 시간이 8년이었다. 여러 친구들이 오고 가는 걸 보지 않나. 저도 데뷔가 엎어진 게 최소 세 번은 있었다. '내가 운이 없구나. 이 길은 내 길이 아니다' 했을 때 마지막으로 택했던 게 배드키즈였다. 그래서 저는 엄청 감사한 마음이다. 힘든 일들이 생겨도 꾹꾹 버텨왔다. 데뷔하고 나서 하고 싶은 것만 하진 않았지만, 하고 싶지 않다고 생각했던 경험들도 지나고 보니 잘했다는 생각이다. 다시 돌아가도 아마 똑같이 그렇게 했을 것 같다"고 털어놨다.
대학교 친구와 송년회를 하면서 모니카는 재차 지난날을 돌아보기도 했다. 그는 "자퇴하긴 했지만 연기 전공이었다. 10년 만에 대학교 동창을 만났는데 생각보다 이 분야에 남아있는 친구들이 많이 없더라. 다들 연기하고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씁쓸하기도 했고, 각자 살길을 찾는 걸 보면서 대단하기도 했다. 친구들이 '너 열심히 하고 있어서 보기 좋다' 하는데 만감이 교차하더라. 계속 버티고 싶다. 더 하고 싶다는 생각도 든다"고 했다.
수년간 버티다 보니 어느덧 '강한' 사람이 됐다. 모니카는 "20대 중반에 한창 팀 활동을 할 때 '나는 더 잘할 수 있는데 왜 기회들이 안 오지? 나이는 먹어가고 있는데. 이러다가 나 끝나겠구나. 30대 돼서 하나도 유명하지도 않으면 너무 불행하겠다' 이런 극단적인 생각을 했었다. 이미 서른하난데 그렇지 않다. 오히려 어떻게 가야 할지가 보이고 더 많은 것들이 보인다. '내년이면 조금 더 보이겠네' 생각이 든다. 너무 스트레스만 받지 말고 추진력 있게 버텨가면서 음악을 하고 싶다. 내년이 되면 더 좋은 곡들이 나오지 않을까 생각도 든다"며 의연한 모습을 보였다.
함께 버텨준 팬들에게도 그저 고마운 마음뿐이다. 그는 "코로나19가 터지면서 만나질 못하고 있다. 내년에 상황이 좋아지면 브런치라도 하면서 얘기도 나누고 싶고, 노래 한 곡이라도 들려드리고 싶고, 공연도 하고 싶다. 팬카페에 130명 정도 계신다. Mnet '스트릿 우먼 파이터' 모니카 분과 저를 착각한 분들이 꽤 있으셔서 감안하면 100명 정도 계시는데 누군가에게는 작은 숫자일 수 있지만 저한테는 정말 큰 숫자다. 팬 한 분 한 분이 소중하다는 말을 예전엔 잘 몰랐다면 이제는 진짜 잘 안다"며 진심을 내비쳤다.
"신곡 나오면 여자분들이 '롤모델이에요' 하시는데 내가 어떻게 했길래 롤모델일까. 뭔가 나한테 멋있다는 걸 느꼈으니까 그렇게 얘기하시겠죠. 아마 계속 버텨왔던 모습을 보시면서 그렇게 느끼신 게 아닐까 해요. 그런 책임감을 갖고 메시지를 던져야겠다는 생각도 들어요. 팬분들이 있어서 힘도 많이 되고 항상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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