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윤혜영 기자]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단계적 일상회복이 45일 만에 다시 멈췄다. 대중문화계도 또다시 얼어붙었다.
정부는 16일 거리두기 조정 방안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사적모임 허용인원은 4인까지로 축소된다. 다중이용시설은 마스크 착용 및 취식 가능 여부를 기준으로 시설별 운영시간이 제한된다. 위험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유흥시설 등 1그룹과 식당, 카페 등 2그룹 시설은 밤 9시까지만 운영할 수 있다. 3그룹 시설 중 영화관과 공연장 PC방 등은 밤 10시까지로 제한된다. 이번 조치는 18일 0시부터 특별방역시간 종료일인 내년 1월 2일까지 16일간 적용된다.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가 강화되면서 사회 전반의 분위기는 다시 싸늘해졌다. 대중문화계도 타격이 불가피한 상태다.
◆ "'스파이더맨'으로 숨통 트이나 했더니" 영화계 반발
3그룹으로 분류된 영화관은 기존 거리두기 4단계 때와 마찬가지로 오후 10시까지 상영을 마쳐야 한다. 이에 따라 멀티플렉스들은 영업시간 제한이 시작되는 18일 오후 10시 이후 상영을 취소하고 예매분의 환불 조치를 진행 중이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극장가는 사상 최악의 적자를 이어왔다. 이 가운데 11월부터 위드 코로나가 시행되고 국내외 대작들이 줄개봉을 예고하며 영화계는 연말 특수를 노렸다. 특히 15일 개봉한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이 첫 날 63만 명을 동원하며 팬데믹 이후 최고 오프닝 기록을 세워 기대감을 높였다.
그러나 첫 주말부터 영업시간 제한 조치가 나오며 흥행에 제동이 걸리게 됐다. 특히나 '스파이더맨'의 경우, 러닝타임이 148분으로 2시간이 넘는다. 사실상 오후 7시가 마지막 상영 회차가 되는 셈이다. 더군다나 '스파이더맨'은 영화 특성상 IMAX, 4D 등 특수관 예매가 높아 업계의 타격이 더 큰 상황이다.
영화계는 반발에 나섰다. 16일 한국영화프로듀서조합 등은 '극장 영업시간 제한은 영화산업의 도미노 붕괴를 가져온다'는 제목의 성명서를 발표하며 불만을 표출했다.
이들은 "극장들은 정부 지침보다 훨씬 강화된 방역활동을 적용해왔다"며 "극장과 영화업계는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정부의 방침을 충실히 따라왔지만 돌아온 것은 처절한 암흑의 시간이었다. 이제 영화산업의 최소한의 생존 조건은 보장해 주길 요청한다. 극장의 영업시간을 현행대로 유지하는 것이야말로 영화산업의 최소한의 생존 조건"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 재기 노리던 대중음악공연계, 다시 날벼락
대중음악공연도 날벼락을 맞았다. 위드 코로나 이후 많은 가수들이 공연 재개를 알렸으나 재차 중단될 위기에 처했다.
콘서트 역시 밤 10시 안에 마쳐야 한다. 또한 사적모임 제한 요건들이 강화되면서 인원수 등 공연 수칙도 조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그러나 아직 세부적인 방침이 정해지지 않은 상태다. 구체적인 변경 사안에 대해 문화체육관광부에 문의했으나 "방침을 정리 중"이라는 입장만 반복됐다.
당장 18일부터 여러 대형 공연이 진행될 예정이다. 서울에서는 나훈아, 에픽하이, 노을, 시아준수, NCT 127, 포레스텔라 등이 공연을 앞두고 있다. 공연을 이틀 앞두고 날벼락이 떨어진 셈. 이와 관련해 대부분의 소속사들은 "아직 지침이 따로 내려온 건 없다"며 난색을 표했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까지 기승인된 공연의 경우는 그대로 진행하되 방역 요건을 강화하고, 2주간 추가적인 공연 승인은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 뮤지컬 등 공연계도 시간 조정 불가피
뮤지컬, 연극 등도 10시 내에 모두 끝을 내야 한다. 다만 공연계는 상대적으로 피해가 덜한 편이다.
주말의 경우, 마지막 공연이 대부분 오후 7시에 시작된다. 또 러닝타임이 180분 이내라 10시 안에 종료가 가능하다.
평일 공연은 조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평일은 7시 30분 시작이 많아 1막과 2막 사이에 있는 인터미션을 줄이거나 시작 시간을 당기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공연계 관계자는 "거리두기 강화와 관련해 제작사들과 논의 중"이라며 "그에 따른 변경 사항도 정리하고 있다"고 전했다.
몇몇 공연은 시간 변경을 공지 중이다. 러닝타임이 225분에 달하는 연극 '엔젤스 인 아메리카'는 기존 오후 7시 시작하던 공연을 오후 5시 30분 시작으로 변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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