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이서은 기자] NC 다이노스로 이적한 박건우가 두산 베어스 팬들에게 손편지를 전했다.
NC는 14일 보도 자료를 통해 프리에이전트(FA) 박건우의 영입을 알렸다. 계약금 40억 원, 연봉 54억 원, 인센티브 6억 원이 포함된 6년 총액 100억 원 규모의 계약이다.
2009년 두산 유니폼을 입고 데뷔한 박건우는 통산 타율 0.326 OPS(출루율+장타율) 0.879 88홈런 478타점을 기록한 리그 정상급 외야수다. 공격, 수비, 주루를 모두 갖춘 타자로 평가 받고 있다.
올해까지 두산에서만 뛴 박건우는 2015년부터 2021년까지 두산의 7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을 이끌며 역사에 이름을 함께 했다.
친정 두산을 떠나게 된 박건우는 자신의 SNS에 직접 적은 손 편지를 남겼다. 박건우는 "2009년부터 두산 베어스 박건우라는 이름으로 함께 했던 소중한 시간들을 이제 추억으로 간직하고 새로운 길을 가게 되어 손편지로 조금이나마 저의 마음을 전달하려 합니다"라고 운을 뗐다.
이어 "여러 감정이 공존하는 지금 이 편지로 저의 마음이 다 전달될지는 모르겠네요. 우선 두산 베어스 팬 분들께 정말 감사하다는 인사부터 드리고 싶네요. 후회는 항상 남는 것이겠지만, 더 잘하는 모습 보여드리지 못하고 떠나게 돼 죄송한 마음뿐입니다"며 아쉬움을 전했다.
다음은 박건우 편지 전문이다.
안녕하세요 박건우 입니다.
2009년부터 두산 베어스 박건우라는 이름으로 함께 했던 소중한 시간들을 이제 추억으로 간직하고 새로운 길을 가게되어 손편지로 조금이나마 저의 마음을 전달하려 합니다.
여러 감정이 공존하는 지금 이 편지로 저의 마음이 다 전달될지는 모르겠네요. 우선 두산 베어스 팬 분들께 정말 감사하다는 인사부터 드리고 싶네요. 후회는 항상 남는 것이겠지만, 더 잘하는 모습 보여드리지 못하고 떠나게 돼 죄송한 마음뿐입니다.
부족한 저를 항상 응원해주시고, 넘치도록 주신 많은 사랑 절대 잊지 못 할거에요. 팬 여러분 때문에 지금의 제가 있을 수 있었습니다. 평생 그 은혜 잊지 않겠습니다.
만남이 있으면 이별이 있다라는 말들을 많이 하지만, 그동안 두산에서 야구하면서 다른 팀에 간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었습니다. 지금도 두산을 떠난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아서 한 글자 한 글자 써 가는 데 눈물이 많이 납니다.
우리 가족같은 두산 베어스 선수단 여러분! 1루쪽 더그아웃에 같이 모여 앉아 응원하면서 평생 다 같이 파이팅 할 것 같았는데, 추억이라고 생각하니 벌써부터 그립습니다. 부디 선배, 후배 여러분 다치지 말고 끝까지 글겁게 행복하게 야구를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리울 겁니다.
그리고 김태형 감독님! 2군에 있던 저에게 기회를 주신 감독님!
너무 무서운 감독님이셨는데, 오랜 시간 모시다 보니 너무 정이 들었네요. 끝까지 저를 믿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감독님의 온전한 믿음에 보답하지 못한 것 같아 안타까움과 후휘가 남습니다. 너무너무 감사했습니다. 끝까지 한국프로야구 최고의 감독님으로 꼭 남아 주십시오.
마지막으로 수빈아, 경민아. 우리 90s! 이제부터 너희 둘과 떨어져 지낸다는 게 상상이 안 된다. 지금도 우리 셋이 같이 있으면 20살인데...막내 생활부터 시작한 우리도 벌써 이만한 나이가 됐네. 두산 베어스에서 같이 은퇴식 하자고 했던 약속을 못 지키게 됐다. 약속 지키지 못해서 너무 미안하다.
그렇지만, 우리 셋이 나중에 코치생활 하자고 한 약속은 꼭 지키자! 이제 우리 나이가 어린 나이가 아닌 만큼 두산베어스 어린 후배들을 잘 이끌어 줬으면 한다. 내 마음 알지? 야구 선수가 야구를 잘해야 하는 건 당연한 것이지만 몸이 아프면 야구도 할 수 없으니까 항상 건강하고, 자주 연락하면서 지내자! 사랑한다 친구들아!
글솜씨가 부족해서 제 진심이 얼마나 전해질지 걱정되지만, 적어도 '얘가 이런 말을 하고 싶었구나!'하는 것은 조금이나마 전해졌길 기도해 봅니다. 다시 한번 두산 베어스 가족들과 팬 분들의 사랑에 감사드립니다.
마지막으로 제 마음을 움직여주신 NC 다이노스 구단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이제는 NC 다이노스의 박건우로 열심히 뛰겠습니다. 이동욱 감독님, 코칭 스태프분들과 의지형에게 많이 물어보고 누구보다 열심히 해서 NC 다이노스 구단과 팬 여러분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는 선수가 되겠습니다. 다시 한번 고개 숙여 감사드립니다. 모두 건강하세요.
[스포츠투데이 이서은 기자 sports@sto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