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서지현 기자] 가수 마이크로닷이 부모 '빚투' 논란 이후 베트남으로 활동 영역을 옮겼다. 과연 그는 등 돌린 대중의 마음을 돌릴 수 있을까.
마이크로닷은 13일 자신의 SNS에 "감사히 기회가 다가와 해외에 있는 베트남으로 오게 됐다"고 근황을 밝혔다.
이날 마이크로닷은 "그동안 저의 가족 상황 때문에 인사를 못 드렸다"며 "사건 이후 2021년 6월까지 한국에서 가족 관련 일에 도움을 줄 수 있도록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에 최선을 해왔다"고 말했다.
이어 마이크로닷은 베트남으로부터 러브콜을 받은 사실과 함께 "베트남 IF엔터테인먼트 대표 프로듀서 자리를 맡아 이곳 아티스트 데뷔를 목표로 몇 개월간 열심히 일하며 행복과 삶의 의미를 되찾아 보내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많은 응원 부탁드린다. 짧은 미래에 한국에 갈 계획이며 좋은 소식과 좋은 모습을 꼭 보여드리겠다"고 인사했다.
앞서 마이크로닷과 가수 산체스 형제의 부모는 지난 1990년~1998년 충북 제천에서 친척과 이웃들을 상대로 약 4억 원을 빌린 뒤 이를 변제하지 않고 뉴질랜드로 도주한 혐의를 받고 있다. 2019년 재판에 넘겨진 이들 부모는 사기, 배임 등의 혐의를 받아 지난해 각각 징역 3년과 1년을 선고받았다. 이어 올해 6월 출소한 이들은 현재 뉴질랜드로 추방된 상태다.
마이크로닷은 부모의 '빚투' 의혹이 불거질 당시 혐의를 부인했다. 그러나 부모의 실형이 선고되자 입장을 바꿔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한 채 경솔한 말로 피해자분들께 상처를 드린 점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또한 마이크로닷은 당시 출연 중이던 채널A 예능프로그램 '나만 믿고 따라와-도시어부'에서 하차한 뒤 자숙에 들어갔다. 이어 국내에서 음악 활동을 재개하는 등 이미지 쇄신을 위해 노력했으나 '빚투'라는 꼬리표는 떼지 못했다.
반면 일각에선 마이크로닷을 향한 대중의 싸늘한 반응이 '현대판 연좌제'라는 지적도 이어졌다. 당사자의 잘못이 아닌 친족이 일으킨 문제로 가혹한 벌을 받고 있다는 지적이다. 마이크로닷이 이미 자숙의 기간을 거쳤고, 수차례 사과의 입장을 전한 만큼 그의 복귀를 열린 시각으로 바라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마이크로닷 역시 국내 복귀에 대한 의지를 연일 피력하고 있다. 대중이 쉽사리 마음을 열지 않음에도 빠른 시일 내 귀국하고 싶다는 심경을 덧붙였다. 해외 활동에 만족하지 않고 국내 활동에도 욕심을 내는 눈치다. 그러나 여전히 부정적인 여론이 우세한 상황. 그에 대한 비판은 연좌제 책임을 묻는 것이 아니라 도의적 책임을 묻는 것이라는 목소리다.
마이크로닷은 얼음장 같은 대중의 마음을 녹일 수 있을까. 아직은 갈 길이 멀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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