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 전남 드래곤즈가 K리그2 소속팀 최초로 FA컵 우승을 차지했다.
전남은 11일 대구 DGB대구은행파크에서 열린 2021 하나은행 FA컵 결승 2차전에서 대구FC를 4-3으로 제압했다.
전남은 지난달 24일 홈에서 열린 결승 1차전에서 0-1로 패했다. 하지만 2차전 승리로 합계 4-4 균형을 맞췄고, 원정 다득점에서 앞서며 FA컵 우승 트로피의 주인이 됐다.
K리그2 소속팀이 그해 FA컵 우승을 차지한 것은 전남이 처음이다. 전남은 지난 1997년과 2006년, 2007년에 이어 구단 통산 네 번째 FA컵 우승의 기쁨을 누렸다.
또한 전남은 다음 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출전권까지 손에 쥐었다. 다음 시즌 ACL에는 전북 현대(K리그1 우승), 울산 현대(2위), 대구(3위), 전남(FA컵 우승팀)이 K리그를 대표해 출전한다.
반면 대구는 지난 2018년에 이어 통산 두 번째 FA컵 우승을 노렸지만, 안방에서 우승 트로피를 내주며 아쉬움 속에 2021시즌을 마감했다. 만약 대구가 우승했다면 K리그1 4위로 ACL에 출전할 수 있었던 제주 유나이티드도 아쉬움을 삼키게 됐다.
경기 전에는 대구의 우세가 예상됐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앞선데다, 원정 1차전에서 1-0 승리를 거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홈팬들이 가득한 안방에서 2차전을 치른다는 것도 유리한 부분이었다. 반면 전남은 적지에서 1골을 뒤진 채 대구를 상대해야 했다.
그러나 예상치 못한 변수가 발생했다. 전반 24분 대구 홍정운이 코너킥 상황에서 전남 황기욱의 안면을 팔꿈치로 가격했고, 심판은 VAR을 확인한 뒤 퇴장을 선언했다.
수적 우위를 점한 전남은 공세에 나섰다. 전반 38분 정재희가 오른쪽 측면에서 땅볼 크로스를 시도했고, 박찬용이 간결한 슈팅으로 선제골을 터뜨렸다.
대구는 2분 뒤 세징야가 환상적인 발리슛을 성공시키며 1-1 동점을 만들었다. 그러나 전남은 전반 45분 코너킥 상황에서 코너킥이 그대로 골대 안으로 빨려 들어가며 다시 2-1로 앞서 나갔다. 전반전은 전남이 2-1로 리드한 채 끝났다.
후반 들어 경기는 더욱 치열해졌다. 대구는 후반 6분 정태욱의 크로스를 에드가가 높은 타점에서의 헤더골로 연결시키며 다시 2-2 동점을 만들었다. 하지만 전남은 4분 뒤 올렉의 추가골로 응수하며 다시 3-2로 앞서 나갔다.
그러나 전남이 우승으로 가는 길은 쉽지 않았다. 후반 22분 전남 수비수가 걷어내려 한 공이 골대로 향했고, 골키퍼가 제대로 공을 처리하지 못한 것을 츠바사가 마무리하며 3-3 균형을 맞췄다. 설상가상으로 후반 30분 정호진이 거친 플레이로 경고누적 퇴장을 당하면서 수적 우위를 잃었다.
하지만 전남에는 정재희가 있었다. 후반 38분 정재희가 페널티 박스 안에서 날카로운 왼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며 4-3을 만들었다.
승기를 잡은 전남은 남은 시간 펼쳐진 대구의 파상공세를 추가 실점 없이 봉쇄했다. 후반 44분 에드가의 헤더슛도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추가시간에는 에드가가 페널티킥을 얻어내는 듯 했지만, VAR을 통해 페널티킥 판정이 취소됐다. 결국 전남이 4-3으로 승리하며 FA컵 트로피의 주인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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