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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도녀' 정은지의 터닝포인트 [인터뷰]
작성 : 2021년 12월 08일(수) 10:19

정은지 / 사진=IST엔터테인먼트 제공

[스포츠투데이 최혜진 기자] 그룹 에이핑크 멤버 겸 배우 정은지가 인생의 터닝포인트를 맞이했다. 제 몸에 꼭 맞는 역을 만나 스스로의 가능성을 발견하게 된 정은지다.

정은지는 2011년 그룹 에이핑크로 데뷔했다. 2012년에는 드라마 '응답하라 1997'에서 출연하며 활동 영역을 넓혔고, 이후 '그 겨울, 바람이 분다' '발칙하게 고고' '언터처블' 등에서 열연을 펼쳤다.

이러한 정은지가 티빙 오리지널 드라마 '술꾼도시여자들'(극본 위소영·연출 김정식, 이하 '술도녀')에서 인생 캐릭터를 만들어냈다. '술도녀'는 하루 끝의 술 한 잔이 신념인 세 여자 강지구(정은지), 안소희(이선빈), 한지연(한선화)의 일상을 그린 본격 '기승전술' 드라마다.

'술도녀'는 티빙 오리지널 콘텐츠로서 효자 역할을 톡톡히 했다. 특히 방영 5주간 티빙 전체 신규 유료 가입자 수의 약 23%가 '술도녀'로부터 유입되기도 했다. 쏟아지는 관심에 정은지는 "주변에서 너무 좋아해 주시니 거기서 즐거움을 느꼈다. 희열감까지 느꼈다"며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

다만 이러한 인기를 처음부터 예상한 것은 아니라고. 그는 "많은 분들이 좋아해 주실 거라고 생각을 못 해 얼떨떨했다. 저 외에도 다들 생각을 못 하셨을 거다"고 말했다.

그러나 진심은 통할 것이란 강한 믿음이 있었다는 그다. 정은지는 "촬영하면서 (시청자들이) 저희의 진심을 느끼시긴 하겠다고 생각했다. 저희가 웃고 떠들고 신나 하며 촬영했던 장면이 많다. 대본에서는 느껴지지 않았지만 현장에서 느껴진 부분들이 있었다. 마치 캐릭터가 살아있는 듯 붕붕 떠 있는 느낌이었다"고 전했다.

정은지 / 사진=IST엔터테인먼트 제공


정은지는 극 중 솔직하고 과감한 성격을 지닌 종이접기 유튜버 강지구 역으로 활약했다. 그러나 정은지는 카리스마 넘치는 강지구에게서 연약한 내면을 발견했다. 이는 정은지가 강지구에게 호기심을 갖게 된 대목이기도 했다.

그는 강지구에 대해 "방어가 강한 아이였다. 상처가 많거나 상처받기 무서워하는 사람들이 말이나 행동을 딱딱하게 한다"며 "그런데 강지구는 친구들을 아끼는 마음도 있었다. 그래서 강지구에 대해 궁금했다"고 설명했다.

정은지는 외강내유인 강지구의 감정에 집중해 연기를 펼쳤다. "강지구는 힘들 때 이를 감추려고 하고 집에서는 그러한 감정들이 나오는 인물이었다"고 말한 정은지는 "이러한 감정을 그대로 따라가려 했다"고 전했다.

분노를 그대로 드러내는 장면 역시 자연스럽게 그려냈다. 극 중 강지구와 한지연(한선화)이 싸우는 장면에서는 강지구가 욕설과 돌직구를 뱉어 큰 화제를 모았다. 정은지에겐 즐거움과 쾌감을 안겨다 준 장면이기도 하다. 그는 "큰 소리로 사람들 많은 곳에서, 강지구라는 캐릭터를 앞세워서 하는 연기가 재밌었다. 광장에서 촬영을 하다 보니 험하고 심한 말이 에코로 울리기도 하더라. 그럴 때 희열감을 느꼈다"고 털어놨다.

이어 "한선화와 쩌렁쩌렁한 목소리로 들끓는 말을 찍다 보니 실제로 화가 나기도 했다. 그런데 찍고 나서 장면을 보니 좋았다"며 "특히 순간에는 화가 났다가 풀샷으로 잡히는 장면에서는 감정이 옅어지는 게 재밌었다"고 전했다.

작품에서 보인 과감한 모습은 이뿐만이 아니다. 정은지는 음주, 흡연 등 그간 아이돌로서 금기시되던 모습들을 여과 없이 보여주기도 했다. 이에 대해 정은지는 "내년에 서른이 되다 보니 그런 부분에 대해 걱정이나 부담감은 없었다"며 "또 팬들은 강지구 그 자체로 봐줬기 때문에 걱정이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부모님의 반응만은 우려가 됐다고. 그는 "딸이 담배를 피우는 장면을 보시면 부모님이 어떤 리액션이 하실까 걱정됐다. 그래서 소품용 금연초로 연기를 했다고 미리 얘기해뒀다"며 "이후 동생이 생생한 후기를 들려줬다. 부모님이 식사를 하시다 흡연 장면을 보시고 행동을 멈추셨다고 했다. 갑자기 말이 없어지고 화면을 뚫어지게 보셨다고 하더라"고 밝혔다.

정은지 / 사진=IST엔터테인먼트 제공


'술도녀'는 강지구, 한지연, 안소희의 우정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정은지는 함께 이야기를 그려간 한선화, 이선빈을 향한 고마움을 전하기도 했다.

먼저 이선빈에 대해 "'케미'가 중요한 작품이었는데 주도를 잘해줬다"며 "이선빈이 막내임에도 불구하고 잘 끌어준 게 고마웠다"고 언급했다.

또한 정은지는 장장 3일간 촬영한 장례식장 에피소드의 주인공이었던 이선빈을 '눈물 버튼'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이선빈이 연기한 안소희를 보면 계속 눈물이 났다. (장례식 장면 이후) 안소희를 먹여주고 재워 주는 신을 하루 종일 찍었다"며 "그런데 눈물이 나 편집이 된 부분도 많았다. 그래서 강지구스럽게 눈물을 컨트롤하려고 애를 썼다. 제가 이선빈을 안소희로 겹쳐 보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선화를 향한 존경의 마음도 드러냈다. 그는 "한선화가 하이텐션을 유지해 가는 연기를 힘들어했다"며 "그러나 저는 (연기를) 보면서 너무 행복했다. 대본과 달리 한선화가 만들어오는 연기들과 애드리브가 재밌엇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동생들이 처져 있을 때 한선화가 텐션을 많이 올려줬다. 새벽 촬영이 많아서 처지는 대로 촬영하기도 했다. 한선화는 텐션을 많이 올렸어야 했는데 지친 기색 없이 하더라. 현장에서 많이 배웠다"고 덧붙였다.

정은지는 이번 작품을 통해 한 뼘 더 성장한 스스로를 발견했다. 그가 '술도녀'를 터닝 포인트라 칭한 이유다. 그는 "강지구를 하면서 내 경험치가 쌓여 있다는 걸 느끼게 됐다. 예전에는 막연하게 궁금했던 것들이 이제는 이해해야 하는 포인트를 잡아가더라"며 "내가 많은 사람들을 만나 사람에 대한 경험치가 많이 쌓이게 된 것 같다"고 전했다.

'술도녀'로 20대의 마지막을 화려하게 장식한 그는 더욱 다채로워질 30대를 꿈꾼다. 그는 "앞으로 더 경험의 폭이 넓어질 거라 생각한다. 여러 가지 카테고리를 통해 팬들을 만나며 그 폭이 더 넓어지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있다. 다가오는 30대에는 더 다양하고 깊어진 경험치를 보여줄 수 있지 않을까 싶다"며 더욱 성장한 모습을 예고했다.

정은지 / 사진=IST엔터테인먼트 제공


[스포츠투데이 최혜진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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