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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르담 드 파리' 프렌치 오리지널, 다시 볼 수 있는 것만으로도 [리뷰]
작성 : 2021년 11월 30일(화) 18:19

노트르담 드 파리 / 사진=마스트엔터테인먼트

[스포츠투데이 윤혜영 기자] 이 시국, 다시 볼 수 있는 것만으로도 기쁘다. 오리지널 프로덕션 20주년 기념 버전으로 다시 돌아온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다.

지난해, 프랑스 초연 20주년 버전으로 돌아왔으나 코로나19 여파로 조기 폐막했던 '노트르담 드 파리' 프렌치 오리지널이 약 1년 만에 다시 한국을 찾았다. '노트르담 드 파리'는 '프랑스의 대문호' 빅토르 위고의 소설을 원작으로 1998년 프랑스 파리에서 초연한 후 20년 이상을 이어오며 23개국 1500만 명 이상을 동원한 공연이다.

작품은 프랑스 역사에서 가장 어두운 시대인 15세기를 배경으로 한다. 노트르담 대성당의 꼽추 종지기 콰지모도는 광장에 사는 아름다운 집시 여인 에스메랄다를 마음에 품는다. 그러나 에스메랄다의 아름다움은 비극의 단초가 된다. 프롤로 주교 역시 에스메랄다를 향한 욕망에 휩싸이고, 근위대장 페뷔스는 약혼녀인 플뢰르 드 리스를 두고 에스메랄다와 사랑에 빠진다. 한 여인을 향한 세 사람의 감정이 엇갈리며 모두가 파국으로 치닫게 된다.

주인공들은 각자가 지닌 한계로 인해 괴로워한다. 콰지모도는 꼽추에 절름발이라는 외양, 에스메랄다는 집시라는 출신, 교주는 종교에 귀속된 자, 근위대장은 약혼녀가 있는 몸이라는 한계에 부딪친다.

특히 태생적 한계를 지닌 콰지모도는 안타까우리만큼 애처롭다. 그의 장애는 모든 이들의 조롱거리가 되고, 원형 틀에 갇혀 자비 없이 굴려져도 물 한 모금 주는 이가 없다. 에스메랄다를 진심으로 대해도 에스메랄다는 콰지모도에게 사랑의 눈길 한 번 주지 않고, 자신을 배신한 페뷔스만 그리워한다. 콰지모도의 처지는 애잔함을 넘어 처연하기까지 하다.

콰지모도의 안쓰러움은 배우 막시밀리엉 필립의 목소리를 덧입으며 더 배가된다. 다듬어지지 않은 거친 날 것의 목소리는 그가 살아왔을 억눌린 시련의 인생을 대변하는 듯 한없이 처절하다.

오랜 세월에 걸쳐 검증된 귀에 익숙한 넘버와 화려한 이력을 자랑하는 배우진은 안정감으로 다가온다. '대성당의 시대(Le temps des cathédrales)'로 시작해 '아름답다(Belle)'를 거쳐 마지막 '춤을 춰요, 나의 에스메랄다(Danse mon Esmeralda)'까지, 무대를 보고 듣는 것만으로도 희열이 따른다.

배우들이 만들어내는 화음은 여러 모습으로 섞이며 색다른 맛을 낸다. 특히 프랑스 초연 멤버인 1949년생 다니엘 라부아(프롤로 주교 역)의 세월을 비껴간 힘은 경이로울 지경이다.

더불어 볼거리가 많아 눈이 바쁘다. 주연들이 노래에 집중하는 동안 댄서들은 무대 전역에서 아크로바틱 향연을 펼치고 이 와중에 앞 좌석에서는 자막이 쏟아진다. 놓치는 순간순간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커튼콜은 감사함의 연속이다.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파리의 음유시인 그랭구와르는 '대성당의 시대'를 또 한 번 들려준다. 서툴러서 더 귀여운 배우들의 "감사합니다" 한국어 인사도 이어진다. 더하여 카메라로 그 순간을 담을 수 있어 너무 고맙다.

서울 공연은 12월 5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대구는 12월 10일부터 26일까지 계명대학교 성서캠퍼스, 부산은 12월 30일부터 내년 1월 16일까지 소향씨어터 신한카드홀에서 공연된다.

[스포츠투데이 윤혜영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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