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이소연 기자] 봅슬레이 선수 강한이 보육원 퇴소 후 자리잡은 과정을 고백했다.
29일 방송된 티캐스트 E채널 '노는브로 2'에서는 봅슬레이 선수 강한이 출연해 과거 힘들었던 시절을 털어놨다.
이날 강한은 "어릴 때부터 보육원에서 자랐는데 엄청 큰 곳이었다. 그 안에 학교도 있고 병원도 있고 제 생각엔 한 나라 같았다. 초등학교 3학년 때까지 좋은 환경에서 자라고 있는 줄 알았는데 육상을 하면서 서서히 느꼈다"며 "다른 친구들은 부모님이 경기를 응원하러 오시는데 저희는 단체로 움직이고 선생님 한 분만 계시니까. '뭔가 다르구나' 싶었다"고 털어놨다.
강한은 "육상을 고3 때까지 했다. 보육원에서 법적으로 만 18세가 되면 강제적으로 퇴소를 해야 한다. 저는 퇴소가 실감이 안 났는데 막상 그날이 되니까 이불도 없이 내 건 우체국 한 박스밖에 없더라. 왜냐면 거기는 자기 옷이 없고 속옷도 다 공용이다. 그걸 들고 나갔는데 잘 곳이 없었다. 나라에서 주는 정착금 500만 원이 다였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퇴소 후 강한은 재활센터 숙소에서 일주일을 지내고 지하철 노숙까지 했다. 운동하고 상하차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어떻게 집을 구했다. 500만 원을 보증금을 넣고 내보내야 했는데 저한테 그냥 나가라고 한 거다. 물어볼 어른도 없고 혼자서 다 해야 하니까. 7개월 정도 살았는데 집주인이 공사한다고 나가라고 하더라. 집주인이 사기를 쳐서 보증금도 못 받았다"고 고백했다.
강한은 "죽고 싶다는 생각은 여러 번 했었다. 보호 종료 아동에 대한 편견도 있고 선입견도 있다. 살아는 게 엄청 힘들었다. 그걸 다 내 스스로 이겨내려고 하니까 벅차고 우울증이 걸렸다"고 솔직하게 힘들었던 시기를 토로했다.
현재 강한은 퇴소 경험자로서 아이들이 건강하게 자립할 수 있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그는 "어차피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이니까 제가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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