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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칫상 엎은 IBK기업은행, 배구인·팬들은 '한숨만' [ST스페셜]
작성 : 2021년 11월 29일(월) 14:19

사진=DB

[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 "잘 차려진 잔칫상을 IBK기업은행이 엎었다. 주워 담는 것조차 제대로 못한다"

2021-2022 V-리그를 바라보는 배구인들과 팬들의 한탄이다.

올 시즌 V-리그는 그 어느 때보다 높은 기대와 관심 속에 막을 올렸다. 2020 도쿄 올림픽에서 여자배구 대표팀이 4강 신화를 달성하고, 그 주역들이 여러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하면서 배구팬들뿐만 아니라 일반인들까지도 V-리그에 관심을 가졌다.

여기에 신생팀 페퍼저축은행의 등장도 팬들의 관심을 끌만한 호재였다. 시즌 개막을 앞두고 어느 때보다 화려한 잔칫상이 차려졌고, 이제는 수저를 뜰 일만 남은 것 같았다.

그러나 개막 후 두 달도 안돼 잔칫상이 엎어졌다. 현재 주요 포털사이트 배구 뉴스란을 뒤덮고 있는 것은 온통 IBK기업은행 사태 관련 기사들 뿐이다. 원래는 있어야 할 선수들의 활약상, 치열한 순위경쟁 등에 대한 기사는 IBK기업은행 관련 뉴스들에 밀려 사라졌다.

현재의 IBK기업은행 사태는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일이다. IBK기업은행에는 도쿄 올림픽 4강 신화의 주역들이 다수 포진해 있고, 지휘봉을 잡은 서남원 감독은 V-리그에서 오랫동안 지도력을 증명했던 지도자였다. 예상치 못한 시즌 초반의 부진, 주전 세터 조송화와 레전드 코치 김사니의 팀 이탈은 분명 충격적인 사건이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IBK기업은행 사태가 이렇게까지 커질 일은 아니었다는 점이다. 논란을 일으킨 인물들 대신 단장과 감독이 밀려나고, 팀을 이탈했던 코치가 오히려 감독대행으로 영전하는 어처구니 없는 사태는 불에 기름을 끼얹은 격이 됐다.

이후에도 비상식적인 상황이 반복됐다. 새로 지휘봉을 잡은 감독대행은 전임 감독에 대해 폭언 의혹을 제기했다. 그러나 폭언을 증명할만한 명확한 증거도, 증인도 없었다. IBK기업은행은 여론을 수습하려는 듯 조송화의 임의해지를 추진했지만, 오히려 절차상의 실수로 망신만 당했다.

배구인들과 배구팬들이 아연실색한 것은 당연하다. 팀 내의 문제로 끝났어야 할 일이 어느새 배구계 전체를 휩쓰는 대형 사건으로 커져버렸다. IBK기업은행을 바라보는 시선이 고울리 없다. GS칼텍스 차상현 감독이 IBK기업은행과의 경기에 앞서 김사니 감독대행과의 악수를 거부한 일은 배구계가 현 상황에 대해 어떤 생각과 감정을 가지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현재의 상황을 수습할 수 있는 것은 오직 IBK기업은행 자신들 뿐이다. V-리그의 구성원으로 뒤늦게나마 책임을 다할지, 아니면 계속해서 물을 흐리는 미꾸라지 행동을 계속할 것인지 배구인들과 배구팬들은 지켜보고 있다.

[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 sports@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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