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
스포츠
포토
스투툰
폴리, 개인통산 첫 트리플크라운 달성…전쟁도 막지 못한 활약
작성 : 2014년 11월 04일(화) 20:02
[수원=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폴리가 V리그 무대에서 개인 통산 첫 번째 트리플크라운을 기록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현대건설은 4일 오후 수원 실내체육관에서 펼쳐진 NH농협 2014-2015 V리그 여자부 기업은행과의 시즌 4번째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1(25-14, 25-19, 23-25, 25-11)로 승리를 거뒀다.

이날 경기에서 폴리는 후위공격 8점, 서브에이스 7점, 블로킹 8점을 포함해 무려 45점을 기록하며 팀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폴리는 올 시즌 초반 인상적인 활약을 펼치며 여자부 최고의 외국인선수로 지목됐지만, 지난 2일 KGC인삼공사전에서는 기대 이하의 활약을 보여 벌써 파훼법이 나온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들었다. 그러나 폴리는 한 경기 만에 180도 달라진 모습으로 돌아오며 자신의 건재를 과시했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폴리는 지난 경기 때 부진했던 이유를 묻자 의외의 대답을 꺼냈다. 폴리는 "지난 경기 때는 심리적으로 많이 불안했다. 우크라이나가 전쟁 중이라 부모님 걱정을 많이 했다. 동료 선수들에게 영향을 끼칠까봐 이런 상황을 말하고 싶지 않았다. 선수들에게 이런 면을 보여줘서 아쉽다"라고 말해 모두를 놀라게 했다.

이어 "뉴스로는 전쟁이 다 끝났다고 하지만, 남아있는 사람들과 연락해보면 아직도 전쟁이 이어진다고 한다. 많이 힘든 상황"이라며 현재 우크라이나의 상황을 전했다.

지난 경기 도중 눈물을 흘린 것이 전쟁 때문이었냐는 질문에는 "자기 때문에 팀이 잘 안 된다는 생각에 죄책감이 컸다. 여기에 우크라이나의 상황도 보여주고 싶지 않았는데 동료들에게 보이게 돼서 더 속상했다"라며 눈물의 이유를 설명했다.

폴리는 이어 "현재 어머니와 할머니, 오빠가 우크라이나에 남아있으며, 다행히 아버지는 러시아에 있다"라며 현재 가족들의 상황을 전했다.

의외의 답변에 동료선수 역시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폴리와 함께 인터뷰에 나선 염혜선은 폴리의 상황에 대해 알고 있었느냐는 질문에 "오늘 처음 듣는다. 항상 밝은 선수기 때문에 이런 말은 처음이다"라며 놀랍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만큼이나 폴리가 프로선수다운 모습을 보이기 위해 노력했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부분이다.

한동안 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하던 폴리는 이제 밝은 이야기를 하자며 스스로 화제를 돌렸다.

이날 폴리는 무려 7개의 서브에이스를 기록하며 V리그 여자부 타이기록을 세웠다. 폴리는 서브를 할 때 어떤 생각을 했느냐는 질문에 "3세트 때 서브를 상대 리베로가 너무 쉽게 받아 속상했다. 상대 리베로 남주연이 대표팀에 있던 좋은 리베로라는 것을 아는데 남주연한테 때린 것이 에이스가 나와 기쁘다"라고 만족감을 표시했다.

폴리는 이어 올 시즌 목표를 묻는 질문에 "30경기 중 25승을 거두고 우승한 것을 신기록으로 알고 있다"라며 "25승보다 더 많은 승리를 거둬 신기록을 세웠으면 좋겠다"라며 당찬 각오를 밝혔다.

폴리는 마지막으로 "양철호 감독님이 혼을 내시지 않아서, 못했을 때 더 죄송하고 민망스럽다. 차라리 화를 내셨으면 좋겠다"라고 말해 취재진의 웃음을 자아냈다.

아픔을 극복하고 홀로 다시 일어선 폴리가 앞으로도 오늘 같은 맹활약을 이어갈 수 있을지, 배구팬들의 관심이 폴리에게 쏠리고 있다.

한편 현대건설은 오는 8일 한국도로공사를 상대로 연승에 도전한다.


이상필 기자 sp907@stoo.com
<가장 가까이 만나는, 가장 FunFun 한 뉴스 ⓒ 스포츠투데이>
스투 주요뉴스
최신 뉴스
포토 뉴스

기사 목록

스포츠투데이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