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 고진영이 2021시즌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최종전 CME그룹 투어 챔피언십(총상금 500만 달러) 타이틀 방어에 성공했다. 올해의 선수 2연패, 상금왕 3연패도 달성했다.
고진영은 22일(한국시각) 미국 플로리다주 네이플스의 티뷰론 골프클럽(파72/6556야드)에서 열린 대회 최종 라운드에서 버디만 9개를 기록하며 9언더파 63타를 쳤다.
9언더파 63타는 고진영의 개인 18홀 최저타 기록이다. 최종합계 23언더파 265타를 기록한 고진영은 하타오카 나사(일본, 22언더파 266타)의 추격을 따돌리고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시즌 5승, LPGA 투어 통산 12승째.
지난해에도 이 대회 우승을 차지했던 고진영은 타이틀 방어에 성공했다. 또한 박세리, 박인비에 이어 LPGA 투어에서 한 시즌 5승을 기록한 세 번째 한국 선수가 됐다.
또한 고진영은 이번 우승으로 올해의 선수 포인트 30점을 보태 211점을 기록, 넬리 코르다(미국, 197점)를 제치고 올해의 선수를 차지했다.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수상이다.
더불어 우승상금 150만 달러를 추가하며 시즌 상금 350만2161달러를 기록, 상금 랭킹에서도 코르다(238만2198달러)를 따돌리고 1위에 올랐다. 지난 2019년과 2020년에도 상금왕에 올랐던 고진영은 3년 연속 상금왕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이외에도 고진영은 CME글로브 포인트에서 1위를 유지했으며, 세계랭킹에서도 1위 탈환 가능성을 높였다.
고진영은 올해 상반기까지 단 1승을 기록하지 못했다. 하지만 7월 볼런티어스 오브 아메리카(VoA) 클래식 우승을 시작으로, 9월 캄비아 포틀랜드 클래식에서 2승을 차지하며 부활을 알렸다.
특히 고진영은 올 시즌 마지막 4개 대회 중 3개 대회(코그니전트 파운더스컵,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 CME그룹 투어 챔피언십)에서 우승하는 저력을 발휘하며 2021년을 자신의 해로 만들었다.
그중에서도 CME그룹 투어 챔피언십에서의 역전 우승은 그야말로 드라마 같았다. 고진영은 1라운드에서 손목 통증에 시달리며 공동 25위에 머물렀다. 고통이 극심해 기권을 고려하기도 했다. 하지만 2-4라운드 내내 그린적중률 100%를 기록하는 등 완벽한 반등에 성공하며 짜릿한 역전극을 연출했다.
이날 고진영은 최종 라운드에서 코르다, 하타오카, 셀린 부티어(프랑스)와 함께 공동 선두로 경기를 시작했다. 하지만 고진영은 시작부터 2위권과의 차이를 벌리기 시작했다. 1번 홀 버디를 시작으로, 3, 4번 홀 연속 버디, 6번 홀, 버디, 8, 9번 홀 연속 버디를 기록하며 순식간에 단독 선두로 도약했다.
기세를 탄 고진영은 후반 들어서도 11번 홀과 13번 홀에서 징검다리 버디를 보탰고, 17번 홀에서도 버디 사냥에 성공하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고진영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코스에서 부담은 없었다. 단지 다른 선수들보다 더 잘하고 싶었고, 해냈다"면서 "개인 베스트 스코어가 64타였는데 오늘 63타를 쳤다. 기록을 깨서 행복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고진영은 또 "골프 생각은 하지 않고, 골프채를 멀리 한 채 푹 쉬고 싶다. 배 위에 감자칩을 올려놓고 넷플릭스를 보고 싶다"며 미소를 보였다.
부티어와 미나 하리게(미국)는 18언더파 270타로 공동 3위에 자리했다. 코르다는 마지막 날 3타를 줄이는데 그치며, 17언더파 271타로 공동 5위에 머물렀다. 코르다는 시즌 4승과 도쿄 올림픽 금메달 등 인상적인 한 해를 보냈지만, 고진영에 밀려 2021년을 아쉽게 마무리하게 됐다.
리디아 고(뉴질랜드)와 전인지는 15언더파 273타로 공동 9위를 차지했다. 리디아 고는 최저타수상(베어트로피) 부문에서 69.329타로 코르다(68.774타), 고진영(68.866타)에 이어 3위에 자리했지만, 두 선수가 규정 라운드(70라운드)를 채우지 못하면서 베어트로피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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