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 2021시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가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지난 4월 롯데렌터카 여자오픈으로 막을 올린 2021 KLPGA 투어는 지난주 SK쉴더스·SK텔레콤 챔피언십까지 약 7개월간 29개 대회를 소화하며 뜨거운 명승부를 연출했다.
▲ KLPGA 투어 2021시즌 '대세'는 박민지!
2021년은 '박민지의 해'였다. 2017년 정규투어 데뷔 이후 매년 1승씩을 기록했던 박민지는 올해 기량이 만개하며, 대상, 상금, 다승 타이틀을 휩쓸었다.
박민지의 우승 행진은 그야말로 거침없었다. 시즌 두 번째 대회인 4월 넥센·세인트나인 마스터즈에서 첫 승을 신고한 뒤, 5월 NH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 정상에 오르며 데뷔 후 처음으로 한 시즌 다승을 달성했다.
하지만 이는 시작에 불과했다. 5월 두산 매치플레이 챔피언십에서도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2주 연속 우승을 기록했고, 6월에도 셀트리온 퀸즈 마스터즈와 DB그룹 제35회 한국여자오픈 골프선수권대회에서 2주 연속 우승을 쓸어 담았다. 특히 한국여자오픈 우승은 박민지의 생애 첫 메이저대회 우승이었다. 이후 박민지는 7월 신설 대회인 대보 하우스디 오픈에서 초대 챔피언에 오르며 시즌 6승째를 달성했다.
박민지가 상반기에만 6승을 쓸어 담으면서 KLPGA 투어 한 시즌 최다승 기록(9승, 신지애, 2007년)을 갈아치울 수 있을지에도 관심이 쏠렸다. 그러나 박민지는 하반기 들어 승수 추가에 실패하면서 신지애의 기록에는 미치지 못했다.
비록 한 시즌 최다승 기록 달성에는 실패했지만 박민지는 압도적인 차이로 다승(공동 2위, 2승-이소미, 장하나, 김수지, 김효주, 유해란) 1위를 기록했다. 또한 시즌 상금 15억2137만4313원을 벌어들이며 KLPGA 투어 한 시즌 최다 상금 신기록을 세웠다. 더불어 대상포인트에서도 680점으로 임희정(618점)을 제치며, 대상, 상금, 다승 3관왕을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 장하나, 통산 상금 50억 원 돌파+평균타수 1위
2021시즌 초반 KLPGA 투어의 가장 큰 관심거리 중 하나는 장하나의 생애 상금 50억 원 돌파였다. 장하나는 4월 롯데렌터카 여자오픈과 넥센·세인트나인 마스터즈에서 연속 준우승을 차지했고, 5월 NH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과 두산 매치플레이 챔피언십에서도 각각 10위, 16강(9위)을 기록하며 꾸준히 상금을 쌓았다. 이어 E1 채리티 오픈에서 3위를 기록, KLPGA 투어 생애 상금 50억 원을 돌파했다. 지금까지 장하나 밖에 달성하지 못한 대기록이다.
50억 원 고지를 넘어선 장하나는 이후에도 훨훨 날았다. 6월 롯데 오픈에서 시즌 첫 승을 신고했고, 9월 KB금융 스타챔피언십에서 정상에 오르며 왜 자신이 '가을의 여왕'을 불리는지를 증명했다. 또한 시즌 평균 69.9088타를 기록, 모든 선수들 가운데 유일하게 69타대 평균타수를 기록하며 생애 첫 최저타수 타이틀까지 차지했다.
▲ 상반기에는 박민지, 하반기에는 임희정
2021시즌 상반기에 가장 빛난 선수가 박민지였다면, 하반기에 가장 뛰어난 활약을 펼친 선수는 임희정이었다. 임희정은 지난 8월 고향에서 열린 국민쉼터 하이원 리조트 여자오픈에서 시즌 첫 승을 수확하며 기세를 올렸다. 이후 10월 하이트진로 챔피언십과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 준우승, SK네트웍스·서울경제 레이디스 클래식 3위, 11윌 S-OIL 챔피언십 3위를 기록하며 대상 경쟁을 시즌 최종전까지 끌고 갔다.
마지막 대회에서 임희정이 우승하고 박민지가 톱10에 들지 못한다면 대상 수상자가 바뀌는 경우의 수가 있었지만, 두 선수가 모두 컷 탈락하면서 임희정은 대상포인트 2위에 만족해야 했다. 하지만 임희정은 인상적인 하반기를 보내며 KLPGA 투어를 끝까지 흥미진진하게 만들었다.
▲ 대상만큼 치열했던 신인상 경쟁, 수상자는 송가은
생애 한 번만 받을 수 있는 신인상의 영광은 송가은에게 돌아갔다.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정규투어에서 활약한 송가은은 루키 선수들 가운데 유일하게 정규투어 우승(9월 하나금융그룹 챔피언십)을 차지하는 등 톱10 6회를 기록, 신인상포인트 2177점을 획득했다.
홍정민도 톱10 7회를 기록하는 등 꾸준한 성적을 내며 신인상포인트 2129점을 기록했지만, 송가은을 따라잡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김수지·곽보미·임진희·전예성·송가은 생애 첫 우승…이정민 5년만에 승전보
올 시즌 KLPGA 투어에서 다승을 기록한 선수는 박민지(6승)를 비롯해, 이소미, 장하나, 김수지, 김효주, 유해란(이상 2승)까지 총 6명이다. 이 가운데 김효주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를 주무대로 활약했지만, KLPGA 투어 단 4개 대회에 출전해 2승을 쓸어 담았다.
박현경은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메이저대회 KLPGA 챔피언십을 제패했다. KLPGA 챔피언십 연속 우승은 지난 1980년부터 1982년까지 3년 연속 우승을 차지한 고 구옥희 이후 무려 39년 만의 대기록이다.
곽보미와 임진희, 전예성, 송가은, 김수지(2승)는 올해 처음으로 우승자 반열에 올랐다. 곽보미는 프로 데뷔 11년 만에 처음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고, 임진희도 데뷔 4년 만에 첫 우승의 감격을 누렸다. '2년차' 전예성과 '루키' 송가은은 첫 우승과 함께 새로운 스타 탄생을 알렸다.
베테랑 이정민은 무려 5년만에 KLPGA 투어에서 우승 소식을 전했다. 김해림과 오지현, 지한솔, 박지영은 3년만에, 임희정과 이다연은 2년만에 정상에 올랐다. LPGA 투어에서 활약 중인 고진영도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을 통해 국내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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