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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리셰 범벅, 익숙한 듯 예스럽다 ['너의 밤' 첫방]
작성 : 2021년 11월 08일(월) 09:24

너의 밤이 되어줄게 / 사진=SBS

[스포츠투데이 현혜선 기자] 뚜껑을 연 '너의 밤이 되어줄게'는 너무 익숙하고, 각 요소들이 예스럽다. 클리셰 범벅인 드라마의 묘미는 알아도 계속 보게 만드는 힘이다. 그러나 '너의 밤이 되어줄게'가 이런 묘미를 살릴 수 있을지 의문이다.

7일 밤 SBS 새 일요드라마 '너의 밤이 되어줄게'(극본 서정은·연출 안지숙, 이하 '너의 밤')가 첫 방송됐다.

'너의 밤'은 몽유병을 앓고 있는 월드스타 아이돌과 비밀리에 이를 치료해야 하는 신분 위장 입주주치의의 달콤 살벌한, 멘탈 치유 로맨스다.

이날 방송은 밴드 루나를 잘 이끌어야 된다는 압박에 실신한 윤태인(이준영)의 모습으로 시작됐다. 윤태인은 루나의 곡을 만들며 프로듀싱까지 하는 완벽주의자다. 그러나 이번에 야심차게 준비한 곡이 어렵다는 이유로 대중의 외면을 받으며 큰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상황이다.

3일 동안 잠을 자지 않을 정도로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윤태인은 결국 몽유병에 걸리게 됐다. 병원에서 자신도 모른 채 밖으로 나가게 된 것이다.

인윤주(정인선)는 씩씩하게 삶을 꾸리고 있는 가이드다. 그는 어릴 적 살던 초록 대문 집을 산다는 일념 하에 쉬지 않고 일을 한다. 그러던 중 미국으로 입양 간 쌍둥이 언니 강선주(정인선)를 만나고, 이미 쌀쌀맞게 변한 언니의 모습에 실망한다.

그래도 인윤주는 사장의 도움으로 대출도 받고 초록 대문 집 입주를 앞두게 됐다. 그러나 사장은 인윤주에게 사기를 쳤고, 인윤주는 하루아침에 거액의 빚을 떠안게 됐다. 그때 인윤주는 강선주를 떠올렸고, 그를 만나러 가다가 루나의 소속사 문대표(곽자형)의 오해를 산다. 문대표는 윤태인을 치료하기 위해 인윤주에게 입주 주치의를 제안하게 됐다.

너의 밤이 되어줄게 / 사진=SBS


작품은 어딘가 묘하게 익숙하다. 요소들 하나하나가 어디선가 본 듯하다. 아이돌 남성 밴드 구성, 예민하고 완벽주의인 남자 주인공, 순진하게 사기를 당하면서도 꿋꿋하게 삶을 사는 캔디형 여자 주인공이 그렇다. 아이돌 멤버의 숙소에서 살게 되는 여자의 이야기도 새로운 것이 아니다.

우연히 만남을 이어가는 남녀 주인공의 모습도 익숙하다. 첫 만남에서 부딪히고, 두 번째 만남에서는 서로 오해를 하고 잊을 수 없는 잔상을 남기는 건 과거 드라마에서 자주 사용된 공식이다. '너의 밤' 역시 이런 공식을 그대로 따른 것처럼 보인다.

캐릭터의 성격도 판에 박혔다. 예민하고 화가 많은 남자 주인공, 캔디형 여자 주인공, 다양한 듯 보이나 전형적인 밴드 멤버들의 성격은 클리셰로 점철됐다.

특히 캔디형 여자 주인공의 성격은 옛 드라마에서 자주 나왔다. 외로워도 슬퍼도 꿋꿋하게 돈을 모으고, 야무진 듯 보이나 사기를 당해 거액의 빚을 지기도 한다. 부동산 사기가 판치는 요즘, 너무 쉽게 인감도장을 내주는 인윤주의 모습은 시대착오적으로 보이기까지 한다.

캐릭터들이 평면적인 성격을 형성하고 있어 다채로운 느낌이 덜하다. 이는 결국 몰입도로 이어지고 결국 시청자들에게 지루함을 유발할 수 있는 요소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등장인물들은 많지만, 그 활용을 제대로 못한 모양새다.

연기에 첫 도전하는 배우들이 많은 만큼 연기력을 기대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다만 중심을 잡고 있는 정인선과 이준영의 앞으로 '케미'가 관건이다.

'너의 밤'이 클리셰를 극복하고 시청자들을 힐링의 세계로 이끌 수 있을지 주목된다.

[스포츠투데이 현혜선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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