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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보현의 또 다른 얼굴 [인터뷰]
작성 : 2021년 11월 09일(화) 11:26

안보현 / 사진=FN엔터테인먼트 제공

[스포츠투데이 김나연 기자] 배우 안보현이 '유미의 세포들'이라는 도전을 통해 자신 안의 새로운 모습을 끄집어냈다. 더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고자 하는 안보현이 강력한 추진력을 얻은 셈이다.

안보현은 최근 종영한 티빙 오리지널 드라마 '유미의 세포들' 시즌 1에서 구웅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그는 웹툰 원작 캐릭터와 싱크로율 100% 선보이며 유미(김고은)와 일상 연애 속 찰떡 케미스트리뿐만 아니라 설렘 가득 워너비 남친 피지컬로 시청자들을 매료시켰다.

동명의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하는 '유미의 세포들'은 국내 드라마 처음으로 실사와 3D 애니메이션을 결합한 포맷으로 큰 주목을 받았다. 우려와는 달리 뚜껑을 연 '유미의 세포들'은 김고은, 안보현 등 배우들의 연기력과 베테랑 성우들이 뭉친 3D 애니메이션이 완벽한 시너지 효과를 불러오며 시청자들의 큰 호평을 받았다.

안보현은 "처음 시도하는 거였기 때문에 시청자들이 어떻게 보실까 걱정도 했었는데 많은 분들이 좋아해 주시고, 응원해 주시고, 격려를 해주셔서 재밌게 잘 끝낸 것 같다"고 밝혔다.

'유미의 세포들'은 32억 뷰를 자랑하는 동명의 대박 웹툰을 원작으로 하는 만큼 부담감도 컸을 터. 안보현은 "'유미의 세포들'이 유명한 작품인 건 알고 있었지만 보지는 못했는데, 캐스팅이 되면서 서점에 가서 '유미의 세포들' 책을 사서 읽었다. 마지막까지 보려고 했는데 감독님께서 '원작을 보면 만화를 따라갈 것 같고 틀에 갇힐 수도 있으니 안 봐도 된다'고 하셔서 구웅 에피소드까지만 봤다"고 밝혔다.

이어 "부담감은 상당히 컸다. 제 동생이 제가 하는 일에 대해서 큰 관심이 없는데 '유미의 세포들'을 한다고 했을 때는 '오빠 큰일났다'고 하더라. 원작이 너무 좋은 작품이다 보니까 걱정과 동시에 저에게는 큰 도전이었다"고 털어놨다.

그러나 안보현은 외형부터 연기까지 '구웅 그 자체'라는 호평을 들었다. 그는 "걱정을 많이 했는데 그 걱정이 값지게 돌아온 것 같은 느낌이 든다"고 웃었다.

안보현은 "감독님도 너무 원작에 연연하지 말라고 하셨다. 긴머리로 가지 않아도 된다고 부담감을 덜어주려고 하셨는데 제 생각은 달랐다"며 "원작을 보신 분이라면 구웅의 긴 머리, 까만 피부, 턱수염은 꼭 가져가야 한다고 생각했다. 다 제 머리는 아니고, 반은 가발이었다. 태어나서 그 정도로 머리를 기른 게 처음이고, 피부 태닝도 15번 이상 했다"며 "만화랑 비슷하다 보니까 피드백이 좋게 와서 촬영을 좀 더 힘내서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안보현 / 사진=FN엔터테인먼트 제공


그만큼 '유미의 세포들' 속 구웅은 안보현에게 도전이었다. 안보현은 "전에는 악역이나 범행을 저지르는 역할을 많이 해서 시청자들이 강인하고, 사악하고 악역에 적합한 이미지로 보셨던 것 같다"며 "구웅이라는 캐릭터를 하게 되면 그 이미지를 탈피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밝혔다.

구웅으로 변신한 안보현의 도전은 성공적이었다. 그는 "캐릭터의 도움을 빌려서 제 자신에 대해서 새롭게 알게 된 것도 있다"고 말했다. 구웅은 자칫 비호감으로 보일 수도 있는 캐릭터였지만, 안보현은 자신과 공통점을 찾고 캐릭터를 이해하려고 노력했다.

안보현은 "사실 대본을 받아봤을 때도 '이렇게 답답할 수 있을까? 이렇게 표현을 못 하면 누구라도 돌아서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했다. 'ㅇㅇ'이라는 답장을 보낸다거나 하는 건 욕 들을 만하고, 이별 사유가 될 정도라고 생각한다. 너무 무성의하다. 대본을 보면서 연기하기 싫다고 생각했을 정도"라고 웃었다.

이어 "구웅이 지질하고, '똥차'라고 하는 반응이 많지만 웅이를 연기하다 보니까 팔이 안으로 굽더라. 욕을 먹을 만한 행동도 했지만 보듬어주고 싶고, 또 웅이만의 사연이 있다는 생각도 들었다. 제 안에서만큼은 긍정적인 부분을 보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김고은도 그의 성공적인 도전에 큰 도움을 줬다. 안보현은 "김고은의 연기를 웬만하면 다 본 것 같은데 처음으로 얼굴을 마주치고 호흡을 맞춘 건 이번 작품이 처음이다"라며 "지금은 그냥 김고은이 유미 같고, 유미가 김고은 같다. 연기력도 어마어마하고, 배우 김고은을 김유미에게 입히는 작업에 매료가 될 정도였다. 그걸 보면서 저도 빨리 '구웅화' 돼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많은 분들이 같이 웃고 울 수 있는 연기를 보여준 것 같아서 큰 힘이 됐다"고 고마워했다.

안보현 / 사진=FN엔터테인먼트 제공


비록 해피엔딩은 아니었지만, 안보현은 첫 로맨스 코미디를 성공적으로 완주했다. 그는 "댓글 중에 제 로맨스를 신기해하시는 분들이 있더라. 이 드라마를 통해서 저의 다채로운 색을 보여줄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고, 더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이 더 많이 든다"고 밝혔다.

더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며 배우의 길을 걷고 싶다는 안보현이다. 그의 '프라임 세포'는 감성세포 또는 불안세포라고 했다. 더 좋은 배우가 되고 싶은 만큼 고민도 많다.

그는 "저에 대한 의심이 많고, 제가 저에게 당근을 잘 못 주는 스타일이라서 채찍질을 계속하고 있다. 누가 칭찬을 해줘도 '이게 맞는 건가' 싶기도 하고, 고민하는 지점이 많다 보니까 불안보다는 걱정이 많다. 그런 것들이 항상 몸에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타지인 서울에 혼자 올라와서 반지하부터 '연기' 하나만을 바라보고 달려온 안보현은 "'열일'의 원동력은 돈도, 명예도 아닌 가족이기도 하고, 또 제가 좋아하는 일이니까 오래 하고 싶은 욕구가 크다"고 했다.

올 하반기 '유미의 세포들'부터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마이네임'까지 안보현은 전혀 다른 매력의 연기를 선보이면서 넓은 스펙트럼을 보여줬다. 자타공인 '대세' 배우로 자리 잡으며 자신의 꿈에 더 가깝게 가는 중인 그는 "두 작품을 하면서 제가 걱정하고 고민했던 지점이 값지게 돌아온 것 같다. 많은 분들이 작품을 재밌게 봐주시고 역할 이름이 아닌 제 이름도 알아주셔서 너무 좋은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또 두 캐릭터가 전혀 다른 성향이라서 많은 분들이 저에 대한 기대치가 생기신 것 같다. 저 또한 올해 작품들이 좋은 자극제가 돼서 내년에는 조금 더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려야겠다는 다짐도 한다. 감사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고 덧붙였다.

[스포츠투데이 김나연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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