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현혜선 기자] 데뷔 8년 차 곽시양은 연기의 '재미'를 느끼기 시작했다. 앞으로도 재밌는 연기를 보여주고 싶다는 그다. 악역 캐릭터에서조차 남다른 재미를 찾는 그는 연기를 즐기고 있다.
2014년 데뷔한 곽시양은 드라마 '칠전팔기 구해라' '오 나의 귀신님' '다 잘될 거야' '마녀보감' '끝에서 두 번째 사랑' '시카고 타자기' '웰컴2라이프', 영화 '로봇 소리' '방 안의 코끼리' '굿바이 싱글' '목격자' '장사리: 잊혀진 영웅들' '앨리스' 등에 출연하면서 필모그래피를 쌓았다.
이런 곽시양이 오랜만에 사극으로 돌아왔다. SBS 월화드라마 '홍천기'(극본 하은·연출 장태유)를 통해서다. '홍천기'는 신령한 힘을 가진 여화공 홍천기(김유정)와 하늘의 별자리를 읽는 붉은 눈의 남자 하람(안효섭)이 그리는 한 폭의 판타지 로맨스다. 곽시양은 극중 왕좌를 꿈꾸는 단왕조의 둘째 왕자 주향대군 이후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홍천기'는 시청률 1위로 시청자들의 많은 사랑을 받으면서 종영됐다. 이에 대해 곽시양은 "저는 항상 촬영하면서 '열심히 해야지'라는 마음뿐이었다. 시청률에 대한 생각은 하지 않았다. 많이 사랑해 주시고 시청률도 잘 나와서 더욱 힘이 나는 것 같다. 다른 배우들도 즐겁게 마무리하지 않았나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곽시양은 '홍천기'를 통해 5년 만에 사극에 도전했다. 신경 써야 할 부분도 많을 터. 곽시양은 "'홍천기' 대본을 받고 읽기 시작했을 때는 카리스마가 진한 캐릭터였다. 첫 번째로 가장 중요한 건 외적인 모습이었다. 의상은 어떤 계열의 색깔이 좋을지, 분장은 어떻게 하면 조금 더 날카롭게 보일 수 있을지 등 외적인 거에 많이 신경썼다"고 말했다.
이어 "처음에는 사극 도전이 걱정이 됐다. 그래도 연차가 쌓이면서 경험해 보고 싶었던 역할이었기 때문에 나름대로 준비를 많이 했다. 그리고 촬영에 임하니 조금 더 즐겁게 촬영을 하지 않았나 싶다"고 덧붙였다.
곽시양이 연기한 주향대군은 조선 왕조 역사 속 수양대군을 모티브로 한 인물이다. 곽시양은 "연기적인 부분에서는 다른 영화를 많이 참고했다. 다른 인물, 모티브로 했던 수양대군을 어떻게 하면 내 색깔로 만들 수 있을까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곽시양은 영화 '관상' 속 이정재의 수양대군 연기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전했다. 그는 "'관상'이라는 영화를 봤고 거기서 이정재 선배님의 연기를 봤다. 말투와 긴장했을 때의 표현을 세세하게 분석하려고 했다. 수양대군을 모티브로 삼은 캐릭터를 연기하는 것에 대한 부담감이 있었다. 그래서 그런지 이정재 선배님이 하셨던 수양대군 역할이 임팩트가 크게 다가왔다"고 전했다.
곽시양은 이정재의 연기에서 영감을 받은 것은 물론, 평소 롤모델로 삼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정재 선배님처럼 되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많은 매력을 갖고 계신다. '관상', '오징어 게임'도 그렇고 캐릭터 특유의 맛을 잘 살리시는 것 같다. 보고만 있어도 많이 배우는 부분이 있다. 나중에 나이를 먹어서도 그렇게 되고 싶다"고 했다.
그래도 곽시양은 자신만의 수양대군을 표현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그는 "디테일에 신경 썼다. 내가 찡긋하는 게 많이 나오더라. 특유의 찡긋함과 이를 통한 대사로 디테일을 표현했다"며 "촬영을 하면서 뭔가를 만들어 내려고 하지 않았던 게 큰 노력이다. 수양대군 목소리의 미세한 떨림, 표정 상화에 맞는 리액션이라든지 세세한 부분을 녹여보려고 했다. 그래서 나와 주향대군과의 싱크로율은 점차 커져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주향대군은 빌런임에도 깊은 서사 덕에 사랑받은 캐릭터다. 이에 대해 곽시양은 "주향대군은 서사가 있었기 때문에 어렸을 때부터 보여줄 수 있었다. 그래서 사랑을 받지 않았나 싶다. 주향대군은 왕권에 대한 욕망이 있는 인물이다. 왕좌에 대한 욕심과 더불어 마왕을 차지하려는 욕심이 극명하게 서사로 나타난다. 그래서 좋아해주신 게 아닐까 싶다"고 전했다.
주향대군은 마왕을 갈망하는 캐릭터다. 때문에 마왕과 만나는 장면이 다수 존재한다. 다만 마왕이 CG로 표현된 만큼 다가가기 어색했다고. 곽시양은 "촬영하면서 어색한 부분이 있었다. 감독님이 마왕의 손길이 뻗어나간다고 말씀하시면 저는 목이 졸리는 듯한 제스처와 행동을 했어야 됐다. 어색했음에도 다른 배우들이 다 같이 어색함을 이기고 열심히 해주셨다. 그래서 나도 어색함을 금방 극복할 수 있었다. 내 나름대로의 상상력을 발휘하면서 마왕과 촬영을 했다"고 말했다.
어느덧 곽시양은 데뷔 8년 차를 맞았다. 그는 "벌써 8년 차다. 이전에 내가 했던 연기들을 보면 손발이 오그라들고 부끄럽다. 앞으로 다음 작품을 할 때는 더 나은 모습을 보여드리기 위해 노력해야겠다 싶다. 조금 있으면 10년 찬데 그때도 지금처럼 변함없이 열심히 하려고 한다. 어떻게 하면 재밌게 할 수 있을까 고민한다. 일하면서 즐거워야 일에 흥미를 잃지 않고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는 것 같다. 오랫동안 연기를 하고 싶다"고 소회를 밝혔다.
곽시양은 자신의 필모그래피를 돌아본다고 말했다. 그는 "이 작품은 어떤지 내가 이렇게 했었지, 이 작품에서는 내가 만족하는 장면이 있었지 생각하면서 본다. 자주 돌아보진 않고 내 이름을 검색했을 때 나오는 필모그래피를 본다. 그러면 '열심히 살았구나, 열심히 했구나' 싶다. '항상 좋은 기회가 있었구나'라는 마음"이라고 설명했다.
연기의 '재미'를 강조한 곽시양이다. 그는 '홍천기'를 촬영하면서도 재미를 느꼈다고 전했다. 그는 "'홍천기'를 촬영하면서 정말 해보고 싶었던 걸 다 해봤다. 왕이 되고 싶은 욕구에 곤룡포도 입어보고, 극중 사람을 죽여보기도 했다. 재밌는 경험이었다"고 했다.
끝으로 곽시양은 앞으로도 연기의 재미를 찾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재밌는 사람, 재밌는 캐릭터를 연기하기 위해 노력한다. 코믹적인 요소도 좋아한다. 과하지 않지만 사람들을 즐겁게 만들고 싶다. 앞으로 더 연구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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