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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카남', '가상 부부' 이상준·은가은에 정체성 흔들 [ST이슈]
작성 : 2021년 11월 03일(수) 14:41

이상준 은가은 / 사진=TV조선 와카남

[스포츠투데이 최혜진 기자] 굴러온 '가상 부부'가 박힌 돌을 빼냈다. 부부, 가족 예능을 표방하던 '와카남'의 정체성이 흔들리고 있다.

지난 6월 29일 첫 방송된 TV조선 예능프로그램 '와이프 카드를 쓰는 남자'(이하 '와카남')은 변화된 시대에 따라 경제력이 높은 아내가 늘어나고 있는 생활 트렌드를 적극 반영한, 전 세대를 아우르는 '뉴 노멀 가족 리얼리티'다.

든든한 경제력을 갖춘 아내 덕분에 풍족한 일상을 누리는 남편과 가족들에 포커스를 맞춰, 그들이 선보이는 신박하고 유쾌한 일상을 가감 없이 공개하겠다는 기획 의도를 갖췄다.

부부, 가족 예능을 표방하고 있는 만큼 출연진도 부부 중심으로 이뤄졌다. 특히 기업인 이수영 회장 부부, 예비 대선 후보인 홍준표 부부 등도 출연해 눈길을 끌었다.

그러나 점점 '와카남'의 기획 의도가 벗어나고 있다. 바로 지난 9월 21일부터 이상준, 은가은의 가상 부부 생활이 시작되면서부터다.

처음 두 사람의 출연은 단회성으로 끝나는 듯했다. 그도 그럴 것이 두 사람은 '와카남'의 '추석 특집'으로 등장했다. 그러나 '특집'으로 시작된 '가상 부부 체험'이 장기전으로 이어지고 있다.

급기야 지난달 27일에는 혼인신고서를 작성하는 이상준, 은가은의 모습이 담겼다. 이날 방송에서는 캠핑을 떠난 두 사람이 혼인 신고서를 작성하는 모습이 담겼다.

지난 2일 방송에서는 두 사람이 혼인 신고서 작성을 마치기 위해 증인들의 사인을 받기도 했다. 웨딩촬영 현장도 그려졌다. '부부'를 모방하는 만큼 리얼한 장면들이 연출되기도 했다. 두 사람은 로맨틱한 무드를 형성하기 위해 침대에 누워 촬영을 진행했다. 은가은은 "오빠 심장 때문에 머리가 아프다"고 말했고, 이상준은 그런 은가은의 이마에 입을 맞췄다.

말 그대로 주객전도가 된 상황이다. '혼인 신고' '웨딩 촬영' 등을 소재로 내세운 콘텐츠만이 화제가 됐고 '와카남'은 이를 홍보 자료로 적극 활용해 왔다. '와카남'의 주인공인 '실제 부부'들이 '가상 부부'의 그림자에 가려지게 된 셈.

와카남 / 사진=TV조선


'와카남'은 첫방 전부터 우여곡절이 많았다. 특히 부부들의 일상을 조명했던 예능 '아내의 맛'과 유사한 포맷, 출연진 등으로 지적을 받았다. 그러나 제작진 측은 "기존에 볼 수 있던 부부, 혹은 가족 예능 프로그램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시선으로 보는 예능 프로그램을 만나실 수 있을 것"이라며 "신선한 공감과 재미를 선사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신선한 재미를 예고했던 '와카남'은 때 아닌 가상 부부 특집을 선보이고 있다. 그러나 해당 콘텐츠는 식상하다. 이미 많은 예능프로그램에서 가상 부부의 일상을 다룬 바 있기 때문.

시청률도 반짝효과에 머물렀다. 은가은, 이상준이 처음 등장했던 13회 시청률은 5.4%(이하 닐슨코리아 유료가구기준)를 기록했다. 이는 12회 시청률 3.9%보다 1.5%P 상승한 수치다. 그러나 이후 하락세를 보이며 4%대 접어들더니 최근 회차에서는 4.6%를 기록했다.

기획 의도도, 신선함도, 시청률도 모두 잃은 '와카남'이 정체성과 성적을 모두 되찾을 수 있도록 제작진들의 고심이 필요할 때다.

[스포츠투데이 최혜진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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