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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시찰' 교도소 속 작은 세계 [무비뷰]
작성 : 2021년 10월 26일(화) 09:01

요시찰 / 사진=영화 포스터

[스포츠투데이 현혜선 기자] 교도소 안은 다양한 인간이 저마다의 사연을 안고 오는 곳이다. 사회와 단절된 이들에게 교도소는 작은 세계다.

영화 '요시찰'(감독 김성한·제작 씨엠닉스)은 8번 방 감옥에 자신이 신(오달수)이라고 주장하는 남자가 등장하면서 펼쳐지는 이야기다.

작품은 신이 8번 방 감옥에 들어오면서 시작된다. 8번 방은 목사(김정욱)와 스님(아키라)의 종교 분쟁, 사형수(최민석)의 고뇌, 약쟁이(류영찬)의 이상한 행동 등으로 늘 시끄러운 곳이다. 이런 곳에 신이라고 주장하는 남자가 등장하고, 자신이 어지러운 세상을 정리하러 왔다고 한다.

어딘가 이상하지만 논리적인 신의 말들에 8번 방 사람들은 점점 그를 믿기 시작한다. 사형수는 최후를 앞두고 신에게 자신을 고백하면서 마음의 안정을 찾기도 한다.

이런 8번 방에 돈의 신인 재벌 2세(김승환)가 등장한다. 재벌 2세는 교도소에 핸드폰을 갖고 들어오고 엄청난 재산을 자랑하기도 한다. 이를 권력 삼아 콧대를 세우지만, 교도소에서의 재물은 결국 한계가 있는 법. 담장 안에 감춰진 돈은 가치를 잃기 마련이다. 이를 깨달은 재벌 2세는 절망하고, 신은 재벌 2세에게 탈출은 제안한다.

이처럼 '요시찰'은 각종 분쟁과 다양한 인간 군상에 대해 질문하고 답변한다. '요시찰' 속 8번 방은 작은 세계이자 인간의 삶을 응집하고 있는 곳이다. 종교적 이념의 대립과 최후를 앞둔 인간의 번뇌, 약쟁이가 보여주는 인간 본연의 욕망, 그리고 재벌 2세가 등장하면서 시작된 자본주의 세계가 그렇다.

또 교도소는 어떤 사회적 지위를 가진 사람이 들어가도 결국 평등해지는 공간이기도 하다. 같은 옷을 입고 같은 음식을 먹고 같이 잠을 잔다. 이런 평등 사회에서는 인간 마음속 깊은 곳에 자리한 본성을 끌어내기 쉽다. 신에게 인물들은 이런 속마음을 쉽게 털어놓는다. '요시찰'은 이런 장치를 적극 활용한다.

다만 한정된 공간과 전개 방식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영화의 99%는 8번 방이 배경이다. 106분의 러닝타임을 감당하기에는 지루할 따름이다. 또 대화 위주로 진행되는 전개 방식도 지루함을 더한다. 큰 줄기나 서사 없이 등장인물들의 일상적 모습, 또 신과의 대화를 통해서만 작품이 진행되는 것. 대부분의 대화는 철학적이다. 이를 따라가기엔 작품의 러닝타임은 길고, 집중력은 떨어진다.

'요시찰'은 배우 오달수의 복귀작이다. 오달수는 지난 2018년 미투 논란 이후 활동을 잠정적으로 중단했다. 해당 사건 이후 촬영한 첫 작품이 '요시찰'이다. 오달수는 신 역을 맡아 작품의 중심을 잡았다. 신은 전체적인 이야기를 끌고 가는 인물. 오달수의 주특기인 코믹을 무기로 무겁지 않은 신을 그렸다.

'요시찰'은 13일 온라인 및 OTT를 통해 공개됐다.

[스포츠투데이 현혜선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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