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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형 '동백', 짙은 여운을 남기다 [무비뷰]
작성 : 2021년 10월 20일(수) 10:00

동백 / 사진=영화 동백 포스터

[스포츠투데이 최혜진 기자] 배우 박근형의 안목이 또 통했다. 그는 영화 '동백'을 만나 역사적 사건을 묵직한 열연으로 표현해내며 마음을 울렸다. 뚝배기에 담긴 국밥처럼 짙은 여운도 남겼다.

영화 '동백'(감독 신준영·제작 해오름ENT)은 실제 1948년 10월에 일어났던 여순사건의 아픔을 안은 채 식당을 운영 중인 노인 순철(박근형)이 어느 날 뜻밖의 손님을 마주하게 되며 벌어지는 이야기다.

작품은 어머니에게 물려받은 국밥 가게 동백을 운영하는 순철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순철의 가게는 불경기로 인해 폐업 위기에 놓였다.

이후 식당에 한 손님이 찾아오며 상황이 뒤바뀐다. 손님인 연실(신복숙)의 정체는 바로 서울 유명 투자 업체의 대표. 그는 아버지가 진 빚을 갚고 싶다며 대규모 투자를 약속한다.

그러나 연실의 아버지는 여순사건 발발 당시 순철의 아버지를 죽게 한 장본인이었다. 뒤늦게 이 사실을 알게 된 순철은 투자를 거부하고 이 과정에서 가족들과 갈등을 겪게 된다.

그저 "우리는 죄가 없다는 말을 듣고 싶었다"는 순철은 과거의 아픔을 딛고 오랜 시간 지켜온 동백 역시 지켜낼 수 있을까.

동백 / 사진=영화 동백 스틸컷


'동백'은 여순사건을 스크린에서 최초로 다루며 개봉 전부터 큰 화제를 모았다. 여순사건이란 전라남도 여수에 주둔하고 있던 국방경비대 제14연대 소속의 일부 군인들이 제주 4·3 사건 진압을 거부하며 일으킨 사건이다. 역사적인 메시지와 상징성을 담은 작품인 만큼 '동백'은 보는 재미를 넘어 묵직한 울림까지 전달한다.

역사적 이야기를 다룬 '동백'은 국밥 같은 매력을 지녔다. 담백한 듯했던 국밥은 끓기 시작하며 그 맛이 더욱 좋아진다. 뚝배기에서 오랜 온도를 유지하는 국밥처럼 작품의 여운도 오랜 시간 이어진다.

먼저 작품 초반에는 동백을 운영하는 순철을 중심으로 그의 가족들 이야기가 그려진다. 평범하면서도 공감 가득한 그들의 일상은 작품에 점점 몰입하게 한다. 담백해보였던 이야기는 시간이 갈수록 농익는다. 특히 여순사건의 아픔을 표현한 순철의 이야기가 눈길을 끈다. 충격적인 사건을 목도했던 순철은 울분을 토하고 소리를 지른다. 작품 속 갈등이 마무리된 순간에서도 과거의 아픔과 순철의 이야기는 오래도록 관객들의 마음에 머문다.

이를 연기한 박근형은 역시나 박근형이었다. 오랜 시간 쌓여온 연기의 내공이 빛을 발했다. 전달력 높은 대사, 상황에 맞는 감정 연기 등이 순식간에 관객을 압도했다. 함께 연기한 김보미, 정선일 등 연기파 배우들도 제 몫을 톡톡히 한다. 박근형은 과거를 녹여낸 이야기와 배우들과 시너지를 발휘하며 제 안목이 옳았음을 증명해냈다.

국밥 같은 이야기에 역사까지 담아낸 '동백'은 누군가에게는 깨우침을, 누군가에겐 묵직함 울림을 전한다. 배우들의 열연으로 잊혀져가던 역사를 일깨우게 하는 '동백'은 오는 21일 개봉된다.

[스포츠투데이 최혜진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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