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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징어 게임' 위하준의 도약 [인터뷰]
작성 : 2021년 10월 12일(화) 12:41

오징어 게임 위하준 / 사진=넷플릭스 제공

[스포츠투데이 현혜선 기자] 배우 위하준이 넷플릭스를 타고 도약했다. '오징어 게임'의 인기에 힘입어 전 세계에 얼굴을 알린 그는 시즌2와 그 안의 캐릭터를 꿈꾼다.

2015년 영화 '차이나타운'으로 데뷔한 위하준은 영화 '커터' '곤지암' '걸캅스' '미드나이트' '샤크: 더 비기닝', 드라마 '황금빛 내 인생'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 '최고의 이혼' '로맨스는 별책부록' '18 어게인' 등에 출연하며 필모그래피를 쌓았다.

이런 위하준이 이번에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극본·연출 황동혁)으로 전 세계에 눈도장을 찍었다. '오징어 게임'은 456억 원의 상금이 걸린 의문의 서바이벌에 참가한 사람들이 최후의 승자가 되기 위해 목숨을 걸고 극한의 게임에 도전하는 이야기를 담는다. 위하준은 극중 경기를 진행하는 가면남으로 위장해 형의 행방을 쫓는 형사 준호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오징어 게임'은 전 세계적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위하준은 "해외에서 좋아해 주지 않을까 싶었는데, 과분한 사랑을 받고 있어서 매우 놀랍고 신기하다"며 "내가 집돌이라서 집 밖으로 잘 안 나간다. 어릴 때부터 조용한 성격이었다. 그런데 최근 마스크를 쓰고 모자를 쓰고 지나갔는데, 10대 친구들이 날 알아봐 주고 '오징어 게임' 잘 봤다고 하더라. 같이 사진을 찍어 달라고 했는데, 그때 인기를 실감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위하준은 '오징어 게임'의 인기 비결에 대해 "한국의 전통, 추억의 놀이들이 아이러니하게도 공포의 게임으로 다가갔다는 점이 신선하고, 그런 세트장 미술적인 미장센이 세계적으로 새롭기 때문에 인기를 끌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준호는 관찰자 역할이다. 주고받는 대사보다는 행동으로 감정을 전달한다. 이에 대해 위하준은 "외형적인 부분도 있지만 내면적인 부분에 대한 신경을 많이 썼다. 대사로 표현할 수 있는 인물이 아니라 그 안에서의 긴장감, 형을 찾는 동생으로서 간절한 모습이 보여야 되는 인물이다. 그런데 대사가 많지 않다보니 그 안에서 긴장감 있게 내면적인 모습을 유지하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가면을 쓰고 목소리로만 연기해야 하는 부분이 많았던 위하준. 어려움은 없었을까. 그는 "가면을 써서 어렵긴 했다. 그래서 의도적으로 방향을 틀었다. 초반에 행동에 대한 액션이 안 보여서 그다음부터는 행동적인 부분에 대해서 큰 액션을 취했다. 가면을 쓰고 안 보이지만 그 안에서 미묘하게 보이는 눈빛, 호흡을 유지해야 걸음걸이 등 행동이 잘 나온다. 그래서 그런 것들을 계속 갖고 있으려고 했다"고 말했다.

주로 혼자 다니는 준호 캐릭터 특성상 촬영장에 혼자 있던 위하준은 외로웠다고 전했다. 그는 "많이 외로웠다. 같이 연기하는 거 부러워하고. 또 혼자 연기해야 되다 보니까 신들을 이끌어 가야 된다는 게 부담이 됐다. 그런 부분에서 고민과 걱정이 많았는데 감독님이 잘 이끌어주셨다. 현장 에피소드가 많이 없던 게 아쉽다"고 전했다.

오징어 게임 위하준 / 사진=넷플릭스 제공


준호는 전사가 설명되지 않은 캐릭터다. 단지 형을 찾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하면서 죽음도 불사른다. 위하준은 "전사가 나와 있지 않아서 이해하기 어렵긴 했다. 내가 생각한 형제의 우애는 정말 목숨을 나눌 만큼 깊었다고 생각한다. 절벽에서 형을 마주했을 때 준호가 알지 못하는 형만의 큰 이유가 있었다고 생각한다. 준호가 알지 못하고 추락해 버려서 저도 언젠가 만약에 준호가 살아 돌아와서 이야기들이 풀어진다면 저도 너무 궁금할 것 같다. 준호 입장에서 왜 형이 이렇게까지 하고 그런 선택을 했는지 꼭 물어보고 싶다"고 전했다.

경찰인 준호는 형을 찾기 위해 다른 사람을 죽이기도 한다. 아이러니한 상황에 대해 위하준은 "준호가 정직한 인물이라고 생각하지만 가족에 대한 애가 크고 형에 대한 우애가 깊었기 때문에 형을 찾는 과정이 오래되면서 간절하다고 생각했다. 형사로서보다 진짜 형을 찾기 위한 하나의 인간으로서 들키지 않고 형을 찾기 위해선 이 방법밖에 선택할 수 없었겠구나 하는 마음으로 연기했다"고 설명했다.

준호의 형으로는 이병헌이 등장했다. 짧게나마 이병헌과 호흡을 맞추게 된 위하준은 굉장히 설렜다며 기쁨을 표했다. 그는 "팬의 입장으로 선배님의 연기를 관람했다. 선배님이 좋은 말씀 많이 해주셨다. 촬영 외적으로도 밥을 같이 먹으면서 우리가 닮았나 하고 말씀하시기도 했다. 하관이 닮은 것 같다고 하시고, 편하게 농담해 주셔서 감동받았다. 긴장됐지만 덕분에 편하게 촬영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오징어 게임 위하준 / 사진=넷플릭스 제공


개인적으로 준호가 죽지 않았다고 생각을 전한 위하준은 만약 시즌2가 성사된다면 게임의 참가자가 되고 싶다고 전했다. 그는 "저는 죽지 않았을 거라고 생각한다. 어쨌든 형도 의도와 생각이 있었기 때문에 급소를 찌르진 않았다고 생각은 한다. 그래서 살아날 수 있지 않을까"라며 "시즌2에서는 시즌1에서 하지 못한 게임의 참가자가 되고 싶다. 게임을 이끌어 가보고 싶다는 상상을 했었다"고 했다.

위하준은 그간 틀에 박힌 연기 연습을 많이 하긴 했다고 전하면서 습관을 바꾸는 중이라고 전했다. 그는 "연기를 시작하면서부터 뭔가 하나 주어지면 작품의 상대 대사까지 다 외울 정도로 기계적으로 연기 연습에만 몰두한 적이 많았다. 그런 부분이 독이 된 경우도 많았다. 지금은 너무 일관된 연습보다는 내 삶 자체를 내려놓고 바꾸려고 한다. 많은 작품을 시청하면서 느끼고 있다. 예전에는 오디션 봤던 대사를 또 보면서 내가 했던 연기를 찍어보고 작품이 나왔을 때 비교하면서 바꿔나갔던 습관이 아직까지 남아 있다"고 했다.

이렇게 작품에 임하다가 현실로 돌아가면 공허하다는 위하준이다. 그는 "집에 가면 멍한 것 같다. 뭔지 모를 공허함도 느껴진다. 연기에 대해서 후회도 많이 하고 반성도 많이 하고 그렇게 지내는 것 같다"고 했다.

이런 공허함을 이기기 위해 위하준은 마인드 컨트롤을 한다고. 그는 "항상 스스로 마인드 컨트롤을 하려고 한다. 제가 항상 만나는 친구들만 만난다. 그 친구들이 어릴 때부터 배우라는 큰 꿈을 가지고 지금도 생계를 유지하면서 작은 거라도 해보려고 의기투합하는 친구들이다. 내가 자존감이 낮을 때 친구들에게 털어놓고 그 친구들이 저를 응원해주고 믿어줘서 그런 식으로 많이 풀었다"고 설명했다.

[스포츠투데이 현혜선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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