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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징어 게임' 박해수의 묵직한 한 방 [인터뷰]
작성 : 2021년 10월 06일(수) 10:00

박해수 / 사진=넷플릭스 제공

[스포츠투데이 최혜진 기자] 배우 박해수가 '오징어 게임'에서 묵직한 한 방을 던졌다. 그가 내던진 열연이란 한 방은 작품의 완성도를 높였다. 복잡하지만 디테일한 감정선을 그리며 긴장감, 몰입감을 자아낸 그는 '오징어 게임'의 일등공신으로 등극했다.

2007년 연극 '미스터 로비'로 데뷔한 박해수는 드라마 '육룡이 나르샤' '푸른 바다의 전설' '슬기로운 감빵생활', 영화 '사냥의 시간' 등에 출연하며 활동 영역을 넓혔다.

그런 그가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오징어 게임'을 통해 전세계인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오징어 게임'은 456억 원의 상금이 걸린 의문의 서바이벌에 참가한 사람들이 최후의 승자가 되기 위해 목숨을 걸고 극한의 게임에 도전하는 이야기를 담았다.

지난 17일 첫 공개된 '오징어 게임'은 뜨거운 화제성을 보이고 있다. 한국 시리즈 최초로 미국 넷플릭스 오늘의 Top 10 1위에 오른 것은 물론 미주, 아시아, 유럽, 중동, 아프리카 등 수십 여 국에서 넷플릭스 오늘의 Top 10 1위 및 상위권을 차지했다.

가장 먼저 박해수는 "이러한 글로벌한 인기를 예상했다"며 웃음을 지었다. 그는 "한국적인 놀이임에도 불구하고 시나리오에 공감할 수 있는 것들이 많다고 생각했다"며 "재미도 있고 게임이라는 극단적인 소재도 있어서 잘될 거라 생각했다. 그런데 이렇게까지 잘될 거란 예상은 하지 못해 정말 감사하다"는 소감을 전했다.

박해수 / 사진=넷플릭스 제공


'오징어 게임'을 향한 박해수의 확신은 차고 넘쳤다. 그는 작품 시나리오와 소재가 가지고 있는 힘뿐만 아니라 캐릭터 심리 변화에도 흥미를 느꼈다고. 이는 박해수가 작품 참여를 결정한 가장 큰 이유가 됐다.

캐릭터의 심리 변화는 박해수가 연기를 하는 데에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이기도 하다. 박해수는 극 중 서울대에 졸업해 대기업에 입사했지만 투자 실패로 빚더미에 오른 조상우 역을 맡았다.

그는 조상우에 대해 "자격지심도 있고 성기훈(이정재)에 대한 질투심도 많은 인물"이라며 "첫 번째가 되지 않으면 스스로에 대한 박탈감, 자격지심을 느낀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인물을 연기하기 위해 실제 서울대 수석합격생과 만나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고. 그는 "대화를 하며 경쟁사회에 있는 대다수의 사람들이 박탈감을 갖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러한 게 제 안에도 있다. 그걸 끌어내고 조상우에게 녹여내려고 했다"고 밝혔다.

작품이 진행되며 포착되는 조상우의 변화에도 초점을 맞췄다고. "변해가는 감정 속에서 외형, 동적인 행동으로 나오는 게 뭐가 있을까 고민도 많이 했다"고 말한 그는 "수염을 기르는 등 변화도 주고 군중 심리를 많이 이용하려고 했다. 초반에는 군중에 숨어 있었다면 후반에는 돌출되는 행동을 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박해수 / 사진=넷플릭스 제공


숱한 고민 끝에 조상우를 만들어낸 박해수. 그는 무섭도록 화려하고 아름다웠던 세트장과 만나 더욱 작품에 빠져들었다.

박해수는 "세트장이 무언가를 홀리게 하는 느낌이 있었다. 아름답지만 외로움이 들기도 하고 혼자 있는 느낌이 들었다. 누군가를 죽여도 죄가 되지 않을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했다"며 "촬영할 때는 꿈을 꾸고 있는 기분도 들었다. 작품에 몰입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세트장 속 펼쳐진 게임들에 대한 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다. '오징어 게임'에서는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달고나, 줄다리기, 구슬치기, 다리 건너기, 오징어 게임이 펼쳐진다. 그중 박해수가 가장 체력적 한계를 느꼈던 게임은 바로 줄다리기.

그는 "줄다리기 장면에서는 한쪽만 힘을 주면 평행을 유지하기 어려워 반대쪽을 지게차에 묶고 했다. 저희는 지게차와 진지한 줄다리기를 한 것"이라며 "그렇게 힘든지 몰랐다. 이정재도 정말 힘들어하고 모두가 땀벅벅이었다. 여배우들은 팔 부근에 상처가 나기도 했다"고 전했다.

외국인 노동자 알리(아누팜 트리파티)와 펼쳤던 구슬치기 게임은 심리적인 난이도가 높았던 장면이다. 해당 장면에서 조상우는 게임에서 승리하기 위해 자신을 의지했던 알리를 배신한다. 이에 대해 박해수는 "절박한 순간이라 조상우의 판단은 어쩔 수 없었다. 그래서 마음 아파하지 않았어야 됐다. 그러나 촬영 내내 그 알리를 연기한 배우를 좋아했고 즐겁게 촬영했다. 그래서 마음이 아프기도 했다"고 털어놨다.

박해수 / 사진=넷플릭스 제공


'오징어 게임'은 복합적인 감정선들이 담겨 있다. 이러한 작품에 참여한 박해수는 "촬영 동안 편하지는 않았다. 감정을 유지해야 돼서 집에서 편하게 쉬는 것도 쉽지 않았다"고 고백했다.

이어 "살기 위해 하는 선택을 합리적이라 판단하고 공감하려고 했다. 그런데 실제로 공감을 하게 되는 스스로가 무서울 때도 있었다. 그래도 배우로서는 희열을 느끼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이번 작품을 통해 배운 것도 많다. 특히 관객들과 소통의 중요성을 다시금 깨닫게 됐다고. 박해수는 "관객의 피드백이 없으면 힘이 많이 든다. 그래서 '오징어 게임' 반응이 왔을 때 정말 좋았다. 내가 잘하고 있구나, 내가 하는 연기가 틀리지 았았다고 생각이 들어서 감사했다"고 전했다.

'오징어 게임'에서 열연을 펼치며 국내를 넘어 해외 팬들의 마음까지 사로잡은 박해수. 그러나 그는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그는 "넷플릭스 드라마 '종이의 집' 한국판, '수리남'에 출연한다. 또 OCN 새 드라마 '키마이라', 영화 '야차'도 준비 중이다. 영화 '유령'은 촬영을 마친 상태"라며 활발한 활동을 약속했다.

[스포츠투데이 최혜진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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