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김나연 기자] JTBC 드라마가 깊은 부진의 늪에 빠졌다.
JTBC는 지난해 5월 종영한 금토드라마 '부부의 세계'가 최고 시청률 28.4%(이하 닐슨코리아 전국 유료 가구 기준)로, 비지상파 드라마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며 신드롬적인 인기를 누렸지만 이후 이렇다 할 흥행작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특히 JTBC가 10주년을 맞아 야심작으로 내놨던 황정민, 윤아 주연의 '허쉬'가 2%대로 종영하고, 200억 원대 제작비를 쏟아부은 타임슬립 SF 판타지 대작 조승우, 박신혜 주연의 '시지프스: the myth'가 4%대로 기대만큼의 성적을 보이지 못한 것이 뼈아팠다.
이어 '괴물'이 '연기 괴물' 신하균의 연기력 등에 힘입어 웰메이드 드라마라는 호평을 받았고, '로스쿨'이 7%에 가까운 시청률을 기록하며 JTBC 드라마에 한 줄기 빛을 선사했지만, 이후 '언더커버', '월간 집', '알고있지만'까지 줄줄이 만족할 만한 성적을 내지 못하며 고전했다. 시청률과 화제성을 모두 잡은 작품이 없었던 셈.
이렇게 휘청이던 JTBC 드라마는 9월 토일드라마 개편으로 반전을 노렸다. 인생의 중턱에서 문득 '아무것도 되지 못했다는 것'을 깨닫는, 빛을 향해 최선을 다해 걸어오던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드라마 '인간실격'이 그 선두주자였다.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게 없었던 걸까. '인간실격'은 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의 허진호 감독, '건축학개론'의 김지혜 작가가 의기투합한 첫 드라마라는 점은 물론 배우 전도연, 류준열의 5년 만의 안방극장 복귀작으로 큰 기대를 모았지만, 기대에 못 미치는 반응과 성적을 보이고 있다.
'인간실격'은 첫 방송 시청률 4.2%를 기록한 이후 1%대까지 하락했다. 현재까지는 첫 방송이 자체 최고 시청률인 셈이다. 베일을 벗은 '인간실격'에서 전도연, 류준열 등 배우들의 연기력에는 이견이 없다. 묵직하게 치고 들어와 깊숙하게 스며드는 감정을 잘 표현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인간실격' 특유의 어두운 분위기와 잔잔하고 다소 불친절한 전개, 또한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과 우울한 고민들을 조명한 짙고 어두운 연출이 시청자들에게 쉽게 와닿지 못하고 있다는 평이다.
결국 야심작인 '인간실격'도 JTBC 드라마의 부진을 씻어내지는 못했다. 작품이 반환점을 돈 상황 속 부정(전도연)과 강재(류준열)의 관계는 알 수 없는 끌림을 느끼며 새 국면을 맞았지만, 드라마틱한 반등은 쉽지 않아 보인다.
JTBC는 10월 고현정, 신현빈 주연의 '너를 닮은 사람', 이영애의 4년 만의 드라마 복귀작 '구경이' 방송을 앞두고 있다. 과연 JTBC 드라마 부진을 끊을 작품은 무엇일지, 기대만큼의 성적을 보일 수 있을지 향후 방송될 작품들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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