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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했던 레바논의 침대축구, 저런 축구를 또 봐야 하다니 [ST스페셜]
작성 : 2021년 09월 07일(화) 21:57

파울루 벤투 감독 / 사진=방규현 기자

[수원=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 저런 수준 이하의 축구가 월드컵 최종예선에서 펼쳐진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7일 오후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조예선 조별리그 A조 2차전에서 레바논을 1-0으로 격파했다.

승리를 거둬 승점 3점을 가져온 것은 만족스러운 결과이지만, 진이 빠지는 경기였다. 축구 같지 않은 축구를 하는 레바논 때문에 지켜보는 모두가 짜증 속에서 경기를 봐야 했다.

이날 경기 전 가장 큰 관심사는 레바논의 침대축구였다. 한국과 레바논은 지난 6월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월드컵 2차 예선에서 만났다. 당시 레바논은 정상적인 범위를 벗어나는 시간지연 행위로 보는 축구팬들의 머리를 뜨겁게 했다. 레바논에게 선제골을 내주자 침대축구의 수위는 더 높아졌다. 다행히 한국은 후반전 들어 연속골로 역전승을 거뒀지만, 최종예선에서 또 다시 레바논과 같은 조가 되면서 침대축구를 걱정할 수밖에 없었다.

설마는 현실이 됐다. 그사이 감독이 바뀌면서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지 않을까 기대했지만, 오히려 더 노골적으로 시간을 끌었다. 공을 주울 때는 느릿느릿 걸었고, 작은 충돌에도 크게 다친 듯 잔디 위를 나뒹굴었다. 들것에 실려 밖으로 나가면 언제 그랬냐는 듯 벌떡 일어났다.

침대축구를 예상했던 한국 선수들도 레바논의 노골적인 침대축구에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었다. 시간지연 행위를 막아야 할 책임이 있는 주심을 맡은 가토 류지(일본) 심판도 별다른 제지를 하지 않았다. 답답한 경기가 이어졌다.

결국 레바논을 일으킨 것은 이번에도 한국의 골이었다. 후반 15분 권창훈이 선제골이 터뜨리자 레바논은 언제 그랬냐는 듯 정상적인 경기를 펼쳤다. 그동안 누워있던 덕분이었는데 체력적으로 더 팔팔해 보일 정도였다. 그러나 침대축구의 끝은 3개월 전에도 그랬듯 결국 패배로 끝났다.

통쾌한 결과를 얻었지만, 한국은 앞으로 중동팀들과 더 많은 경기를 펼쳐야 한다. 그 중에는 레바논과의 원정경기도 포함돼 있다. 오늘과 같은, 아니 더 답답한 상황이 계속 펼쳐질 수 있다.

도대체 언제까지 저런 축구를 봐야만 하는걸까. 승리한 뒤에도 축구팬들은 답답하다.

[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 sports@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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