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 이다연이 한화 클래식 정상에 올랐다.
이다연은 29일 강원도 춘천의 제이드팰리스 골프클럽(파72/6735야드)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시즌 세 번째 메이저대회 한화 클래식(총상금 14억 원, 우승상금 2억5200만 원) 최종 라운드에서 이글 1개와 버디 4개를 묶어 6언더파 66타를 쳤다.
이다연은 최종합계 19언더파 269타를 기록하며 우승 트로피의 주인이 됐다. 지난 2017년 오지현이 세운 대회 최소타 우승 기록(275타)도 큰 차이로 갈아치웠다. 준우승을 차지한 최혜진(12언더파 276타)과는 무려 7타 차였다.
이번 우승으로 이다연은 2019년 12월 효성 챔피언십 우승 이후 약 20개월 만에 KLPGA 투어 우승의 감격을 누렸다. 시즌 첫 승이자 통산 6승째. 메이저대회에서의 우승은 지난 2019년 한국여자오픈 우승 이후 두 번째다. 또한 우승 상금 2억5200만 원을 벌어들이며 상금 랭킹 5위로 도약했다.
지난 2016년 정규투어에 데뷔한 이다연은 2017년과 2018년 각각 1승씩을 수확했고, 2019년에는 생애 첫 다승(2승)을 기록하며 상금랭킹 3위에 올랐다. 그해 12월 열린 2020시즌 개막전 효성 챔피언십에서도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그러나 이다연은 이후 3위만 5번을 기록하는 등 한동안 우승과 연을 맺지 못했다. 좋은 경기를 펼치다가도 최종 라운드만 가면 주저 앉았다. 하지만 이번 대회에서는 마지막까지 완벽한 경기력을 발휘하며 그동안의 아쉬움을 깨끗이 씻었다.
이날 이다연은 3타 차 단독 선두로 최종 라운드를 맞이했지만, 최혜진과 김지현의 추격에 2타 차로 쫓겼다. 그러나 5번 홀에서 첫 버디를 낚은 뒤, 8번 홀에서도 버디를 추가하며 다시 2위 그룹과의 차이를 벌렸다.
기세를 탄 이다연은 10번 홀에서 약 14m 거리의 칩인 이글을 성공시켰고, 12번 홀에서도 버디를 추가하며 일찌감치 승기를 잡았다. 이후 여유 있는 경기를 펼친 이다연은 마지막 18번 홀에서도 버디를 보태며 우승을 자축했다.
이다연은 "지금도 믿기지 않는다. 얼떨떨하다"면서 "너무 오랜만에 우승을 해 기분 좋다"고 우승 소감을 전했다.
이어 "3타 차 선두였기 때문에 마음을 편히 가지려고 했다. 기다리면 분명히 찬스가 올 것이고, 최선을 다해 잡자는 생각이었다"면서 "이전에는 챔피언조에서 잘 풀리지 않아서 부담감이 있었다. 오늘은 '할 수 있다'는 마음가짐으로 임했다. 나를 믿고, 찬스를 기다린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우승의 비결을 전했다.
최혜진은 마지막 날 버디 4개와 보기 2개로 2타를 줄여, 최종합계 12언더파 276타로 준우승을 차지했다. 올 시즌 아직 우승이 없는 최혜진은 시즌 최고 성적을 기록한 것에 만족해야 했다.
김지현과 홍지원이 10언더파 278타로 공동 3위, 최예림과 송가은이 9언더파 279타로 공동 5위에 자리했다. 지한솔은 8언더파 280타, 임희정과 장하나, 김현수, 김희지는 7언더파 281타로 그 뒤를 이었다.
박민지는 1오버파 289타로 공동 39위에 머물렀다. 이번 대회 전까지 12억4710만7500원의 상금을 번 박민지는 한화 클래식에서 공동 3위(2명 이하) 이상의 성적을 거두면, 박성현이 보유한 한 시즌 최다 상금 기록(13억3309만667원)을 갈아치울 수 있었다. 하지만 상위권 진입에 실패하며 기록 경신을 다음 대회로 미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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