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 이다연이 20개월 만에 승전고를 울렸다.
이다연은 29일 강원도 춘천의 제이드팰리스 골프클럽(파72/6735야드)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시즌 세 번째 메이저대회 한화 클래식(총상금 14억 원, 우승상금 2억5200만 원) 최종 라운드에서 이글 1개와 버디 4개를 묶어 6언더파 66타를 쳤다.
이틀 연속 노보기 플레이를 펼친 이다연은 최종합계 19언더파 269타를 기록하며 우승을 차지했다. 단독 2위 최혜진(12언더파 276타)과는 무려 7타 차였다.
이번 우승으로 이다연은 2019년 12월 효성 챔피언십 우승 이후 약 20개월 만에 KLPGA 투어 정상에 올랐다. 시즌 첫 승이자 통산 6승째.
이다연은 2016년 정규투어에 데뷔했으며, 2017년과 2018년 각각 1승씩을 수확하며 주목을 받았다. 2019년에는 생애 첫 다승(2승)을 기록하며 상금랭킹 3위에 올랐고, 그해 12월 열린 2020시즌 개막전 효성 챔피언십에서도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하지만 이다연은 이후 한동안 우승과 연을 맺지 못했다. 이 기간 동안 3위만 무려 5번을 기록했다. 여러 차례 챔피언조에서 플레이했지만, 유독 마지막 날만 되면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그러나 이번 대회에서는 마지막 날까지 완벽한 경기력을 발휘하며 우승의 기쁨을 누렸다.
이날 이다연은 3타 차 단독 선두로 최종 라운드를 맞이했다. 출발은 좋지 않았다. 초반 파 행진을 이어가며 좀처럼 타수를 줄이지 못했다. 그사이 최혜진은 1번 홀 버디, 김지현은 3번 홀과 4번 홀 연속 버디를 기록하며 이다연과의 차이를 2타로 좁혔다.
하지만 이다연은 빠르게 안정을 찾았다. 5번 홀에서 이날의 첫 버디를 낚으며 다시 3타로 차로 달아났다. 최혜진이 8번 홀 버디로 추격했지만, 이다연도 똑같이 버디로 응수했다. 최혜진이 9번 홀에서 보기를 범하면서 이다연과 2위 그룹의 차이는 4타가 됐다.
기세를 탄 이다연은 10번 홀에서 약 14m 거리의 칩인 이글을 성공시키며 우승에 더욱 가까이 다가섰다. 최혜진도 10번 홀에서 버디를 기록했지만, 이다연은 12번 홀 버디로 더욱 차이를 벌렸다.
이후 최혜진이 14번 홀에서 보기를 범하면서 이다연과 2위 그룹의 차이는 7타까지 벌어졌다. 일찌감치 승기를 잡은 마지막 18번 홀에서 버디를 추가하며 우승을 자축했다.
이다연과 마찬가지로 시즌 첫 승에 도전했던 최혜진은 마지막 날 버디 4개와 보기 2개로 2타를 줄여, 최종합계 12언더파 276타로 준우승을 차지했다. 이날 최혜진은 이다연을 한때 2타 차까지 추격했지만, 무서운 속도로 도망가는 이다연을 따라잡지 못하며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김지현과 홍지원은 10언더파 278타로 공동 3위, 최예림과 송가은은 9언더파 279타로 공동 5위에 이름을 올렸다. 지한솔은 8언더파 280타, 임희정과 장하나, 김현수, 김희지는 7언더파 281타로 그 뒤를 이었다.
한편 박민지는 1오버파 289타로 공동 39위에 머물렀다. 이번 대회 전까지 12억4710만7500원의 상금을 번 박민지는 한화 클래식에서 단독 3위 또는 공동 3위(2명 이하)의 성적을 거뒀다면, 박성현이 보유한 한 시즌 최다 상금 기록(13억3309만667원)을 갈아치울 수 있었다. 하지만 상위권 진입에 실패하며 기록 경신을 다음 기회로 미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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