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현혜선 기자] 보이스피싱이라는 우리 삶 깊숙이 파고든 범죄의 실상을 파헤치는 영화 '보이스'가 온다. 현재진행형 범죄인 만큼 현실성을 강조해 경각심을 알리겠다는 포부다. '보이스'가 관객을 사로잡을까.
19일 오전 영화 '보이스'(감독 김선·제작 수필름) 제작보고회가 온라인으로 진행됐다. 자리에는 김선, 김곡 감독을 비롯해 배우 변요한, 김무열, 김희원, 박명훈이 함께했다.
'보이스'는 보이스피싱 조직의 덫에 걸려 모든 것을 잃게 된 서준(변요한)이 빼앗긴 돈을 되찾기 위해 중국에 있는 본거지에 잠입, 보이스피싱 설계자 곽프로(김무열)를 만나며 벌어지는 리얼범죄액션이다.
◆ 주변 가까이 있는 범죄, 보이스피싱
이날 배우들은 실제 보이스피싱 범죄가 주변에 있다고 입을 모았다. 변요한은 "영화사 대표에게 시나리오를 받고 흥미롭다는 생각을 첫번째로 했다. 내가 이후 해외 촬영을 갔다. 어머니에게 카톡이 온 거다. 보이스 피싱 카톡이었다. 그런데 난 어머니한테 용돈을 받아쓰는데 돈을 받을 땐 존댓말을 한다. 그런데 보이스피싱한 사람이 반말을 했다고 하더라. 아 심각하구나. 우리 가족 가까이 왔구나. 이런 심각성을 알리고자 작품에 참여했다"고 말했다.
김무열은 "나도 있다. 어머니한테 나를 가장해서 문자를 보냈다고 하더라. 그런데 나는 용돈을 안 받은 지 오래였다. 어머니가 이상해서 나한테 연락을 한 거다. 누군가 내 행새를 하면서 돈을 받으려고 한 게 소름돋았다. 시나리오를 처음 봤을 때는 자체 내용이 워낙 구체적이고 다양해서 현실감이 떨어지는 면이 있었다. 시나리오를 받고 보이스피싱에 대해 찾아보니까 실제로 다양하고 세밀한 방법들이 있더라"고 설명했다.
김희원은 "누구나 한 번쯤 그런 경험이 있는 것 같다. 나도 비슷한 경험이 있다. 돈 협상 전에서 끝났는데, 보이스 대본을 보고나서 이제 누구나 한번쯤 전화 받아봤겠다. 너무 많이 퍼져 있으니까. 바로 옆사람에게 전화해서 모르는 척 받아보기도 했다"고 했다.
박명훈은 "매형에게 전화해서 조카를 데리고 있으니 돈을 달라고 하더라. 매형이 너무 궁금하고 긴가민가했다. 옆에서 학교 선생님이랑 통화하라고 해서 아닌 걸로 확인됐다. 끔찍한 경험이었다. 시나리오를 보는데 떠오르더라"고 회상했다.
김선 감독은 "보이스피싱이라는 범죄가 시대적인 범죄다. 통신기술 발달과 함께 같이 진화한 범죄다. 시대적인 범죄를 영화적으로 해부할 수 있겠구나 싶었다. 누구나 보이스 피싱 타켓이 될 수 있는 아이러니. 영화상에서나마 가해자를 쫓고 추격하는 쾌감, 그 속에서 보이스피싱의 디테일을 보여주며 경각심을 나타낼 수 있겠구나 싶었다"고 연출 의도를 밝혔다.
김곡 감독은 "실제로 가해자의 얼굴을 알 수 없고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방법들이 진화함에 따라 피해는 천정부지로 늘어나는데 가해자가 너무 익명화돼서 결과적으로는 피해자들의 자책감이 크다. 뒤돌아보면 어이없이 당하는 거다. 그러다 보니까 단지 금액도 커지지만 심리적인 죄책감이 고스란히 피해자들에게 넘어오는 악질 범죄다. 제가 사회운동가는 아니지만 영화적으로나마 이것을 해부해서 피해자들의 억울함을 조금이나마 달래고 싶었다. 영화지만 보이스 피싱의 세계를 박살내도록 했다"고 전했다.
◆ 실제 타격 액션
변요한은 "액션은 무술 감독님과 하드 트레이닝을 했다. 치밀하고 계획적으로 부상 없이 할 수 있게"라며 "김무열과 이번에 작품을 처음 해보는데 척하면 척이었다. 호흡이 각 인물의 포지션으로 정확하게 연기하지 않았나 싶다. 많이 의지했다"고 말했다.
김무열은 "변요한이 진짜 몸을 안 사린다. 처음 봤다 온몸을 던진 액셕. 오히려 액션팀에서도 걱정할 정도로 불사지른다. 저도 그걸 보면서 당연히 제 몸의 일부나마 던질 수밖에 없었다. 또 정말 잘 소화했다. 실제적인 몸 부딪히는 액션의 타격감과 질감을 잘 살려줬다. 감탄하면서 걱정하고 봤다. 변요한에게 배운건 상대방에 대한 배려 존중이었다. 나보다 후밴데, 후배를 보면서 내가 왜 그동안 저런 걸 알면서도 못했나 생각이 들 정도로 많이 배웠다"고 전했다.
김선 감독은 "보이스피싱은 현재진행형이다. 이 영호가 리얼리티를 담으려고 했다. 그래서 화려하고 기교가 많은 무술 보다는, 실제 있을 것 같은 진흙탕 액션을 넣었다. 어떻게 하면 액션이 더 리얼해질까 고민했다. 그러다 보니 위험해지기 마련이다. 막싸움처럼 일어나는 합이 조금 더 위험하다. 변요한이 몸을 던져서 온몸으로 해냈다"고 설명했다.
김곡 감독은 "연출로 쾌감이 있다. 배우들이 합을 맞춰서 연기하는 동선이 잘 나올 때 하다 보면 위험한 순간들이 온다. 걱정이 앞섰다"고 전했다
김곡 감독은 연출 포인트를 밝혔다. 그는 "보이스피싱은 생각보다 조직적이다. 옛날 조직 폭력배들이 쓰던 조직의 형태가 아니라 더 무섭다. 멤버들 간에 서로 이름도 잘 모른다. 하나가 없어지면 다른 멤버로 대체되기도 쉽다. 실체가 없어 보이는 게 본거지가 한국에 잘 없다. 동남아나 중국으로 퍼져갔고, 유선으로 움직이는 조직이기 때문에 현대적이다. 어떤 면에서 과학적이다 스스로 연구도 많이 한다. 그런 치밀함을 묘사하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보이스'는 9월 개봉된다.
[스포츠투데이 현혜선 기자 ent@sto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