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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집' 정소민,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인터뷰]
작성 : 2021년 08월 19일(목) 09:24

정소민 / 사진=블러썸엔터테인먼트 제공

[스포츠투데이 최혜진 기자]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캐릭터에 스며든다. 그래서 더욱 여유롭다. 오랜 경험 끝 여유로움의 미학을 깨닫게 된 배우 정소민의 이야기다.

정소민은 최근 종영한 JTBC 수목드라마' 월간 집'에서 활약했다. '월간 집'은 집에서 사는(live) 여자 나영원(정소민)과 집을 사는(buy) 남자 유자성(김지석)의 내 집 마련 로맨스를 그린 드라마다. 극 중 정소민은 10년 차 에디터 나영원 역을 맡아 활약했다.

먼저 정소민은 '월간 집'을 떠나보내는 소회를 밝혔다. 여전히 실감이 나질 않는다고 운을 뗀 그는 "여태껏 촬영했던 작품 중 촬영기간이 가장 길었고, '월간 집'처럼 회사 생활이 많이 비춰졌던 작품이 처음이었다"고 털어놨다.

이어 "사무실 세트장에서 가장 많은 촬영을 하다 보니 어느 순간 정말 잡지사에 출근하듯이 세트장으로 가는 저를 발견했다. 세트장에 가면 늘 같은 곳에 제 자리가 있고, 주위에는 좋은 동료들이 있었다"며 "처음 소속감을 경험하기도 했다. 그만큼 동료들과 정도 많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여정에 함께한 시청자들을 향한 인사도 잊지 않았다. 정소민은 "여러모로 힘든 시기에 '월간 집'을 사랑해 주시고, 아껴주신 시청자분들이 있다는 걸 알기 때문에 저 역시 마음이 따뜻해진다. 깊이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정소민 / 사진=블러썸엔터테인먼트 제공


정소민이 연기한 나영원은 내 집 마련을 꿈꾸며 누구보다 '집'에 대한 로망이 가득한 인물이다.

작품 초반 보증금 사기를 당해 집과 돈을 잃었던 나영원을 보며 정소민은 짠하고 응원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단다. 그러나 그런 안타까운 마음에만 머무르지 않았다. 정소민은 "나영원이 10년차 에디터로서 일할 때의 자세만큼은 빈틈없고 멋진 사람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나영원은 우리의 모습과 닮았지만 개성이 약한 인물이기도 하다. 이에 대해 정소민은 "초반에는 '월간 집' 식구들 사이에서 영원이만 뚜렷한 색깔이 없는 것 같아 고민을 했다"며 "그러나 어느 순간, 개성 강한 인물들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 게 영원이의 역할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 그래서 이 부분을 염두에 두고 영원이를 그려나갔다"고 밝혔다.

'월간 집'은 따뜻한 매력이 가득한 작품이다. 이러한 작품을 통해 정소민은 시청자들에게 위로를 전하고 싶었다고. 그는 "저희 드라마는 '봐, 다들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어. 다들 비슷한 이유로 울다 웃다 해. 그러니 절대 혼자라고 생각 마'라는 따뜻한 말을 건네는 친구 같은 느낌"이라며 "소소한 힐링과 위로가 필요하신 분들께 좋은 친구가 돼 줄 거라 믿고 저 역시 이런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다"고 전했다.

정소민 / 사진=블러썸엔터테인먼트 제공


'월간 집'은 집에 대한 다양한 시선이 담긴 작품이다. 극 중 유자성이 집을 재산을 증식하는 수단, 즉 물리적 공간인 '하우스(House)'로 여겼다면 나영원에게 집은 가장 나다울 수 있는 정서적 공간인 '홈(Home)'이었다.

정소민은 '홈'이란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공간 인테리어에 힘을 주기도 했다. 그는 "인테리어는 촬영 들어가기 전부터 감독님과 가장 많이 이야기를 나눴던 부분이었다. 집이나 방은 한 인물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공간이라고 생각해서 감독님께 영원이 캐릭터를 고려한 소품, 인테리어 등을 미리 요청드렸었다"고 전했다.

촬영이 거듭될수록 집에 대한 애정도 커진 정소민이다. 그는 "저 역시 집을 '쉴 수 있는 공간' '마음껏 울 수 있는 공간’이라고 생각해왔고, 촬영을 마친 후에는 이 생각이 더욱 확고해졌다"며 "힐링이 필요한 지금의 시기와 많이 맞물려서 많은 분들에게 공감이 됐던 부분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정소민 / 사진=블러썸엔터테인먼트 제공


유쾌한 러브라인을 그렸던 김지석과의 호흡에 대한 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다. 정소민과 김지석은 2013년 '드라마 스페셜' 이후 두 번째 호흡을 맞췄다.

정소민은 "김지석 오빠와 이전에 호흡을 한 번 맞췄던 적이 있어서 현장에서 든든하고 의지가 많이 됐던 것 같다. 덕분에 현장 분위기도 늘 화기애애하고 즐거웠다"고 말했다.

기억에 남는 유쾌한 장면도 많다. 그중 인상적이었던 촬영 장면으로 김지석에게 수육을 던지는 장면이 언급됐다. 정소민은 "(수육이 든) 봉지를 돌리는 손목의 스냅을 잘 이용해서 던져야 했다. 서로 어떻게 던져야 좋을지 자세나 구도를 체크해가면서 촬영했는데 서로 합이 잘 맞았다"며 "그런데 평소에는 잘 안 쓰던 근육을 써서 나중에는 살짝 손목이 아팠다"고 털어놨다.

이어 "그 밖에도 촬영과는 별개로 김지석 오빠가 의도치 않게 어딘가에 부딪치거나 넘어지거나 하는 몸 개그를 많이 하는 편이라 그럴 때 제일 많이 웃었던 것 같다"고 전했다.

가족 같았던 '월간 집' 출연 배우 정건주, 채정안, 김원해, 안창환 등을 향한 애정도 표했다. 그는 "많은 분들이 '월간 집' 식구들의 유쾌한 '케미'를 좋게 봐주신 것 같아 감사하다. 현장 역시 서로 정말 한 식구인 것처럼 편하고 즐거웠다. 방송을 보면서도 그랬고, 지금도 여전히 서로를 보고 싶어 한다"며 웃음을 지었다.

많은 웃음과 위로를 받은 만큼 정소민에게 와닿는 '월간 집'의 의미도 남다르다. 그는 "'월간 집'은 지치고 힘들 때, 따뜻한 위로를 건네는 친구 같은 작품"이라며 "저에게 '집'의 의미처럼 하루 끝에서 잠시나마 쉴 수 있는 편안함을 주는 작품이었다"고 정의했다.

이처럼 정소민은 '월간 집'을 통해 휴식과 편안함을 얻었다. 이러한 여유 속 앞으로도 자연스러운 행보를 보여 주고 싶다는 그다.

"연기에 대한 열정과 잘하고 싶은 욕심은 여전해요. 그러나 지금은 예전보다 좀 더 힘을 빼고 모든 일을 자연스럽게, 물 흐르듯 하고 싶어졌어요. 이제는 그게 더 멋있다고 생각하는 때가 온 것 같아요."

정소민 / 사진=블러썸엔터테인먼트 제공


[스포츠투데이 최혜진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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