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현혜선 기자] 다양한 작품에서 다양한 캐릭터로 눈도장을 찍은 배우 탕준상이 지상파 주연으로 성장했다. 그 안에서 연기적은 성장은 물론 인간적인 성장까지 이룬 탕준상이다.
2014년 드라마 '플루토 비밀결사대'로 데뷔한 탕준상은 최근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 '무브 투 헤븐: 나는 유품정리사입니다'(이하 '무브 투 헤븐')에 연이어 출연하며 얼굴을 알렸다.
이런 탕준상이 SBS 월화드라마 '라켓소년단'(극본 정보훈·연출 조영광)에 출연하며 주연으로 우뚝 섰다. '라켓소년단'은 배드민턴계의 아이돌을 꿈꾸는 라켓소년단의 소년체전 도전기이자, 땅끝마을 농촌에서 펼쳐지는 열여섯 소년소녀들의 성장드라마다. 극중 탕준상은 천재 배드민턴 선수 윤해강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탕준상은 "길고 긴 촬영 끝에 주연작으로 참여한 드라마가 끝나서 솔직히 아쉬운 마음이 제일 크다. 개인적으로 더 잘 할 수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더 좋은 연기를 할 수 있었을 텐데 개인적으로 그러지 못한 장면들도 아쉽다. 친구들, 선배님들, 스태프들과 6개월 동안 가족보다 더 많이 보면서 촬영했는데 끝났다는 이유로 한순간에 얼굴을 보지 못하니 섭섭하다. 벌써부터 배드민턴을 치고 싶어서 몸이 근질근질하다"고 종영 소감을 밝혔다.
탕준상은 배드민턴 천재인 윤해강 역을 소화하기 위해 촬영 전부터 배드민턴 훈련에 몰두했다. 탕준상은 "배드민턴 폼이 선수처럼 잘 보여야 된다고 생각했다. 그게 가장 중요한 점이었다. 정말 촬영 몇 달 전부터 죽어라 연습했다"고 말했다.
이어 "실제 선수들처럼 고강도 훈련을 받았다. 사실 훈련을 받기 전까지는 배드민턴에 대해 자신이 있었다. 내가 꽤 잘 친다고도 생각했다. 그런데 막상 배워보니 정말 다르더라. 배운 것과 안 배운 것은 천지차이였다"며 "몇 시간 동안 배드민턴을 계속하다 보니까 온몸에 알이 배기고 많이 힘들더라. 육체적으로 힘들었는데, 나중에는 점점 할 줄 알게 되고, 제대로 된 자세로 치게 되니 성취감을 느꼈다. 내가 원하는 모습으로 배드민턴 폼이 담겼을 때 정말 좋았다"고 설명했다.
'라켓소년단'은 2020 도쿄올림픽과 방송이 겹쳤다. 탕준상은 배드민턴 경기에 자연스럽게 관심이 갔다고 전했다. 그는 "이번 올림픽은 배드민턴뿐 아니라 다른 종목도 챙겨봤다. 특히나 배드민턴은 더 관심 있게 봤다. 우리 드라마에서 나온 장면도 나와서 더 재밌더라. 당연한 말이지만 우리랑 차원이 달랐다. 우리는 그냥 아기들 장난 수준이었다. 실제로 그렇게 빠른 공을 칠 수는 없을 것 같다. 저렇게 훈련하면 얼마나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할까 와닿기도 했다"고 말했다.
실제 탕준상의 배드민턴 실력은 어디까지 올라왔을까. 이에 대해 탕준상은 "배드민턴 동호회에 들어갈 수 있는 실력은 되는 것 같다. 그런데 이거도 잘 모르겠다. 대회 신 촬영이 있었는데, 최근 배드민턴 대회에서 우승한 초등학교 여학생들이 왔다. 시합을 해봤는데, 엄청난 점수 차이로 졌다. 아마 난 초등학교 저학년 수준이지 않을까"라고 미소를 보였다.
또 탕준상은 배드민턴 선수 이용대의 특별출연이 기억에 남는다고 전했다. 그는 "우리들끼리도 이용대 선수가 특별출연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했다. 그런데 15회 대본을 받아보니 이용대 선수가 나오더라. 우리끼리 축하 파티를 열고, 각자 촬영이 없어도 나와서 사인받고 사진 찍기로 했다. 다행이 그날 다 촬영이 있어서 다 같이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스페셜로 배드민턴도 한 게임 쳐줬는데, 영광이었다"고 설명했다.
'라켓소년단'은 10대 배우들이 대거 출연한다. 탕준상은 또래 배우들과 호흡을 맞추면서 편안했다고 말했다. 그는 "사실 우리들이 낯을 가리는 편이다. 그런데 촬영 들어가기 전 목표가 빨리 친해지는 거였다. 그만큼 '케미'가 담기길 바라서였다. 모두가 같은 생각을 해서 그런지 정말 빨리 친해졌다. 단톡방도 파서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또 매일 현장에서 보다 보면 안 친해질 수가 없다. 현장은 웃음이 끊이지 않을 정도로 분위기가 좋았다. 오히려 웃음을 참느라 힘든 현장이었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우리들끼리 너무 친해지다 보니 후반부로 갈수록 진지한 상황임에도 얼굴만 봐도 웃음이 나왔다. 서로의 미세한 숨소리만 들어도 그렇게 웃겼다. 웃음이 계속 나와서 NG도 많이 났다"며 "또 우리들끼리 배드민턴 경쟁도 붙었다. 서열을 정했는데, 그게 매일 바뀌었다. 우리들만의 리그를 만들어서 시합도 하고 서로 놀리기도 했다. 재밌는 추억"이라고 덧붙였다.
또래들에게 배운 점도 많다고. 탕준상은 "다들 워낙 연기를 잘한다. 김강훈은 액션만 들어가면 펑펑 운다. 우리들끼리 정말 감탄했다. 어떻게 하면 저렇게 순식간에 배역에 몰입해서 연기할까 싶었다. 나도 자극을 받아서 더 진심으로 연기하게 됐다. 그런데 그게 또 경쟁이 아니라 서로 응원해 주는 따뜻한 분위기였다. 연기적으로 이야기를 많이 나오면서 배운 점도 많다. 정말 좋은 친구를 얻은 것 같다"고 했다.
'라켓소년단'을 성공적으로 마무리 지은 탕준상은 이번 작품으로 한층 성장했다고 돌아봤다. 그는 "연기적으로 배운 것도 많지만, 인간적으로 더 많이 배웠다. '라켓소년단'을 통해 사람들과의 관계를 많이 배우면서 인간 탕준상이 성장한 것 같다. 남녀노소 불문하고 현장에서 일을 하면서 어떻게 인간관계를 유지해야 되는데 배웠다. 또래 친구도 많았지만, 대선배님도 계셨고, 스태프분들도 있지 않냐. 몇 개월 동안 촬영하고 지내다 보니 배우게 됐다"고 말했다.
탕준상은 최근 '사랑의 불시착', '무브 투 헤븐', 그리고 '라켓소년단'까지 연이어 출연하면서 인지도를 높였다. 특히 '무브 투 헤븐'과 '라켓소년단'은 탕준상을 주연배우로 거듭나게 만들어 준 작품이다. 이에 대해 탕준상은 "올해 주연으로만 두 작품이 나온 게 아직도 믿기지 않는다. 놀랍고 영광스럽고 감사하다. 주연작을 할 수 있을 거라고 상상하지 못했다. 또 이 두 작품을 통해서 처음으로 연기를 잘 한다는 칭찬을 받았다. 신이 난다. 앞으로 칭찬이 고래를 춤추게 하듯 신나서 더 열심히 하고 싶은 마음"이라고 전했다.
또 '사랑의 불시착', '무브 투 헤븐', '라켓소년단'에서 탕준상이 맡은 역은 각각 캐릭터가 도드라져 눈길을 끈다. '사랑의 불시착'에서는 소년 북한병, '무브 투 헤븐'에서는 아스퍼거증후군에 걸린 유품정리사, '라켓소년단'에서는 천재 배드민턴 선수 역을 맡은 것. 탕준상은 각각의 포인트를 살리기 위한 포인트로 자연스러움을 꼽았다.
탕준상은 "각각의 포인트를 어떻게 살릴까에 대한 부분은 촬영 들어가기 전에 혹은 촬영을 하면서 함께 나오는 배우들, 작가님, 감독님과 이야기를 많이 나누면서 만들었다. 세 드라마에서 상대 배우가 다르다 보니 상대 배우가 먼저 그 역할이 됐을 때 내가 만든 캐릭터가 자연스럽게, 또 본능적으로 나오는 것 같다. '사랑의 불시착'에서 은동이는 귀여운 면이 있는데, 내가 일부러 귀여운 척하면 보기 좋지 않다. '라켓소년단'의 해강이도 허세가 있지만 억지로 꾸며내려고 하지 않았다. 자연스러운 '케미' 속에서 캐릭터가 빛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내년에 스무 살이 되는 탕준상은 학업과 작품을 병행하고 싶다는 소망을 전했다. 올해 홈스쿨링으로 검정고시에 합격한 탕준상은 현재 대학입시 준비 중이라고. 그는 "나도 불안하고 걱정이 되니까 여러 대학교 문을 두드릴 것 같다"며 "20살에는 더 다양한 작품을 꾸준히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학교도 열심히 다니고, 작품도 꾸준하게 하고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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