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김호진 기자] 류현진(토론토 블루제이스)이 잘 던지고도 패전의 멍에를 썼다.
류현진은 15일(한국시각)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의 T-모바일파크에서 열린 2021 메이저리그(MLB) 시애틀 매리너스와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해 6.1이닝 3피안타(1피홈런) 3탈삼진 2볼넷 4실점을 기록했다.
이날 류현진은 팀이 3-2로 앞선 7회말 1사 1,3 루에서 마운드를 트레버 리차드에게 건네고 내려왔다.
하지만 리차드는 루이스 토렌스에게 좌측 담장 살짝 넘어가는 스리런 홈런을 얻어맞았다. 류현진의 자책점이 4로 늘었다. 승리투수에서 패전투수로 순식간에 넘어간 순간이었다.
이후 불펜진이 와르르 무너진 토트넘은 결국 3-9로 대패해 3연패 수렁에 빠졌다.
경기 후 류현진은 화상 인터뷰에서 당시 교체 상황에 대해 "투구 수도 괜찮았다. 힘이 떨어진다는 느낌은 없었다"고 되짚었다.
류현진은 비록 패전을 당했지만, 직전 등판이었던 지난 9일 보스턴 레드삭스전(3.2이닝 10피안타 7실점)의 부진을 떨쳐내고 반등에 성공했다.
그는 "이닝이 진행될수록 제구가 초반보다는 잘 됐다. 그래서 6회까지 잘 던질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날 류현진은 시애틀 3번 타자 타이 프랜스를 상대로 유독 고전했다. 1회말 허용한 투런 홈런, 7회말에는 3루타를 맞았다.
하지만 류현진은 큰 의지를 두지 않았다. 그는 "한 시즌 하다 보면 이런 경우 많다. 내가 상대에게 안 좋은 상황에서도 잡을 수 있고, 반대로 상대가 잘 칠 수도 있다"고 전했다.
이날 경기는 한국시각으로 광복절에 열렸다. 공교롭게도 상대 투수는 일본인 투수 기쿠치 유세이였다.
류현진은 지난달 2일 메이저리그 진출 후 처음으로 시애틀을 상대해 4이닝 7피안타(2피홈런) 5실점(4자책)으로 패전을 당했다. 당시 기쿠치는 7이닝 6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를 펼쳐 승리투수가 됐다. 44일 만에 펼쳐진 두 번째 투수 대결에서도 패전을 떠안게 됐다. 다만 이번 경기에서 가쿠치는 조기 강판됐는데 타선의 도움으로 패전을 면했다.
류현진은 "경기 자체에만 집중했다. 선발투수는 타자와 상대하는 것"이라며 "상대 선발투수가 누구든 상관 안 하고 선발투수는 타자만 신경 쓰면서 준비한다. 이겼으면 좋았을 뻔했다. 마무리가 아쉬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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