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이정철 기자] 1989년 개봉한 영화 '꿈의 구장'이 32년의 세월이 지나 메이저리그에서 실현됐다.
시카고 화이트삭스는 13일(한국시각) 미국 아이오와주 다이어스빌 옥수수밭에서 2021 메이저리그 뉴욕 양키스와 홈경기를 펼쳤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2019년 영화 꿈의 구장의 촬영지인 다이어스빌의 옥수수밭을 매입한 뒤 8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야구장으로 변신시켰다.
영화 '꿈의 구장'은 승부조작 사건인 1919년 블랙삭스 스캔들(화이트삭스가 신시내티 레즈에 고의로 패배한 사건)을 소재로 제작돼 큰 인기를 끌었다.
코스트너가 연기한 주인공 레이는 '야구장을 지으면 그들이 올 것'이라는 계시를 받은 뒤 옥수수밭에 야구장을 만들었고, 블랙삭스 스캔들로 영구제명된 선수들의 유령이 이곳에서 경기를 벌였다.
32년 만에 영화 속 장면이 현실된 이 경기는 '꿈의 구장' 이벤트로 펼쳐졌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꿈의 구장 매치를 지난해 8월 14일 개최할 계획이었지만 코로나19 확산 탓에 1년 연기했다.
꿈의 구장에 가장 먼저 주인공이었던 케빈 코스트너가 등장했다. 코스트너에 이어 양키스, 화이트삭스의 선수들이 모두 옥수수밭을 지나쳐 1910년대 올드 유니폼을 입고 꿈의 구장에 나타났다.
경기는 박진감 넘치는 접전 속에 홈팀 화이트삭스에 9-8 승리로 끝났다. 양 팀 모두 4개씩 홈런을 터뜨리며 명승부를 펼쳤다. 양 팀 선수들이 쏘아 올린 공이 옥수수 밭으로 넘어가며 분위기를 달궜다. 특히 홈팀 화이트삭스는 9회말 1사 1루에서 팀 앤더슨이 끝내기 투런포를 터뜨려 명승부를 연출했다.
'꿈의 구장' 경기 이벤트는 내년에도 펼쳐질 전망이다. 메이저리그 롭 만프레드 커미셔너는 경기 전 기자회견에서 2022년에도 '꿈의 구장'에서 정식경기를 개최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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