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
스포츠
포토
스투툰
돌아온 '배구 여제' 김연경 "빨리 치킨 먹고 싶어요…은퇴 결정은 아직 NO"(종합)
작성 : 2021년 08월 09일(월) 22:58

김연경 / 사진=방규현 기자

[인천국제공항=스포츠투데이 김호진 기자] "빨리 집에 가서 씻고 치킨 시켜 먹을 거예요"

2012 런던 올림픽 이후 4년 만의 '4강 신화'를 이룩한 주장이자 에이스 김연경도 치킨은 참을 수 없었다.

스테파노 라바리니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 배구대표팀은 9일 오후 7시 55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근대 4종 선수단과 함께 입국한 여자 배구대표팀은 공항을 찾은 수많은 배구 팬들의 환호 속 하나 둘 입국장으로 집결했다. 김연경은 대표팀 환영 행사를 마친 뒤 팬들 앞에서 인터뷰도 진행했다.

도쿄 올림픽 전 최약체로 꼽혔던 라바리니호는 올림픽 역대 4번째 4강 진출을 일궜다. 브라질과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0-3 완패했던 한국은 케냐와 일본을 차례로 꺾는 등 조 3위로 8강에 진출했다. 8강에서 세계랭킹 4위 터키와 풀세트 접전 끝에 승리해 4강에 진출했다.

하지만 염원했던 메달은 끝내 가져오지 못했다. 한국은 4강에서 브라질, 메달 결정전에서 세르비아에 연달아 패하며 최종 4위로 대회를 마쳤다.

하지만 혼신의 투혼을 발휘한 대표팀은 많은 배구 팬들에게 박수를 받았다. 상대적으로 열세임에도 '원팀'으로 똘똘 뭉쳐 상대에 맞섰다.

김연경 / 사진=방규현 기자


김연경은 귀국 후 "무슨 말이 필요할까. 사실 많은 생각을 했는데, 이번 올림픽에서 배구를 많이 사랑해 주시고 응원해 주셨기에 우리가 이렇게 좋은 4강이라는 결과를 얻게 된 것 같다.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대표팀은 이번 올림픽에서 감동과 희망을 선사해 포상금 6억 원이 지급될 예정이다. 당초 2억 원에서 4억 원 늘어나 역대 최고 포상금 규모가 됐다.

그는 "많은 포상금을 주셔서 우리가 너무 기분 좋고 많은 분들이 도와주시고 지지해 주셨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배구협회와 KOVO, 신한금융그룹에 모두 감사하다는 말씀드리고 싶다"고 감사함을 전했다.

김연경은 이번 대회를 끝으로 국가대표 직을 내려놓겠다는 의향을 드러낸 바 있다. 세르비아와 동메달 결정전에서 패한 뒤 나선 인터뷰에서 은퇴를 언급하며 눈시울을 붉힌 바 있다.

이에 "은퇴 발표라고 하긴 조금 그렇다. 더 의논을 해야 할 부분이고 이야기를 더 해봐야 하는 부분이기에 은퇴를 결정했다는 말로 단정 짓기는 어렵다. 어느 정도 결정이 난다면 그때 말씀드리도록 하겠다"고 말을 아꼈다.

여자 배구대표팀 / 사진=방규현 기자


이번 대회 큰 성과가 있다면 어떤 부분이 있겠냐는 질문에 그는 "떠나기 전까지만 해도 예선 통과가 가능할까 싶었다. 그만큼 많은 분들이 기대하지 않은 것은 사실인데 어쨌든 우리가 원팀으로 똘똘 뭉쳐서 이뤄낸 값진 결과였다. 그렇게 하지 않았다면 이뤄지지 못할 부분이 많았는데 팀 스포츠에선 팀워크가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답했다.

이어 "도쿄에 가기 전부터 100% 쏟자는 각오로 갔다. 결과에 대해 신경 쓰지 말자는 생각으로 갔기 때문에 큰 변화는 없었지만, 케냐전을 시작으로 5일 동안 도미니카공화국, 일본전에서 어떤 압박과 중압감이 있었다. 우리에게 힘든 시기였지만 잘 이겨내서 좋은 성적이 있었다. 모든 선수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다"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대표팀의 4강 진출에 대해 언급하며 축전을 보냈다.

김연경은 "정말 감사하다. 이번에 여자 배구가 많은 분들한테 좋은 메시지를 드렸다고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대통령께 감사하다. 우리 배구에 많은 관심과 성원 부탁드린다"고 화답했다.

대표팀을 이끌었던 라바리니 감독은 이날 이 자리에 함께하지 못했다. 라바리니 감독 및 휘하 코치진은 입국 시 자가격리에 들어가야 하는 탓에 각자의 목적지를 향해 이동했다. 김연경도 함께하지 못한 것에 대해 아쉬워했다.

김연경은 "감독님과 마지막으로 같이 보낼 수 있는 시간을 가졌다. 감독님은 우리에게 너무 고맙다고 했다. 대한민국 국기를 달고 우리와 함께 할 수 있는 것이 자랑스럽다고 했다"며 "세르비아전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미팅하고 전력분석하는 과정에서 어느 정도 직감했다. 세르비아 상대로 힘들다는 것을. 그때 현실이 왔다고 했을 때 선수들이 오열할 정도였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를 돌아보면서 본인 스스로에게 몇 점을 줄 수 있냐는 질문에 그는 "100점 만점에 5000점? 말이 안 된다.(웃음) 99점이다. 메달 하나를 걸고 왔어야 했는데 못 걸고 와서 1점 뺐다"고 전했다.

끝으로 향후 계획에 대해 "우선 빨리 집에 가서 씻고 치킨을 시켜 먹을 예정이다. 일단 중국으로 가기 전까지 한두 달 정도 휴식 시간이 있다. 일단 쉬고 싶다. 이후에 몸을 다시 만들어서 리그를 준비해야 할 것 같다"면서 "중간에 방송도 할 수 있고 다른 활동을 할 수도 있다. 그런 부분을 통해 팬들께 인사드리지 않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스포츠투데이 김호진 기자 sports@stoo.com]
스투 주요뉴스
최신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