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
스포츠
포토
스투툰
'런던 4강 주역' 김연경, 도쿄서도 준결승 진출 견인 [투데이 올림픽★]
작성 : 2021년 08월 04일(수) 11:55

김연경 / 사진=Gettyimages 제공

[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 "우리에게 이런 선수가 있습니다"

김연경의 스파이크가 코트에 꽂히고 승리가 확정되는 순간, 경기를 중계하던 캐스터는 이렇게 외쳤다.

스테파노 라바리니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은 4일 오전 일본 도쿄의 아리아케 아레나에서 열린 2020 도쿄 올림픽 여자배구 8강 터키와의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2(17-25 25-17 28-26 18-25 15-13)로 승리했다.

한국은 세계랭킹 4위의 강호 터키를 격파하고 준결승행 티켓을 손에 넣었다. 한국이 여자배구 올림픽 4강에 진출한 것은 지난 2012 런던 올림픽 이후 9년 만이다.

승리의 주역은 김연경이었다. 김연경은 이날 양 팀 최다인 28점을 기록하며 한국의 승리를 이끌었다. 특히 승부가 결정된 5세트에서는 9-10 상황부터 15-13으로 세트가 끝날 때까지 한국이 낸 6점에서 5점을 김연경이 만들어냈다.

경기가 끝나는 순간, 이번에도 한국 선수들은 김연경을 껴안았다. 에이스이자 주장, 그리고 정신적 지주인 선수에게 보내는 존경과 감사였다.

한국 여자배구에서 김연경은 그야말로 독보적인 존재다. 현 대표팀에서 월드클래스라고 부를 수 있는 선수는 김연경이 유일하다. 그만큼 상대팀도 김연경을 집중 견제한다.

그러나 김연경은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언제나 든든한 활약을 펼치며 라바리니호를 이끌고 있다. 공격에서는 세터가 가장 믿고 공을 올려줄 수 있는 1옵션이고, 수비에서는 한국 선수들 중 가장 높은 블로킹벽이다. 리시브와 디그에서도 리베로 못지않은 활약을 펼친다.

무엇보다 김연경의 가장 큰 가치는 리더십과 정신력이다. 큰 무대 경험이 적은 선수들을 잘 이끌고 있으며, 모두가 힘든 5세트에서도 팀원들을 격려하고 사기를 끌어 올린다. 한국이 이번 대회에서 풀세트 3전 전승을 기록한 것에는 김연경이 큰 역할을 했다.

그동안 세계 무대에서 수많은 트로피와 개인상을 휩쓸었던 김연경은 선수 생활의 마지막 목표로 올림픽 메달을 원하고 있다. 김연경의 꿈은 한국 배구의 꿈이기도 하다. 한국 배구는 1976 몬트리올 올림픽 이후 메달을 가져오지 못했다. 김연경 덕에 45년 만의 꿈을 이룰 기회를 잡았다.

김연경은 2012 런던 올림픽에서 4강에 오르고도 메달을 목에 걸지 못한 아픈 기억이 있다. 당시의 아픔이 있는 만큼, 이번에는 더욱 메달이 간절하다. 한국을 9년 만에 4강으로 이끈 김연경이 이번에는 한 발 더 나아가 메달의 꿈을 이룰 수 있을지 주목된다.


[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 sports@stoo.com]
스투 주요뉴스
최신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