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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에 더 강한 라바리니호, 풀세트 승부 전승 행진 [ST스페셜]
작성 : 2021년 08월 04일(수) 11:33

김연경 / 사진=Gettyimages 제공

[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 위기의 순간 한국 여자배구는 더 강해진다.

스테파노 라바리니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은 4일 오전 일본 도쿄의 아리아케 아레나에서 열린 2020 도쿄 올림픽 여자배구 8강 터키와의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2(17-25 25-17 28-26 18-25 15-13)로 승리했다.

한국 여자배구는 지난 2012 런던 올림픽 이후 9년 만에 올림픽 4강 무대에 오르는 쾌거를 이뤘다. 이제는 1976 몬트리올 올림픽 이후 45년 만의 메달 획득에 도전한다.

한국은 조별리그 A조에서 3승2패를 기록, 조 3위로 8강에 진출했다. 하지만 8강에서 만난 터키는 세계랭킹 4위의 강호였다. 유럽 무대에서 활약하는 선수들로 구성돼 있고, 힘과 높이에서 한국보다 우위에 있었다. 쉽지 않은 승부가 예상됐다.

예상대로 터키의 전력은 만만치 않았다. 한국은 1세트 초반부터 큰 점수 차의 리드를 허용하며 끌려갔고, 17-25로 무기력하게 세트를 내줬다.

그러나 한국은 쉽게 무너지지 않았다. 2세트 상대가 범실로 자멸하는 사이, 김연경과 박정아, 양효진이 동반 폭발하며 코트의 분위기를 바꿨다. 2세트를 25-17로 따낸 한국은 기세를 몰아 3세트에서도 듀스 접전 끝에 28-26으로 승리했다.

하지만 터키는 4세트를 25-18로 가져가며 승부의 균형을 맞췄다. 결국 경기는 5세트로 이어졌다.

운명의 5세트. 승부를 가른 것은 정신력이었다. 한국은 5세트 초반 리드를 허용하며 9-10으로 끌려갔다. 15점으로 끝나는 5세트였기에 1점 차라도 압박감이 클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한국은 승부처에서 연속 4득점에 성공하며 순식간에 13-10으로 차이를 벌렸다. 이후 터키가 다시 1점차까지 따라붙었지만, 한국은 15-13으로 5세트를 따내며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한국은 이번 대회 조별리그부터 8강까지 4승2패를 기록 중이다. 그런데 풀세트까지 간 3번의 경기에서는 모두 다 승리했다. 조별리그에서는 도미니카공화국과 일본을 풀세트 승부 끝에 격파하며 8강에 올랐고, 8강에서도 마지막 세트까지 가서 터키를 잡았다.

사실 5세트는 15점이면 승부가 나기 때문에 높이와 힘의 열세가 치명적으로 작용한다. 하지만 한국은 팀워크와 정신력으로 약점을 극복하고 있다.

특히 김연경의 리더십은 한국의 5세트 무패 행진에서 가장 큰 힘이 되고 있다. 터키전에서도 김연경은 5세트 승부처에서 연속 득점을 성공시키며 승기를 가져왔다. '클러치 박' 박정아도 5세트에 가면 유독 더 강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한국은 브라질-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와 결승 진출을 다툰다. 두 팀 모두 쉽지 않은 상대다. 하지만 라바리니호는 위기에서 더 강해진다. 라바리니호가 준결승전에서도 돌풍을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 sports@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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