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최혜진 기자] 등장만으로도 시선을 압도하는 구교환은 '신스틸러'라는 수식어가 누구보다 잘 어울리는 배우다. 오늘보다 내일이 아닌, 오늘도 내일도 기대되는 구교환이다.
2008년 영화 '아이들'로 데뷔한 구교환은 '꿈의 제인' '메기' 등 독립 영화에서 활약했다. 이후 '반도'를 통해 존재감을 뽐내던 그가 '모가디슈'를 통해 대선배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영화 '모가디슈'(감독 류승완·제작 덱스터스튜디오)는 1991년 소말리아 내전 당시 수도 모가디슈에 고립됐던 남북 대사관 공관원들의 탈출 실화를 모티브로 한 영화로, 생존을 위한 필사의 사투를 펼치는 이들의 이야기를 그렸다.
구교환은 극 중 주 소말리아 북한 대사관의 태준기 참사관 역을 맡았다. 태준기는 북한 대사관의 안전을 도모하며 충성심 강한 인물이다.
평소 류승완 감독의 팬이었던 그는 일말의 고민도 없이 출연을 결정했다. 그는 "좋아하는 감독의 영화에 캐스팅되는 경우는 많이 없을 거라고 생각한다"며 "류 감독이 태준기 역할을 주셨을 때 '성덕(성공한 덕후)'가 된 기분이었다. 바로 태준기가 될 준비부터 했다"고 말했다.
태준기가 되기 위해 구교환이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몸의 연기'였다. 근성이 강하고 타협하지 않는 태준기를 소화하기 위해 몸으로 표현하는 연기에 많은 신경을 썼다고. 그는 "강대진 참사관(조인성)과의 액션신에서는 체급 차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태준기가 잡기를 던지면서 싸운다. 북한 대사관의 안전을 위해 어떤 모습도 불사하지 않는 모습을 트레이닝했다"며 "실제로 액션 스쿨에 오랜 시간 다니면서 트레이닝 했다. 프로덕션 기간이 제가 가장 건강했던 시기였다"고 말했다.
북한 인물이라는 낯선 인물을 맡게 됐지만 어려움은 없었다고. 그는 "고충보단 오히려 설렘이 더 컸다. 이번 캐릭터가 평소 제 목소리와는 다른 발성이었다. 태준기라는 낯선 인물을 연기하는 데 오히려 호기심이 들었다"며 "전반적인 모든 상황들이 태준기를 감싼다고 생각했는데, 그런 상황에 투입되는 걸 즐겼다"고 털어놨다.
함께 호흡한 배우들 역시 태준기를 완성시키는 데 큰 자양분이 됐다. 구교환은 '모가디슈'를 통해 평소 '연기의 아이콘'이라 느꼈던 배우 김윤석, 허준호, 조인성과 호흡을 맞췄다. 김윤석은 주 소말리아 한국 대사 한신성, 허준호는 북한 대사 림용수, 조인성은 한국 대사 참사관 강대진 역을 맡았다.
구교환은 "극 안에 있을 때 태준기를 바라보는 세 분의 리액션이 모두 달랐다. 김윤석 선배는 청년을 바라보는 눈빛을 보내 주셨다. 허준호 선배는 제가 지켜야 할 존재기도 하지만 반대로 저를 지켜주시는 마음이 들기도 했다. 조인성 선배는 절 자극하는 연기를 해 주셨다"며 "세 분 다 태준기를 연기하는 데 영감을 주셨다. 각 캐릭터대로 주셨던 액션들이 태준기를 만들 수 있었던 것 같다"며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조인성과 액션을 함께 그려간 소회도 남다르다. 구교환은 조인성과의 액션이 마치 '탱고'와 같았다고. 그는 "극 안에서는 거칠고 위험해 보였겠지만 모두 사전에 합의가 된 장면이었다. 여러 차례 준비도 했다"며 "또 감독께서 '액션은 춤과 같다'는 힌트를 주셨다. 그 이야기가 생각나 춤처럼 다가가 연기했다"고 설명했다.
'모가디슈' 현장은 어느 작품보다 끈끈했다. 이는 구교환에 가장 기억에 남는 촬영장의 모습이기도 하다. 그는 "북한 대사관에서 나와 한국 대사관까지 가는 그 장면에서는 북한 대사관 팀 배우들이 모두 끈끈하게 지냈다"며 "다들 유기적으로 한 팀이 돼서 움직이고 있다는 기분이 들었다. 촬영을 하면서도 그런 마음이 들었는데, 결과를 봤을 때도 그런 부분이 잘 드러난 것 같다"고 전했다.
기억에 남는 호평 역시 배우들과의 '앙상블'에 대한 평가다. 그는 "제가 선배들과 앙상블을 이뤄냈다는 기분이 들어 참 좋았다"며 "또 많은 배우들과 함께 장면들을 만들었는데 그게 관객에게 잘 전달된 것 같아 그 역시 기분이 좋았다"고 털어놨다.
구교환에게 이번 '모가디슈'는 잊히지 않는 작품이 됐다. 그는 "'모가디슈'는 매회 꺼내보고 추억하게 되는 영화가 될 것 같다"며 "시간이 지나도 이 마음은 변하지 않을 것 같다"고 전했다.
구교환은 지난해 '반도'에 이어 '모가디슈'에서 신스틸러로 활약을 펼쳤다. 매 작품마다 두각을 드러내고 있는 그는 자신의 장점을 '호기심'으로 꼽았다. 그는 "역할을 맡았을 때 그 인물에 대한 호기심이 누구보다 가득하다. 정의하지 않고 다가가는 게 배우로서의 장점이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구교환은 새롭고도 또 다른 매력이 가득한 미래를 꿈꾼다. 그는 "저는 제 능력을 보완한다 생각하진 않는다. 그저 새롭다고 생각하고 있다. '모가디슈'에서의 구교환이 있듯 다음 작품에서도 구교환이 있을 것"이라며 "그렇게 새로운 인물과 마주하려 한다"고 말했다. 빛나는 오늘을 살다 빛날 내일을 향해 발걸음을 내딛는 구교환이 보여 줄 행보에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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